감기, 두통, 근육통, 치통, 생리통 등에 두루 쓰이는 게 일반약 성분의 속칭 ‘진통제’다. 진통제 성분은 엄밀히 진통·해열·소염 등의 효과를 겸한다. 영어인 NSAIDs(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를 직역하면 비(非)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가 맞겠지만 염증보다는 통증에 관점을 두는 사람의 심성 탓인지 진통제로 부르길 선호한다. 영어 약물 교과서에도 진통·해열·소염제란 챕터에서 다뤄진다.
‘아스피린’, ‘타이레놀’, ‘부루펜’이란 상품명으로 대표되는 진통제는 비슷한 듯하지만 기전과 약효 면에서 적잖은 차이가 있다. 여기에 요즘 많이 쓰이는 덱시부프로펜, 나프록센 등 5가지 경구용 진통제 성분을 심층 분석해본다. 여기에 제법 많이 처방 또는 판매되는 클로닉신리시네이트, 메페나민산, 멜록시캄, 아세클로페낙 등을 간단하게 살펴본다.
해열제의 대명사 ‘아스피린’ … 지금은 ‘위장장해’로 잊혀진 명성
아스피린(아세틸살리실산, acetyl salicylic acid)은 1970~1980년대 대중광고를 통해 진통·해열·소염제로 널리 인식됐다. 하루에 1000~1500㎎을 쓰면 해열, 진통, 소염, 요산배출 효과를 고루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바이엘아스피린(500㎎정)’은 2016년 12월부터 2018년 9월까지 기나긴 시간 품절을 빚었다. 품절 이유는 위장장해가 다른 진통제보가 강해 수요가 떨어진 데다가 독일 바이엘이 주력산업을 종자·농약 등 농업 분야 및 고부가가치 표적의약품으로 바꾸면서 범용약에 대한 애착을 버려서다.
바이엘은 2000년대 중반부터 하루에 100㎎씩 저용량을 복용하면 혈전생성을 억제해 심장병, 뇌졸중 등의 순환기질환을 예방·호전시킬 수 있다는 데 강조점을 찍은 ‘저용량 아스피린’ 마케팅에만 주력하고 있다.
아스피린은 여느 진통제보다 위장관에 염증과 출혈을 일으킬 위험이 높다. 혈액응고를 억제하며 출혈경향을 높인다. 따라서 출혈경향이 높은 노인 만성질환자나 혈우병 환자 등은 사용을 금해야 한다. 장기간 복용하면 위장장해, 정신과민, 혈액증상(혈액구성이 비정상적으로 되거나 혈구 등이 기형이 되는 것) 등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5일 이상 연용하는 것은 자제하는 게 좋다.
위장장애·속쓰림·궤양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은 다수의 NSAIDs가 통증, 열, 염증을 유발하는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을 생산하는 사이클로옥시나제(Cyclooxygenase, COX) 효소를 무차별적으로 차단하기 때문이다. COX-1 효소는 대부분의 세포에서 기본적으로 발현되는데 위장점막 보호, 신장 혈류 유지, 혈소판 응집 억제 등에 영향을 미친다. COX-2 효소는 염증조직 또는 암조직에서 빠르게 발현돼 브래디키닌(bradykinin), 히스타민(histamine) 등의 생성을 촉진함으로써 염증과 통증 유발, 혈관 확장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아스피린을 먹으면 염증과 통증이 줄어드는 대신 위점막보호 역할을 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의 방어력까지 손상돼 위·십이지장의 염증·궤양 등이 초래되기 쉽다. 특히 아스피린은 소화기궤양, 위장장애, 소화불량, 천식, 저혈당, 출혈 등의 부작용이 더욱 심하다. 아스피린을 복용해 부작용을 겪은 사람은 다른 진통제로 바꿔 복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COX-2만을 선택적으로 억제해 위장장애를 줄인 ‘COX-2 선택적 억제제’로는 셀레콕시브(Celecoxibe, 한국화이자의 ‘쎄레브렉스’) 성분이 거의 유일하다.
아스피린을 소아(14세 이하)가 수두나 독감 같은 바이러스질환에 감염돼 고열이 날 경우에 복용하면 뇌와 간이 망가지고 혼수·구토·경련 등이 나타나는 라이증후군(Rey syndrome)을 일으켜 치명적인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아이가 38도 이상의 고열을 보이면 해열제를 투여하게 되는데 이럴 경우에는 아스피린은 절대 금물이다.
아스피린은 다른 진통제에 비해 해열효과는 빠른 편이고, 진통효과는 광범위한 부위에 적용되나 강한 편은 아니다. 과거의 명성을 잃고 위장장해라는 부작용 때문에 서서히 잊혀져가는 약이다. 물론 체질적으로 다른 약은 안 듣는 데 반해 이 약만 먹으면 통증과 미열이 금세 사라진다고 주장하는 환자도 있지만 소수다. 이를 자신할 수 있으면 5일 이내로 단기 복용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굳이 아스피린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간에 독성 있는 아세트아미노펜 … 매일 3잔 이상 상습음주 조심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은 뇌내 시상하부의 열 중추에 작용해 땀을 배출하게 만들고 혈관을 이완시켜 과도하게 열이 오르는 것을 막는다. 중추신경계의 프로스타글란딘의 합성을 방해하므로 진통효과를 발휘하지만 말초세포에서는 미미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아스피린과 달리 소염효과와 요산배출작용이 없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아스피린, 부루펜, 메페나민산에 비해 해열효과가 가장 뛰어나고 진통효과도 상당하지만 소염효과는 거의 없다. 따라서 염증을 동반한 통증에는 쓰지 않는다. 위장장해가 적어 안심해고 복용해도 된다. 다만 이미 위·십이지장궤양을 가진 사람은 주의하여 한다. 천식이 있거나, 다른 진통제에 알레르기반응을 보이는 환자도 비교적 안심하고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할 수 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위장관장해 대신 비교적 적은 용량으로도 간 독성을 일으킬 수 있다. 매일 3잔 이상의 술을 마시는 사람은 반드시 의사·약사와 상의하라는 권고가 달려 있다. 2006년 7월 미국의학협회(AMA)저널에 따르면 아세트아미노펜 상습 복용자의 40%는 간염증지수가 정상보다 높게 나왔고, 20%는 간염증지수가 5배 높았다. 간이 나빠지면 신장기능도 같이 저하되기 십상이다. 상습과음자, 결핵환자, 공업용 유기용매를 많이 흡입하는 작업자, 두 끼 이상 굶은 환자가 아세트아미노펜을 장기 복용하면 간뿐만 아니라 신장에도 손상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아세트아미노펜의 장기 또는 과량 복용은 용혈성 빈혈 등 각종 혈구이상, 두드러기, 홍반을 초래할 수 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아스피린, 메페나민산, 부루펜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산부에게 안전한 약물이다. 그래서 임산부에 가장 많이 처방되는 진통제 겸 감기약 성분이다.
이 성분의 대표적인 제품이 한국얀센 ‘타이레놀정’, ‘타이레놀8시간이알서방정’, ‘어린이타이레놀현탁액’ 등이 있다. 하루에 4000mg 이상 복용하면 된다.
아세트아미노펜에 무수카페인(caffeine anhydrous), 이소프로필안티피린(isopropylantipyrine) 등 진통 성분을 더한 제품으로는 종근당의 ‘펜잘정’. 삼진제약의 ‘게보린정’, 바이엘헬스케어의 ‘사리돈에이정’ 등이 있다.
아세트아미노펜에 월경전증후군(월경을 앞두고 긴장과다, 신경과민, 경련, 부종, 요통, 두통이 심해지는 질환)에 효과가 좋은 파마브롬(pamabrom)을 첨가한 제품으로는 한국얀센 ‘우먼스타이레놀정’이 대표적이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최고약물유효농도에 도달하는 시간이 복용 후 30~120분, 반감기가 45~180분에 불과할 정도로 약효가 신속한 대신 짧게 나타나고 빨리 소멸되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4시간마다 약물을 복용해야 해열, 진통효과가 유지된다. 그래서 복용 횟수를 하루 3~4회(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4번이 최적 약효)에서 2~3회(8시간마다 복용)로 줄이고 약물유효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나온 제품이 한국얀센 ‘타이레놀8시간ER서방정’이다.
ER(extended release)서방정은 약물이 빨리 녹아나오는 속방층과 약물이 천천히 지속적으로 오랫동안 나오는 서방층이 절반씩 합쳐져 있다. 삼키기 전에 씹거나 부수거나 물에 녹여 먹으면 원하는 약효가 나올 수 없으므로 그냥 물로 삼키어 복용한다.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일일 복용 최대량은 4000mg이다. 아세트아미노펜 서방정은 본래 1정에 650mg으로 복용 시 325mg(속방층)이 한번에 흡수된다. 나머지 325mg(서방층)이 8시간 동안 천천히 방출돼 약효를 발휘한다. 유효물질이 혈중에 오래 남아 간피로를 초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3월 13일 유럽집행위원회(EC)는 아세트아미노펜 서방형 제제 과다 복용 시 간손상 우려가 있다며 판매 중지 조치를 내렸다. 이에 국내서는 지난해 7월 1일 325mg짜리 서방형 제제를 선보였다. 비난은 피하고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꼼수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과음하거나, 먹는 무좀약 등 간에 부담을 주는 다른 약물을 함께 복용하거나, 감기약이나 다른 질환의 치료 목적으로 아세트아미노펜이 든 약을 자기도 모르게 추가할 경우 본의 아니게 간이 상하거나 아세트아미노펜을 과다하게 복용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부프로펜 vs 덱시부프로펜 vs 나프록센
이푸프로펜(ibuprofen)은 해열, 진통, 소염 효과를 나타내며 이 중 소염효과가 상대적으로 약하다. 아스피린보다 위장장애 부작용은 적으나 5~15%가 위통 복부팽만감 오심 속쓰림을 겪고 10%가량이 약 부작용으로 복용을 중단한다. 이 때문에 매일 3잔 이상 마시는 상습음주자는 속쓰림 등에 주의해야 한다. 위장장애를 최소화하기 위해 식사나 우유와 함께 복용하는 게 권장된다. 뇌졸중, 심근경색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을 가진 환자는 주의해서 복용해야 한다. 태반, 탯줄, 유즙을 통해 태아나 영유아에게 약물이 전달될 수 있으므로 임산부나 수유부에게 권장되지 않는다. 대체로 안전한 약으로 평가돼 소아나 노인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삼일제약의 ‘부루펜정’,‘부루펜시럽’이 대표적이다. 일동제약 ‘캐롤에프정’은 이부프로펜에 아르기닌(arginine)을 첨가해 부루펜의 최고혈중농도를 2배 가량 높이고 복용 후 15분만에 최고혈중농도에 도달하는 속효성 개량약이다. 아르기닌은 위장관을 보호하는 역할도 겸한다.
덱시부프로펜(dexibuprofen)은 이부프로펜의 라세미체 혼합물(Racemic mixture) 중 일부다. 라세미 혼합물은 분자구조식은 같지만 입체구조가 다른 우회전성 분자(dextrorotatory, dex-, d-,+)와 좌회전성 분자(levorotatory, levo-, l-, -)가 정확하게 1대 1씩 섞여 있는 것이다. 빛이 투사될 때 편광면을 오른쪽(시계방향)으로 꺾여 들어가게 하는 것을 우회전성(우선성)이라고 한다. 왼쪽(시계반대방향)으로 꺾이는 것을 좌선성이라고 한다. 덱시부프로펜은 이부프로펜 합성물 중 우회전성 분자만 따로 모은 것이다. 대부분의 진통·소염·해열 효과는 덱시부프로펜에서 나온다는 이유로 이부프로펜보다 한단계 높은 성분으로 취급받는다.
참고로 물질의 가장 뼈대가 되는 원자를 전면부 중심에 놓고 가장 비중이 없는 원자를 후면부의 축으로 놨을 때 A, B, C(라디칼 또는 원자, 분자 등의 중요한 순서대로)의 입체 구조 배열을 봤을 때 A, B, C가 시계반대방향이면 (S)-이성질체, 시계방향이면 (R)-이성질체라고 한다. 물질에 따라 dextrorotatory가 (R)-이성질체일수도 있고 (S)-이성질체일수도 있으니 헷갈리지 말아야 한다. 덱시부프로펜의 경우 우선성이면서도 (S)-이성질체이다.
일단 약용량에서 성인 기준으로 덱시부프로펜은 1회 300mg을 1일 2~4회 복용토록 돼 있다. 반면 이부프로펜 제제는 1일 200~400mg을 3~4회 먹도록 돼 있다. 일선 의료현장에서는 이부프로펜은 400mg씩 3회 복용하는 게 가장 일반적인 처방 형태다. 따라서 덱시부프로펜은 다소나마 약용량이 적다. 같은 효과라면 가급적 적은 양의 약을 먹는 게 바람직하기 때문에 덱시부프로펜이 더 안전하고 부작용이 적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윤종서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아과 교수팀의 연구논문에 따르면 소아 열성 상기도감염(감기)에서 덱시부프로펜 5mg/kg, 덱시부프로펜 7mg/kg, 이부프로펜 10mg/kg을 투여한 경우 해열이나 진통 효과면에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덱시부프로펜의 비교우위는 별로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 임상현장에서도 덱시부프로펜이 잘 듣지 않아 이부프로펜으로 바꾼 결과 오히려 효과를 봤다는 사람이 상당수다. 어떤 의사나 약사는 아세트아미노펜보다 이부프로펜·덱시부프로펜이 더 열이 잘 떨어진다고 보는 경우도 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소염 효과가 거의 없는 해열진통제여서 그럴 개연성이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3가지 약물간 해열효과 차이는 크지 않으며 체질의 차이가 있으므로 자기 체질에 맞는 것을 애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나프록센(Naproxen)은 이부프로펜과 같은 프로피온산(propionic acid) 계열의 진통·해열·소염제다. 둘 다 위장에서 15~30분안에 빠르게 흡수되고 단백결합률도 99%로 비슷하다. 그러나 반감기가 나프록센은 12~17시간인 반면 이부프로펜은 2~4시간에 불과하다. 최고 약물유효농도(피크)에 도달하는 시점도 나프록센은 2~4시간이나 걸리지만 이부프로펜은 1시간에 불과하다. 성인 기준으로 나프록센나트륨은 275~550mg(최고 825mg까지, 나프록센나트륨은 나프록센으로서 250mg)을 하루에 2번, 이부프로펜은 200~400mg(최고 600mg까지)을 3~4회 복용하게 돼 있다. 나프록센나트륨은 급성통풍에서 825mg을 복용한 뒤 8시간 간격으로 275mg을 복용한다.
무엇보다도 이부프로펜은 성인과 어린이가 사용할 수 있지만, 나프록센은 성인에게만 복용이 허용된다. 위장관계의 부작용은 두 약물이 비슷하나 저용량에서는 나프록센이 다소 덜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부프로펜은 심혈관계 위험이 있으므로 위장관계 부작용은 크게 우려되지 않지만 심혈관계 부작용이 걱정될 경우엔 나프록센이 추천된다. 둘 다 혈압을 높이고 신장사구체의 혈류량을 감소시켜 체액 저류를 유발해 신장기능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신장질환이 있으면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 임산부와 수유부에게 두 약은 권장되지 않는다.
클로닉신 리시네이트(clonixin lysinate)
클로닉신과 아미노산인 리신(L-lysine)이 결합한 NSAIDs의 일종이다. 많이 쓰이는 약은 아니지만 아세트아미노펜이나 이부프로펜이 잘 듣지 않는 경우에 쓰면 효과를 봐 종종 애용된다. 관절염, 직장·대장의 통증, 근육통, 심한 편두통에 쓰인다고 외국문헌에 있으나 국내 적응증은 경증 또는 중등도의 근육통, 신경통, 외상 및 수술후 통증, 두통, 치통, 귀통증의 완화로 돼 있다. 일반적으로 치통에 가장 많이 쓰이는데 연조직의 장애에 의한 통증에 효과적일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소염·해열 효과도 겸하고 있으며 혈소판 응집 억제, 혈관 확장 작용이 있다. 기전상 사이클로옥시저나제 억제제(Cyclooxygenase inhibitor, prostaglandin-endoperoxide synthase inhibitor)이자 염증물질인 류코트리엔(Leukotriene) 생성을 억제하는 리폭시저나제 억제제(lipoxygenase inhibitor)로 분류된다.
메페나민산(mefenamic acid)
아스피린이나 이부프로펜이 갖고 있는 해열 효과는 없고 진통작용이 상대적으로 강하며 소염효과는 미약하다. 특히 생리통에 효과가 좋다. 1980~1990년대에 많이 쓰였으나 면역시스템을 억제하며 위장출혈, 불면, 설사를 자주 유발하므로 최근엔 사용량이 현저하게 줄었다. 유한양행의 ‘폰탈정’, ‘폰탈캡슐’이 대표적이다.
멜록시캄(meloxicam)
류마티스관절염, 골관절염, 강직성척추염 등에 단기간 저용량 요법으로 추천되는 NSAIDs의 하나다. 베링거인겔하임의 모빅(Mobic)이 오리지널이다. 이 약은 COX-2를 COX-1보다 10배 이상 억제하는 것으로 평가되면서 셀레콕시브 같은 선택적 COX-2 억제제가 탄생하는 실마리를 마련했다. 피록시캄(piroxicam)과 같은 옥시캄(Oxicam) 계열 약물로 피록시캄보다 내시경검사 상 위장관장애가 적다고 알려져 한동안 많이 처방됐다. 흔한 부작용은 복통, 두통, 현기증, 부종, 발진 등이다. 심한 부작용으로 심혈관, 신장에 지장을 줄 수 있고 위궤양을 초래할 수 있다. 피록시캄(오리지널약은 한국화이자의 펠덴정)은 위장장해 때문에 대부분 겔, 패취제 등 외용제나 주사제만 나오고 있다.
아세클로페낙(Aceclofenac)
아세클로페낙은 COX억제제처럼 해열·소염·진통 작용을 나타내지만 나프록센, 인도메타신보다 COX억제 강도가 세 진통효과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혈구내 염증을 유발하는 단초물질인 자유아라키돈산(free arachidonic acid, 프로스타글란딘의 원료물질)의 세포내 농도를 낮춰 소염효과도 강한 편이다. 디클로페낙(diclofenac, 오리지널약 한국노바티스의 볼타렌정)의 업그레이드 성분이다. 류마티스관절염, 골관절염, 강직성척추염 외에 치통, 요통, 좌골통, 외상후 염증, 비관절성 류마티스 통증에 쓰인다. 디클로페낙은 현재 바르는 에멀전겔, 주사제, 점안액, 가글액 등 외용제 위주로 나오고 복용약은 거의 사라졌다. 수유부, 포르피린혈증환자, 예비임산부(태아의 동맥관질환 유발)는 아세클로페낙을 피해야 한다. 어린이에게도 권장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