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적 폭력, 광장공포증·강박장애 위험 8배 … 성폭력 PTSD 32.4배, 강박장애 27.8배
홍진표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안지현 임상강사팀은 데이트폭력을 당한 여성은 평생 정신장애 발생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5년 전국 23개 지역에서 나이와 교육 수준, 직업, 결혼, 소득에 따라 대표성을 갖춘 18세 이상 여성 3160명을 선벌한 뒤 한 명씩 직접 만나 정신질환진단도구(K-CIDI)를 활용해 인터뷰를 실시했다.
인터뷰에 응한 여성 중 47명이 한 번이라도 배우자나 연인 등으로부터 물리적 폭력이나 성폭력 등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연구팀이 폭력피해 여성과 비(非)피해 여성의 정신장애 평생 유병률을 비교 분석한 결과 피해여성은 폭력의 형태나 종류와 상관없이 정신장애의 상대적 발병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리적 폭력 피해 여성은 광장공포증과 강박장애 위험이 비피해 여성보다 8배 높았다. 성폭력 피해 여성은 위험 정도가 더욱 컸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발병 위험은 32.4배, 강박장애는 27.8배, 니코틴의존증 22.4배, 광장공포증 위험은 19.6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홍진표 교수는 “피해 사실을 말하지 못하거나, 피해를 당했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홀로 병을 키우고 있는 데이트폭력 피해자가 더 존재할 수 있다”며 “마음의 상처는 평생에 걸쳐 병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 초기부터 적극적인 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여성정신건강학보(Archives of Women’s Mental Health)‘ 최근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