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는 RANKL 표적치료제 ‘프롤리아’와 골형성촉진제 ‘포스테오’… 칼슘과 비타민D 섭취는 기본
다가오는 10월 20일은 세계보건기구(WTO)가 지정한 ‘세계 골다공증의 날’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골다공증 환자는 2016년 약 82만명에서 2018년 약 95만명으로 10% 이상 증가했다. 골다공증은 노년층에서 흔히 발생하는 질환이지만 증상이 없기 때문에 골절이 발생한 후에야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세계 골다공증의 날을 맞아 ‘소리없는 뼈도둑’ 골다공증의 약물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뼈는 외관상으로 보기에는 죽은 듯 정적인 평형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일생을 통해 생성과 파괴가 활발히 진행되는 극히 역동적인 조직이다. 골다공증은 나이 들어 뼈를 구성하는 물질이 뼈 속에서 빠져나가면서 뼈가 바스러지거나 금이 가기 쉬운 상태로 변하는 질환이다. 뼈는 10대 후반까지 성장한 후 30세까지는 더 이상 크지 않고 강도만 강해져 최대 골량에 도달한다. 이후에는 골량이 줄면서 척추가 굽고 부서지기 쉬운 상태가 된다. 여성은 폐경 전후에 급격히 골량이 소실된다. 폐경 후에는 난소 기능이 쇠퇴, 뼈 구성물질을 모으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결핍됨으로써 골량이 줄어든다.
골다공증은 대부분 증상이 없지만 골절이 생기면 통증이 생기고, 골절이 발생한 부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모든 부위에서 골절이 일어날 수 있지만, 특히 손목뼈, 척추, 고관절(대퇴골)에서 골절이 자주 발생한다.
골다공증을 유발하는 원인은 수없이 많다. 우선 젊었을 때 영양결핍이나 운동부족으로 최대 골량이 아주 적게 형성되면 골다공증이 발생한다. △지나친 흡연과 음주 △체중감량을 위한 다이어트와 이뇨제·하제 남용 △카페인 음료·청량음료·인스턴트식품의 과잉 섭취 △지나친 햇볕노출 차단으로 인한 비타민D 결핍 등도 원인으로 지목할 수 있다. 이런 요인은 노화로 인한 세포 및 호르몬 기능의 저하와 복합적으로 맞물려 골다공증을 유발하게 된다. 인종별로는 황인종에 더 잘 생기고, 유전적으로 다발하는 경우도 있다.
반면 원인이 명확하고 다른 질환의 합병증으로 생기는 골다공증을 2차성 골다공증이라고 한다. 갑상선기능항진증, 부신피질항진증, 당뇨병, 조기폐경 등 내분비질환과 만성신부전, 만성관절염 등에 의한 게 대다수다. 이 가운데 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과량의 갑상선호르몬이 분비되면 칼슘 흡수를 방해하고 뼈에서 칼슘을 빼내간다. 40세 이전에 조기폐경이 나타나면 여성호르몬이 결핍돼 뼈에서 칼슘이 유출된다. 이밖에 스테로이드제제, 항경련제, 결핵약, 이뇨제 등의 약물도 골다공증을 초래한다.
노년기에는 하루 1시간씩 걷기 등 운동 강도가 낮은 운동을 꾸준히 하고 칼슘 및 비타민D를 섭취해야 한다. 그러나 골량이 감소되기 시작하는 것을 감지했다면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골다공증 치료제는 작용기전에 따라 크게 골흡수억제제와 골형성촉진제로 나뉜다. 인체에는 새로운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와 오래되어 불필요하게 된 뼈 조직을 파괴하는 파골세포가 존재한다. 골량의 증가 또는 감소는 뼈에 존재하는 두 세포의 기능에 의하여 좌우된다. 뼈를 만드는 세포의 기능을 골형성이라 하고, 뼈를 파괴시키는 세포의 기능을 골흡수라고 한다. 골형성에 비해 골흡수가 과도하거나 골형성 기능이 떨어진 경우에는 뼈의 양이 감소하여 골다공증이 초래된다. 따라서 골흡수를 억제하거나 골형성을 촉진하는 약물로 골다공증을 치료하게 된다.
골흡수억제제로 비스포스포네이트, 에스트로겐, 데노수맙 등이 있다. 골형성촉진제로는 부갑상선호르몬 제제인 테리파라타이드가 있다. 전문치료제를 투여하면서 칼슘과 비타민D 함께 섭취하면 골다공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
칼슘보충제
칼슘 보충은 에스트로겐 호르몬이나 비스포스포네이트 같은 전문치료제를 대체할 만한 치료법은 아니지만 유용한 보조치료법으로서 반드시 칼슘을 보충할 필요가 있다.
칼슘은 뼈를 구성하는 주요 무기질 성분일 뿐만 아니라 신경이나 근육이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데에도 중요한 작용을 한다. 혈액 중에 칼슘이 부족한 경우에는 골흡수를 통해 뼈의 칼슘을 혈액으로 내보내서 혈액의 칼슘 농도를 높이게 되므로, 칼슘을 보충해줌으로써 혈액의 칼슘 농도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면 골흡수를 억제할 수 있다.
칼슘제를 복용할 때는 식사 후에 충분한 물과 함께 복용하는 게 좋다. 철분제, 고혈압약, 항생제와 함께 복용하면 흡수율이 떨어지므로 주의한다.
칼슘제제는 부가된 염의 종류에 따라 탄산칼슘, 침강탄산칼슘, 판토텐산칼슘, 글루콘산칼슘, 산호칼슘 등 무기칼슘과 오소판(ossopan 어린 송아지 연골에서 추출), 우유칼슘, 야채칼슘(야채를 발효시킨 후 칼슘만 모은 것) 등 유기칼슘이 있다. 유기칼슘이 무기칼슘보다 흡수율이 나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아직 의학적으로 확인된 것은 없다.
유기칼슘은 무기칼슘보다 변비, 속쓰림, 가스발생 등과 같은 부작용도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칼슘은 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고 흡수율이 높다. 과거에 비해 유제품 및 육류를 통한 칼슘 섭취가 늘면서 칼슘제제만 따로 먹는 수요는 줄어들었다. 칼슘제제는 생산과정에서 소뼈, 굴껍질, 진주조개껍질 등을 가루내는 과정에서 쇳가루가 떨어질 수 있으며 납, 수은, 비소, 카드뮴 등이 혼입될 수도 있어 유의해야 한다.
탄산칼슘은 물에서 용해도가 낮고 체내에서도 흡수율이 낮다. 가장 널리 쓰이지만 흡수율이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연구돼 있다. 모려칼슘(Oyster shell powder, 굴 껍데기 분쇄물)과 산호칼슘(산호 분쇄물·coral calcium·코럴칼슘)은 칼슘 외에 다른 무기질이 적어 주로 쓰인다. 무기칼슘 중 상대적으로 흡수율이 높아 많이 쓰인다. 최근엔 산호칼슘이 대중적으로 인기다. 무기칼슘으로 난각칼슘(계란껍질을 산성분에 담가 건조 분쇄), 진주조개추출칼슘 등은 수요가 적거나 잊혀져가고 있다.
탄산칼슘은 일반적인 물에서는 수용성이 떨어지고 산성 수용액에서 더 잘 용해된다. 따라서 구연산칼슘 판토텐산칼슘 글로콘산칼슘처럼 물에 녹아 산성이 되는 염 상태의 칼슘이 용해도 및 흡수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유명 칼슘제제로는 △모려칼슘과 비타민D2가 복합된 한독약품 ‘오스칼 500D정’, 동화약품 ‘헬스칼정’ △참강탄산칼슘, 젖산칼슘, 글루콘산칼슘, 비타민D2를 복합한 종근당 ‘애드칼정’ △수산화인회석에서 추출한 칼슘으로 인산칼슘, 탄산칼슘, 수산화철 등이 고루 함유된 명문제약 ‘마이칼정’ 등이 있다.
모려칼슘은 복용시 96%의 용해도를 보이며 실제 흡수율은 24%로서 가장 높다. 이는 음식으로 칼슘을 섭취했을 때의 흡수율 16%보다도 높은 것이다.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구연산칼슘이 탄산칼슘보다 2.5배 더 잘 흡수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구연산칼슘 함유 제품을 섭취할 때에는 구연산이 함유된 오렌지주스 등을 함께 마시면 흡수율이 상승할 수 있다.
비타민D
비타민D는 칼슘의 흡수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비타민D가 부족한 경우에는 칼슘을 섭취했더라도 장에서의 흡수가 줄어든다. 비타민D는 혈중 칼슘농도가 일정 수준으로 유지되도록 하고 칼바인딘(calbindin)이라는 칼슘결합단백질의 생성을 촉진해 장에서 칼슘을 흡수해 쌓아놓는 작용을 돕는다. 이밖에도 오스테오칼신(Osteocalcin)이나 오스테오폰틴(osteopontin)처럼 칼슘이 뼈에 흡수되도록 촉진하는 골기질 물질을 증가시킨다.
비타민D는 D2(ergocalciferol)와 D3(cholecalciferol)로 나뉜다. D2는 효모·버섯 등 주로 식물성 식품에, D3는 생선간유·계란 노른자 등 주로 동물성 식품에 풍부한데 일반적으로 D3가 D2보다 골다공증 치료에 더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약회사에서 인위적으로 합성한 활성형 비타민D3 제제로는 ‘1, 25hydroxy-vit D3’(칼시트리올)과 ‘1α hydroxy-vit D3’(알파칼시디올) 등이 있다. 칼시트리올 제품으로는 유유제약 ‘본키연질캡슐’(전문약), 한국로슈 ‘로칼트롤연질캡슐’ (전문약) 등이 있다. 알파칼시디올로는 일성신약 ‘원알파정’(일반약), 한올바이오파마 ‘알파본연질캡슐’ (일반약) 등이 있다. 이밖에 다림바이오텍 ‘디맥정3만IU’(성분명 농축콜레칼시페롤과립), 메디카코리아 ‘칼디올연질캡슐’(성분명 칼시페디올수화물) 등 차별화된 성분의 전문약이 있다.
비타민 D제제는 과량 복용시 두통, 메스꺼움, 변비, 졸림, 근육통 등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용량을 지키도록 한다.
비스포스포네이트(bisphosphonate)
골흡수억제제 중 대표적인 게 비스포스포네이트(bisphosphonate) 계열이다. 골다공증성 골절 위험을 50% 감소시키는 등 확실한 효과를 나타내고 비용 대비 효과가 좋아 현재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 하지만 복용법이 까다롭고 부작용 위험도 존재한다. 장에서의 흡수율이 낮고 식도염 소화장애 등 부작용을 나타낼 수 있으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 공복 시 다량의 물과 함께 복용하고, 복용 후 최소 30분 동안 공복을 유지하면서 눕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비스포스네이트 계열 골다공증치료제를 4년 이상 장기간 복용하면 드물게 골절이나 턱뼈괴사 위험이 존재한다. 국내 턱뼈괴사 발생 빈도는 0.04%(2500명당 한 명)으로 추정된다. 임플란트·발치 등 턱뼈에 부담을 주는 치과 치료 전에는 비스포스포네이트 복용 사실을 의사에게 반드시 알려야 한다. 김광균 건양대병원은 정형외과 교수는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약 약으로 파골세포 작용을 과도하게 억제하면 정상적인 조골세포의 골생성까지 저하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뼈 강도가 약해져 골절 또는 턱뼈괴사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스포스포네이트는 파골세포의 성숙을 지연시키고 빨리 소멸하게 함으로써 골흡수를 억제한다. 이 성분은 P-C-P(인-탄소-인)결합을 갖고 있는데 뼈의 구성성분인 수산화인회석(hydroxyapatite)과 강력하게 결합해 있다가 파골세포에 흡수된다. 이후 비스포스포네이트는 골수에서 파골세포 전구세포의 성장억제, 파골세포 촉진인자의 분비억제, 파골세포의 억제인자의 생성촉진, 파골세포 활성저해 등의 복합적인 작용으로 골 흡수를 억제한다.
대표적인 경구용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로는 알렌드로네이트(alendronate) 성분의 유유제약 ‘마빌정10mg’(1일 1회 1정), 한국MSD ‘포사맥스정 70mg’(1주 1회 1정) 등이 있다. 월 1회 1정 복용(150mg)하는 한국로슈의 ‘본비바정’(성분명 이반드로네이트, ibandronate), 리세드로네이트(risedronate) 성분의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악토넬정 150mg’도 월 1회 복용한다. 이밖에 에티드로네이트(etidronate) 성분으로는 초당약품의 ‘다이놀정’(1일 1회 복용)이 있다.
주 1회 또는 월 1회 가능한 것은 용량을 늘리서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제제학적으로 서방형 제제로 만들어 약물유효농도를 장기간 일정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여기에 비타민D를 첨가한 약으로는 한국MSD의 ‘포사맥스플러스D정’(성분명 알렌드로네이트·칼시트리올, alendronate·calcitriol), ‘본비바플러스정’(성분명 이반드로네이트·칼시트리올, ibandronate·calcitriol) 등이 있다.
이반드로네이트 성분의 주사제로 ‘본비바주’는 3개월에 한번씩 3mg을 주사한다. 국내 제네릭으로 한림제약의 ‘본필드주’가 있다. 파미드로네이트(pamidronate) 성분은 경구제는 생산 중단돼 주사제만 남았다. 한림제약의 ‘파노린주’는 3개월에 한번씩 30mg을 주사한다. 주사제는 발열·근육통이 나타날 수 있다.
미국골대사학회(ASBMR)는 최근 1차 치료제로는 내약성이 좋고 가격이 저렴하며 의료진에게 잘 알려진 알렌드로네이트, 리세드로네이트 등 경구용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를 권고했다. 정맥주사제인 졸레드론산(zoledronate)과 피하주사제인 데노수맙(Denosumab)은 경구용 비스포스포네이트 치료가 어려운 경우 2차골절 예방 용도로 쓰도록 권고했다.
에스트로겐 제제
폐경 이후 발생할 수 있는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목적으로 에스트로겐을 사용할 수 있다. 에스트로겐은 55~65세 사이에서 나타는 폐경 여성의 골다공증에 필수적인 약이다. 폐경 후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급감하는 대신 부갑상선호르몬이 늘어나면 4명 중 1명 꼴로 골다공증이나 그에 준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에스트로겐은 작용이 복잡하지만 조골세포에 작용해 파골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인터루킨-6(IL-6)의 분비를 억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혈중 활성형 비타민D3인 칼시트리올의 농도를 높이고 장에서 칼슘 흡수를 올리는 작용도 있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골모세포를 보호하고 골화를 촉진하는 작용으로 골소실을 줄이고 골밀도를 높인다.
골다공증 치료를 위해 에스트로겐을 보충한다면 폐경 후 즉시 시작하는 게 바람직하다. 폐경 시작 후 5년간 골밀도가 급감하기 때문이다.
에스트로겐 보충제로는 먹는 약, 주사제, 패치제, 펠렛제(pallet), 질좌제 등 여러 형태가 있다. 먹는약으로 다림바이오텍 ‘프레미나정’(성분명 결합형에스트로겐)이 있으며 성인 1일 0.625~1.25mg을 생리 후 5일부터 주기적(3주간 투여후 1주간 휴약) 또는 비주기적으로 투여한다.
에스트로겐 효능제/길항제(SERM제제)
신체의 조직에 따라 에스트로겐과 동일한 효과를 가진 에스트로겐 효능제로 작용하기도 하고, 혹은 에스트로겐 효과를 저해하는 길항제로 작용할 수도 있는 특징을 가진 약제다.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물질(selective estrogen receptor modulator: SERM)로도 불린다.
에스트로겐처럼 골다공증 개선, 심혈관질환 예방, 인지기능 개선, 활력증강 콜레스테롤 억제 등의 효과를 내면서도 에스트로겐의 부작용인 유방암 및 자궁내막 증식을 억제하는 약이다. 뼈에서는 에스트로겐 효능제로 작용하여 골흡수를 억제함으로써 골밀도를 증가시키고 골절의 위험을 감소시킨다.
한국다케다제약의 ‘에비스타정’(성분명 라록시펜 raloxifen),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놀바덱스정’(성분명 타못시펜 tamoxifen), 한국화이자제약 ‘비비안트정’(성분명 bazedoxifene 바제독시펜) 등이 있다.
데노수맙(Denosumab)
골다공증 치료제 시장이 커지면서 이전 약물보다 더 효과적이고 부작용이 적은 약물을 찾기 위한 제약사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전혀 다른 성분 ‘데노수맙’ 으로 골다공증 치료제 시장을 뒤흔든 약이 있다. 바로 암젠의 ‘프롤리아프리필드시린지’다. 최근 공개된 아이큐비아 자료에 따르면 프롤리아의 국내 올 상반기 매출은 172억원으로 골다공증 치료제 중 1위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 57억원 대비 202.3% 증가했다.
이 주사제는 2016년 11월 국내 발매된 이후 골다공증 치료제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프롤리아는 출시 초기에는 큰 매출을 올리지 못했으나 올해부터 건강보험 급여가 확대 적용되면서 치료제 시장 판도가 바뀌었다. 원래 비스포스포네이트 성분의 경구용 치료제로 효과를 보지 못한 경우 2차 치료제로 프롤리아를 사용할 때에만 급여가 적용됐지만, 올해 4월부터는 1차 치료제로 프롤리아를 쓰더라도 건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프롤리아는 파골세포의 형성·활성화·생존에 필수적인 단백질 RANKL(Receptor Activator of Nuclear factor Kappa-B Ligand)을 타깃으로 하는 유일한 생물의약품이다. 파골세포의 생성과 활동을 모두 억제함으로써 더 효과적으로 골 흡수를 방지한다. 기존 약은 파골세포 자체를 사멸시켜 제거함으로써 골다공증을 치료했다면 반면 프롤리아는 골 파괴물질인 RANKL을 표적해 초기 단계부터 파골세포가 성숙한 세포로 분화되는 것을 억제한다. 골다공증의 근본적인 원인 물질을 특정해 작용하기 때문에 더 효과적이고 안전하다.
이 약은 6개월에 한 번 피하주사하기 때문에 보통 주 1회 또는 월 1회 1정 복용하는 다른 약보다 복약순응도가 높다. 또 기존 치료제에서 빈번하게 발생했던 위장장애나 투여 후 몸살 기운 등의 부작용 발현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프롤리아는 폐경 후 여성 골다공증, 남성 골다공증 외에 안드로겐 차단요법으로 치료 중인 비전이성 전립선암 환자의 골소실, 아로마타제저해제(AI) 보조요법으로 치료받고 있는 여성 유방암 환자의 골소실 등도 적응증으로 갖고 있다. 비스포스포네이트와 달리 신장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도 투여할 수 있다.
프롤리아의 등장으로 한국릴리 ‘포스테오주’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증가했음에도 1위 자리를 내어주고 말았다. 골다공증 치료제 시장을 평정한 프롤리아가 언제까지 정상을 지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부갑상선호르몬(PTH)
부갑상선호르몬(parathyroid hormone, PTH)은 유일한 골형성촉진제로서 골흡수억제제보다 우월한 골량 증가 효과를 보인다. 특히 척추의 골량을 증가시킨다. PTH를 투여하면 처음에는 골형성을 자극하지만 이후 골흡수와 골형성을 같이 자극해 전체적인 균형에서 골형성에 우세하게 작용한다.
현재 치료제로 나온 PTH는 두 종류로 84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사람의 PTH 중 아미노말단의 34개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PTH(1-34)와 사람의 PTH와 같은 84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인간재조합 PTH(1-84)가 있다. PTH(1-34) 타입의 테리파라타이드(Teriparatide)는 미국과 유럽에서 승인됐으며 국내에도 도입됐다. PTH(1-84)는 유럽에서만 승인되었다.
이상반응으로는 기립성 저혈압에 의한 어지러움과 다리의 통증이 있다. 투여를 종료한 후 골밀도를 유지하거나 증가시키기 위해 비스포스포네이트 등 골흡수억제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국내에서 사용 중인 한국릴리 ‘포스테오주’(성분명 테리파라타이드 250㎍/1000㎕)는 1일 1회 이 약 20㎍을 대퇴부 또는 복부에 피하주사 한다. 약효가 저하되지 않도록 냉장보관한다. 투약 기간은 최대 24개월이다. 한 환자의 일생에서 이 약의 24개월 과정을 다시 반복할 수 없는데, 포스테오를 고용량 장기노출한 동물실험에서 골육종이 발생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사람에게 골육종을 유발했다고 보고된 사례는 없으나 관련성을 배제할 수 없어 사용을 24개월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포스테오주는 약 10년간 비급여로 유지되다 2016년 말부터 건강보험 급여로 전환됐다. 기존 알렌드로네이트 , 리세트로네이트, 에티드로네이트 등 골흡수억제제 중 한 가지 이상으로 1년 이상 충분히 치료했음에도 새로운 골절이 발생했거나 사용할 수 없는 환자에 투여할 수 있도록 급여기준이 설정돼 있다.
국내 제약사로는 동아에스티 ‘테리본피하주사’ 역시 2017년부터 급여를 획득했다. 주 1회 주사가 가능한 PTH(1-34) 제제로 개발돼 테리파라타이드를 56.5㎍ 주사하게 돼 있다. 투약 편의성이 높다. 최대 투약 기간은 72주이다.
이들 약은 교체투여 시 고려할 점이 있다. 테리폰을 투여해 효과가 없어 포스테오로 약을 변경할 경우 급여 인정이 되지 않는다. 이는 포스테오로 치료를 시작해 테리본으로 교체할 때도 마찬가지다.
한편 암젠코리아는 지난 5월 항체 골다공증 신약 ‘이베니티주프리필드시린’(성분 로모소주맙 romosozumab)의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획득했다. 이베니티는 골형성 촉진과 골흡수 억제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내는 치료제로서 파골세포 억제작용만 갖는 프롤리아와 기전이 다르다. 이미 프롤리아로 단기간에 1위를 차지한 암젠이 두 번째 골다공증약으로도 어떤 성적을 거둘지 주목된다.
비스포네이트, 부갑상선호르몬, 데노수맙 등의 도입은 여성호르몬 대체요법밖에 없던 골다공증 치료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약물의 투여 간격이 연장되고, 경구제 외에도 주사제 치료제가 출시되는 등 복약 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제약사들의 개발도 꾸준하다.
성공적인 골다공증 약물치료를 위해서는 개인적인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칼슘이 많이 든 식사와 함께 척추, 골반, 대퇴골 등에 체중이 실릴 수 있는 유산소운동을 하는 게 필수적이다. 뼈에 무게가 가해져야 뼈 형성이 자극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영처럼 하중이 가해지지 않는 운동은 별로 효과가 없다. 또 스테로이드 제제, 알루미늄 함유 제산제, 칼슘을 고갈시키는 이뇨제 등은 장기복용 시 골다공증이 유발되므로 삼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