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파추출물·알란토인·헤파린 복합제와 실리콘 제제 …장기간 꾸준히 사용하면 개선 가능
작은 사고나 단순한 부주의에도 피부는 종종 상처를 입고 흉터를 남기게 된다. 흉터는 피부 상처 회복의 결과임에도 달갑지 않다. 미용적으로 보기 싫을 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고통을 주기 때문이다.
상처가 아무는 과정을 잘못 관리하면 흉터가 남거나 오히려 커질 수 있다. 흉터가 자리 잡은 피부는 다시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 흉터관리가 중요한 이유다.
흉터치료로 유명한 국내 한 피부과에서는 흉터를 예방하는 골든타임은 상처가 생기고 2주에서 2개월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흉터 발생 초기에 저강도 레이저를 쏘면 상처 회복이 빨리 훨씬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흉터가 질 가능성이 있는 상처는 의사의 진료가 필요하다고 여겨질 경우 병원을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시중에는 이미 다양한 흉터치료제가 나와 있고, 적절한 제품을 골라 꾸준히 사용한다면 이미 생긴 흉터를 없애지는 못해도 눈에 덜 띄게 만들 수 있다.
흉터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상처가 나는 즉시부터 흉터 예방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 이 시점에는 흉터치료제가 아닌 상처치료제가 필요하다. 간혹 상처치료제가 흉터에도 효과가 있는 것처럼 오해하게 만드는 홍보성 문구가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만들지만 둘은 근본적으로 사용 시기와 목적이 다른 치료제다.
상처는 절개·외상·화상 등으로 피부가 손상된 상태다. 흉터는 그 상처가 아무는 과정에서 육아조직이 형성되고 콜라겐이 과다 생성돼 남는 흔적이다. 항생제와 소염제가 들어간 상처치료제는 상처가 빠르게 아물도록 도와주고, 흉터치료제는 상처 치유과정에서 비정상적으로 생길 흉터가 완화 또는 소멸되도록 돕는다.
피부에 상처가 나면 항생제 연고를 발라 통풍이 잘 되는 밴드를 붙여두면 된다. 대표적인 상처치료 연고로는 동화약품의 ‘후시딘’(성분명 퓨시드산나트륨, sodium fusidate), 동국제약의 ‘마데카솔케어’(네오마이신황산염·센텔라아시아티카정량추출물, neomycin sulfate·Centella asiatica Ext), 한올바이오파마의 ‘박트로반’(무피로신, mupirocin), 녹십자의 ‘바스포’(바시트라신·네오마이신황산염·폴리믹신B황산염, bacitracin·neomycin sulfate·polymyxin B sulfate) 등이 있다.
포비돈 같은 소독약은 2차감염 예방에는 효과적이나 피부 재생을 느리게 해 오히려 흉터를 더 크게 만들 수 있으므로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상처가 치유되고 딱지가 떨어지면 본격적으로 흉터치료제를 사용할 시기다. 흉터는 콜라겐이 과도하게 증식되면서 생기기 때문에 콜라겐 과증식을 막아 주는 성분의 치료제를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현재 흉터 치료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양파추출물·알란토인·헤파린 복합제와 실리콘 제제가 있다. 상처에 직접 작용하는 약물요법으로는 헤파린 등이 함유된 복합 성분의 겔제가 사용된다. 상처의 압박 및 덧남을 억제하는 물리적 요법으로는 의료기기인 실리콘 겔제와 시트제가 사용된다.
먼저 양파추출물, 헤파린, 알란토인이 복합된 외용제는 상처치유 단계에 따라 효능에 차이가 있다. 양파추출물은 섬유아세포를 조절하며 콜라겐 합성을 조절해 흉터 형성을 억제하고 항염작용을 통해 흉터 크기를 감소시키며 흉터 부위의 붉은기를 진정시킨다. 헤파린은 양파추출물의 항염증 효과를 강화하고 콜라겐의 구조를 느슨하게 만들어 흉터 조직을 부드럽게 만든다. 알란토인은 수렴작용과 각질용해 작용을 통해 상처치유를 촉진하고 피부를 부드럽게 해준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독일 멀츠사의 ‘콘투락투벡스겔’이 있다. 가장 오래된 흉터연고제 중 하나로 세파연조엑스(양파추출물) 100mg/g, 알란토인 10mg/g, 헤파린나트륨 50IU/g을 함유하고 있다. 시중에 많이 판매되고 있는 태극제약 ‘벤트락스겔’, 신신제약 ‘스카덤겔’ 역시 이 세 가지가 주성분인 제품이다. 양파추출물 성분은 콜라겐의 과다 생성과 염증을 억제하는 효과가 더 뛰어나므로 비대성 흉터(켈로이드 등 튀어나온 흉터)에 잘 맞는다.
[이미지1]최근에는 양파추출물 대신 덱스판테놀 성분을 넣은 제품도 등장했다. 동아제약의 ‘노스카나겔’이 대표적이다. 덱스판테놀은 아기 상처 연고로 유명한 비판텐의 주요 성분으로 피부에 흡수되면 판토텐산이라는 물질로 전환된 뒤 피부 재생을 돕는다. 노스타나겔 구성 성분은 덱스판테놀 100mg/g, 알란토인 50mg/g, 헤파린나트륨 500IU/g로 콘투라벡스겔에 비해 알란토인은 5배, 헤파린은 10배 더 많이 함유하고 있다. 덱스판테놀이 들어간 제품은 색소침착이 우려되거나 파인 흉터, 여드름 흉터 등에 효과적이다. 양파추출물 또는 덱스판테놀 등 복합제는 최소 3개월 이상 사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으며 흉터에 따라서는 6개월~1년 장기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물리적 압박요법으로는 실리콘 제제가 있다. 실리콘은 겔이나 시트 형태로 판매되며 의약품이 아닌 의료기기로 분류된다. 실리콘은 상처 부위의 수분을 유지하고 섬유아세포 생성을 조절하며 콜라겐 합성을 감소시킨다. 이는 흉터를 연화시키고 편평하게 만든다. 색소침착을 줄이고 흉터로 인한 가려움증이나 통증을 줄여주는 역할도 한다. 오래되거나 새로 생긴 비후성 또는 켈로이드성 흉터의 치료 및 예방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비후성 흉터와 켈로이드성 흉터는 조기치료가 효과적이므로 상처가 아문 후 또는 수술 봉합실을 제거한 후 실리콘 제제 사용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실리콘 겔 형태 제품은 한국메나리니의 ‘더마틱스 울트라’가 대표적이다. 이 제품의 Cyclopentasiloxane(CPX, 사이클로펜타실록산) 성분은 상처 부위의 수분 손실을 방지하고 피부를 평평하고 부드럽게 유지해준다. 비타민C는 UVA와 UVB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고 착색을 흐리게 만든다. 비슷한 제품으로 미국 어드밴스드바이오테크놀로지(ABT)의 ‘켈로코트’(해외직구나 의료기기 수입사), 부광약품의 ‘클리벡스 울트라겔’ 등이 있다.
실리콘 시트제는 상처 부위에 직접 부착 가능한 밀폐형 실리콘 겔 시트로 국내에서는 제왕절개수술 등 수술 후 흉터나 큰 절개 부위 상처에 주로 쓰인다. 영국 스미스앤네퓨의 ‘시카케어’와 스웨덴 멘리헬스케어의 ‘메피폼’이 대표적이다. 시카케어는 무색의 두툼한 실리콘시트로 접착력이 유지되는 한 세척 후 최대 2주까지는 재사용이 가능하다. 실리콘 시트는 한번 붙인 뒤 최소 12시간 이상은 부착하고 있어야 한다. 사용한 뒤 씻어서 다시 2주 까지 재사용 가능하다. 최소 2~3개월은 꾸준히 사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흉터조직이 융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장시간 부착이 좋은 치료결과를 키포인트가 된다.
메피폼은 세척이 불가능하고 접착력이 소실되면 사용이 어렵지만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어 외출 시에 쓰기 좋다. 살색의 시트제라 피부색과 잘 어우러져 흉터부위가 눈에 띄지 않는 장점도 있다. 두 제품 모두 가격대가 높은 편이라 직구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많다.
두 유형의 제품군은 상처의 형태에 따라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좋다. 크기가 작은 흉터나 붉은 색상을 완화시키는 데는 덱스판테놀이나 양파추출물이 함유된 노스카나겔, 콘투락투벡스겔이 효과적이다. 흉터의 크기와 두께를 줄이는 데에는 실리콘겔인 더마틱스 울트라가 유리하다.
만약 두가지 효과를 모두 원한다면 두 유형의 제품을 동시에 사용하는 게 고려될 수 있다. 예컨대 노스카나겔 타입의 제품을 바르고 실리콘겔로 흉터를 코팅하듯 바르면 좋다. 잘 노출되는 부위에 흉터가 있다면 외출 시에는 메피폼 타입의 자외선 차단이 되는 실리콘 시트제를 붙이면 도움이 된다. 아직 어떤 흉터치료제도 단기간에 가시적인 효과를 내지 못하므로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꾸준히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