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캐나다·호주 보건당국 동시 신속심사 후 결정 … 항PD1제제+TKI 조합으로도 첫 승인
미국 MSD(머크)의 항 PD-1(프로그램 세포사멸 단백질)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주’(성분명 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와 일본 에자이의 경구용 티로신 인산화효소 저해제 ‘렌비마캡슐’(렌바티닙, lenvatinib)을 병용하는 요법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자궁내막암 적응증으로 추가 승인을 받았다. 이번 허가는 MSD와 에자이가 협력하고 미국·캐나다·호주 보건당국이 동시에 심사를 진행해 나온 결과다.
이에 따라 키트루다 및 렌비마 병용요법은 전신요법제로 치료한 후에도 증상이 진행되고, 근치수술 또는 방사선요법이 적합하지 않은 비(非) 미소부수체(微小附隨體) 고도 불안정성(MSI-H) 또는 복제오류 복구 결함(dMMR) 진행성 자궁내막암종 환자들을 치료하는 데 사용될 수 있게 됐다.
키트루다는 PD-1 항체 계열 면역관문억제제로 면역세포인 T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PD-1 단백질에 결합하는 단일클론항체로서 PD-1과 암세포의 PD-L1 수용체가 상호 결합하는 것을 막는다. 이로써 암세포가 면역관용을 얻어 T세포의 공격을 회피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 결국 면역세포의 활성화를 유도해 T세포가 공격할 때 암세포가 숨지 못하도록 돕는다. 2014년 FDA 승인을 받아 현재 13가지의 암 치료 적응증을 획득했다.
에자이의 렌비마는 2015년 FDA의 승인을 받은 경구용 티로신인산화효소억제제(tyrosine kinase inhibitors, TKIs)로서 암세포의 증식 시그널을 차단하는 기능이 있다.
이번 허가는 미국 FDA와 호주 식품의약청(Therapeutic Goods Administration, TGA), 캐나다 보건부(Health Canada, HC)가 협력관계를 통해 ‘프로젝트 오르비스’에 의해 진행됐다. 이번에 FDA 우수종양학센터(Oncology Center of Excellence, OCE)의 주도 아래 호주와 캐나다 보건당국이 항암제의 허가신청과 심사를 동시에 검토했다.
지난 6월 17일 허가신청서가 제출된 이래 FDA가 ‘항암제 실시간 심사 파일럿 프로그램’(RTOR)에 따라 가속승인 심사절차를 진행해 왔다. 이 프로그램은 항암제가 빠른 시일 내에 환자 치료에 사용될 수 있도록 심사절차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취지에서 도입된 제도이다. 이에 앞서 지난 7월 FDA로부터 ‘혁신 치료제’로 지정받은 바 있다.
미소부수체(微小附隨體) 고도 불안정성(MSI-H, microsatellite instability-high)란 세포가 DNA를 복제하는 과정에서 에러가 가 빈번하게 일어나는데 짧은 염기서열의 반복횟수가 정상보다 많아져 돌연변이가 초래되는 것을 의미한다. dMMR(mismatch repair deficient)은 DNA 복제실수를 교정하는 능력이 결핍됨을 의미한다.
이번에 허가된 적응증은 가속승인 절차를 거쳐 이루어진 것이어서 승인 지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으려면 차후 확증시험에서 임상적 효용성이 입증되고 더 상세한 내용을 기술해야 한다.
미국 뉴욕에 소재한 메모리얼슬로언케터링암센터(MSCC)의 비키 마커 박사(의료종양학)는 “조기진단만 이뤄지면 자궁내막암은 양호한 예후를 나타낼 수 있지만, 전신요법제로 치료한 후에도 종양이 진행된 환자는 FDA 허가를 취득한 치료대안을 찾아보기 어려웠다”며 “객관적 반응률과 반응지속성으로 미뤄볼 때 키트루다 및 렌비마 병용요법은 환자들에게 크게 충족되지 못한 의료상 니즈에 부응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즉 전신요법제로 치료한 후에도 증상이 진행된 데다 근치수술 또는 방사선요법이 적합하지 않은 비 미소부수체 고도 불안정성 또는 복제오류 복구 결함 진행성 자궁내막암종 환자들에게 이 병용요법이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머크의 연구자회사인 머크리서치래버러토리 조나단 청 부사장은 “머크와 에자이의 제휴관계에 내포된 잠재력이 이번에 확인됐다”며 “렌비마 및 키트루다 병용요법(LEAP LEnvatinib And Pembrolizumab)의 임상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데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자이 항암제 개발 부문의 다카시 오와 부회장 겸 최고신약개발책임자는 “자궁내막암 환자들 가운데 최소한 75%가 비 미소부수체 고도 불안정성 또는 복제오류 복구 결함형을 나타낸다”며 “이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대안이 절실히 요망되어 왔던 것이 현실”이라며 “머크와 맺고 있는 파트너십을 통해 앞으로도 무한한 가능성을 실현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