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腸內)에 존재하는 유용한 공생 미생물을 이용해 외부에서 침입한 세균을 물리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윤상선 교수팀은 생쥐에서 콜레라균에 저항하는 장내 미생물 균주를 발견, 균주가 감염 저항성을 갖게 된 기전을 규명해 학계에 보고했다.
연구팀은 사람과 달리 콜레라균(Vibrio cholerae)에 잘 감염되지 않는 정상 생쥐라도 클린다마이신 항생제로 처리하면 콜레라균에 취약하다는 사실에 주목, 생쥐들을 무작위 분류해 클린다마이신 처리한 실험군과 처리를 하지 않은 대조군으로 분류한 후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클린다마이신 처리가 된 대조군 생쥐들은 정상적인 생쥐가 지닌 미생물 균총이 완전히 변화됨으로써 콜레라균에 감염되는 정도가 높았다. 대조군은 콜레라균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연구팀은 “클린다마이신 투여로 생쥐 내장에서 박테로이데테스(Bacteroidetes) 문(門) 미생물이 사라졌다”며 미생물 균총의 변화와 콜레라균 감염 사이 상관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미생물 균총 변화와 콜레라균 감염 사이 상관관계를 검증했다. 박테로이데스 불가투스(Bacteroides vulgatus)가 생쥐 장내에 존재하면서 콜레라 감염에 저항성을 갖게 하는 균주임을 밝혀내기 위해 장내 미생물이 존재하지 않는 무균 생쥐에 이 균을 이식하고 콜레라균에 노출 시켰다. 그 결과 무균 생쥐보다 훨씬 더 높은 감염 저항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박테로이데스 불가투스 균이 구체적으로 어떤 감염억제 기전을 가졌는지를 밝히기 위해 생쥐 장 속에 존재하는 미생물에 의한 대사산물(metabolite)도 분석했다.
박테로이데스 불가투스 균이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생쥐 장에는 짧은 길이의 지방산(short chain fatty acid)이 많았으나 클린다마이신 때문에 사라지면 콜레라균이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러 영양소(아미노당, N-acetyl amino sugars)가 높은 농도로 존재함을 발견했다.
윤 교수는 “감염억제 능력을 가진 박테로이데스 불가투스를 특정해 감염 저항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 의미가 있다”며 “이번 연구가 공생미생물을 활용한 항생제 비의존적 감염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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