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일링에 많은 돈을 들이는 데 비례해 손톱, 발톱은 얇아지고 부스러지기 쉽다. 손발톱무좀(조갑진균증)과 헷갈리는 손발톱 질환 또는 증상으로는 △손발톱이 여러 층으로 분리되는 ‘손발톱박리증’ △표면에 얕은 홈이 패이는 ‘오목손발톱’ △사포로 갈아놓은 것처럼 표면이 거친 ‘손발톱거침증’ △손발톱 끝이 송곳이나 사포에 긁힌 것처럼 세로로 갈라지거나 손발톱판이 탈수돼 쉽게 부러지고 갈라지는 부서지는 ‘손발톱증후군’ △손발톱에 가로고랑이 나타나는 ‘손발톱횡구증’ △손톱이 얇고 숟가락 모양처럼 뒤집어진 ‘숟가락손발톱’ 등이 있다.
거의 전부 물리적, 화학적인 외부 자극에 의해 생긴다. 손발톱이 딱딱한 물체에 자주 부딪히거나, 운동을 과도하게 하거나, 매니큐어를 자주 바르거나, 맨손에 화학세제로 자주 설거지하는 경우에 잘 생긴다. 다만 손발톱거침증은 습진의 한 종류로 아토피피부염이 있으면 더 잘 생긴다.
손톱을 튼튼히 하려면 물과 세제에 접하는 것을 줄이고 매니큐어나 네일링을 삼가는 게 우선이다. 이 기사에선 손톱 갈라짐, 부스러짐 등 손톱의 발육부진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먹는 ‘손톱영양제’를 해부해본다. 먹는 손발톱영양제와 탈모치료 영양제는 거의 대부분 효능에서 겹친다. 모발, 손발톱, 피부 상피나 각질 등은 조직학적으로 외배엽에서 유래된 친척이기 때문이다.
우선 가장 많이 쓰이는 비오틴(biotin) 성분은 황(sulfur)을 함유하며 비타민H 또는 비타민B7으로 지칭된다. 모발 및 손발톱, 피부 상피세포 및 각질층의 주성분인 케라틴 단백질을 만드는 조효소 역할을 한다. 즉 탈탄산효소(carboxylase)의 필수적인 보조인자로 작용하며, 대사물에서 이산화탄소를 빼내어 기질에 이산화탄소를 첨가(탄산고정)해준다. 이황화결합을 촉진시켜 모발과 손발톱을 튼튼하게 유지해준다.
비오틴은 소장에서 능동수송에 의해 흡수돼 혈액 내에서 알부민이나 글로불린과 같은 단백질과 결합한 상태로 세포 여기저기로 이동한 다음 비오티니데이즈(biotinidase)에 의해 가수분해된 후 흡수된다. 제 기능을 다하면 소변과 대변으로 배설된다. 비오틴의 흡수율은 급원 식품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50% 정도다.
비오틴이 결핍되면 피부가 벗겨지고 지루증이 생기며 손발톱이 얇아지고 머리카락이 빠지게 된다. 이밖에 혓바늘, 무기력증, 식욕부진, 피부염, 근육통, 경미한 빈혈, 심전도(ECG) 변화 등 비교적 가벼운 증상이 나타난다.
비오틴은 장내 미생물에 의해 생합성되고, 흡수율이 높은 편이며, 열과 산에 강해 상대적으로 잘 파괴되지 않기 때문에 결핍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술, 담배, 항생제, 항암제, 바이오틴의 항대사물(antimetabolite) 등은 장내 세균의 활동을 방해한다. 장기간 과량의 익히지 않은 달걀흰자(卵白)를 섭취했을 때도 나타난다. 익히지 않은 달걀흰자에 함유된 아비딘(avidin)이라는 당단백이 비오틴과 강하게 결합한 탓에 소화기관에서 분해되지 않으면서 비오틴 흡수가 차단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엔 날달걀 섭취를 중단하고 비오틴 섭취량을 늘려야 한다.
출생아 6만 명 중 한 명꼴로 비오티니데이즈(biotinidase)의 양이 극히 적은 선천적 결합을 갖고 태어난다. 이들 아기에게는 하루 100㎍ 정도의 비오틴을 공급해 주어야 한다. 미국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 of Health)과 미국 약학교과서에 18세 이상 성인의 비오틴 1일 충분섭취량은 30㎍이다. 모유 수유 여성은 35㎍를 권유하고 있다.
스위스 연구 결과 1993년에 6개월간 비오틴을 복용한 그룹은 모발이 25% 이상 튼튼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톱과 발톱도 더 윤기나게 변했다.
비오틴은 수용성 비타민이라 과량 섭취로 인한 중독증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하다. 장기간 과잉 복용하더라도 좀처럼 중독 증세가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전혀 없는 것은 아니어서 과량 복용하면 인슐린 분비 감소, 이로 인한 혈당 상승, 피부 홍조, 비타민 C와 B6의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
시중에 팔리는 비오틴 보충제(일반약 단일성분)는 비오틴 함량이 5mg, 즉 5000㎍이나 된다. 손발톱이나 모발 성장 장애에 어느 정도가 가장 적절한 지는 미국에서 정해진 바가 없다. 이들 약의 적응증은 ‘비오틴 결핍으로 인한 손발톱 또는 모발 성장 장애’이다.
손발톱 및 모발 발육부진의 원인은 너무나 많지만 비오틴이 결핍될 확률은 낮아서 비오틴은 사실상 별로 쓰일 데가 없는 약이다. 실제로 약국에서 찾는 소비자도 드물고 판매량도 저조하다. 초당약품의 ‘비오틴 골드’와 제이에스제약의 ‘비오딜’ 등이 있다. 과학적으로 비오틴 영양제를 고용량 복용한다고 해서 탈모가 예방되고 치료된다고 검증된 사실은 없다. 손발톱 발육부진에도 마찬가지다.
비오틴의 좋은 급원식품으로는 간, 이스트, 난황, 콩, 호두, 땅콩, 귀리, 양송이 등이 등이 있다. 달걀노른자는 비오틴의 보고이지만 날달걀의 흰자는 비오틴 흡수를 오히려 방해한다. 밀 속의 비오틴은 생체이용률이 낮으며, 육류와 과일도 비오틴 함량이 아주 적다.
한편 비오틴은 샴푸나 헤어에센스에 종종 첨가된다. 모발, 피부, 손톱을 구성하는 단백질인 케라틴 구성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바르거나 감는 것만으로는 모발 상태를 개선시킨다고 인증된 기능성 제품은 아직 없다. 두피가 불결하고 피지가 많이 분비되면서 머리숱이 적은 사람은 두피를 청결하게 하는 게 우선이다. 비오틴 샴푸는 두피청결과 모발건강을 증진시킬 뿐 새로운 머리카락이 자라는 등 실질적인 발모 효과를 내지 않는다. 보조적인 차원의 탈모 예방과 모발관리 목적에 그친다.
바이오틴 다음으로 많이 먹는 손발톱 발육부전 치료제 성분으로는 케라틴(keratin)과 시스틴(L-cystine)이 있다. 모발과 손발톱의 주요 구성성분은 케라틴이다. 손발톱의 경우 90%가 케라틴이다. 케라틴은 18종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돼 있고 이 중 황(sulfur)을 함유하고 있는 시스틴의 비율이 가장 높다. 케라틴, 시스틴, 비오틴은 이황화결합 구조를 갖고 있으며 다량의 황을 함유해 튼튼한 모발과 손발톱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기미 주근깨 여드름 등의 피부미백, 염증완화에 쓰이는 시스테인(cysteine) 두 분자가 이황화결합으로 연결된 게 시스틴이다. 시스테인은 불안정하되 체내에서 용해성이 좋아 흡수율이 높다. 크게 보면 둘의 효과는 대등하다.
케라틴은 질긴 섬유(모발, 실크 등)나 각질, 가죽의 표피를 구성하는 단백질이다. 그런 만큼 소화되기 어렵다. 먹거나 바르는 케라틴은 양모나 가금류의 털을 뜨거운 유기용매로 처리해 단백질을 제거, 세척한 다음 미생물에서 유래한 케라틴분해효소(keratinase)로 가수분해하여 정제해 만든다.
구글로 검색해보면 케라틴의 흡수율이 얼마나 되는지 구체적인 게 없다. 다만 가용성 케라틴을 위약과 비교해 머리잡아 당기기 테스트로 평가한 결과 30일 먹으면 탈모율이 12.5%, 60일 복용하면 34.5% 더 감소한다고 나와 있다. 또 케라틴을 나노분자로 만들어 위점막에 흡착되는 형태로 흡수율을 높였다는 제품도 눈에 띈다.
케라틴은 유형만 해도 20가지나 되며 각 성분은 각질세포, 중층상피(重層上皮)세포, 뿔, 머리카락, 편평상피세포 등 여러 형태로 존재한다. 따라서 흡수도 어렵지만 흡수됐다해도 뭘로 분화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예컨대 keratin 5와 keratin 14가 피부 유연성을 높여준다고 돼 있지만(미국 보건원 연구) 원료의 오리진에 따라 무슨 효과가 나타나는지는 정밀하게 연구된 바가 없다. 대체적으로 케라틴은 정통 약학교과서 등에 먹는 형태로는 소개돼 있지 않다. 먹기보다는 샴푸나 바르는 모말영양제에 들어가는 게 좋다고 알려져 있다. 모발의 보습, 손상 회복, 항상성 유지, 자외선 및 방사선 방어 등의 효과가 인정되고 있다.
먹는 케라틴의 과용에 따른 부작용은 명확하게 나타나 있다. 과용 시 거칠고 두껍고 드라이한 피부가 될 수 있다. 어느 정도가 적량인지도, 또는 과량인지도 연구 또는 규정된 바가 없다. 케라틴도 단백질이기 때문에 과량 축적되면 단백뇨가 나올 수 있다. 더 심해지면 신부전이 오고 신장이식이 필요할 수도 있다. 국내 일반약은 하루에 케라틴을 20mg 섭취하도록 정해놓고 있다. 식물성 단백질 파우더를 추천하기도 하는데 이또한 단백질 과잉 섭취가 우려되므로 면밀하게 검토 후 선택해야 한다.
약용효모(맥주효모)는 겉보리를 발아시켜 익혀 분쇄하고, 더운 물을 부어 60~70도 높여서 당화시킨 다음, 이를 여과해 액체에 녹지 않는 물질을 제거하고 나머지만 건조한 것이다. 맥주공장 종사자 중 상당수가 탈모 현상을 보이지 않은 데 착안해 개발됐다. 약용효모에는 비오틴을 비롯해 각종 비타민B군이 다량 함유돼 있다. 단백질, 미네랄도 균형 잡히게 들어 있다. 그 중 항산화 성분인 셀레늄은 탈모의 원인인 활성산소를 억제하여 탈모를 방지한다.
맥주효모를 원료로 ‘손상된 모발 및 감염성이 아닌 손톱의 발육부진’을 적응증(효과)으로 시판된 제품으로는 독일 멀츠의 ‘판토가’, 동국제약의 ‘판시딜’, 동성제약의 ‘케라민’ 등이 있다. 이들 제품에는 약용효모에 시스틴, 케라틴 등과 비타민B군인 비오틴(B7), 티아민(B1), 판토텐산칼슘(B5) 등이 있다.
이밖에 파라아미노벤조산(p-aminobenzoic acid, PABA)도 들어 있다. 엽산의 구성 성분으로 광범위하게 보면 비타민B복합체에 속한다. 일부 세균은 이를 바탕으로 엽산을 합성하기도 한다. 쥐 실험결과 탈모를 저지하는 효과가 알려져 첨가된다. PABA는 자외선차단제의 주요 성분이기도 하며 특정 체질에서는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전반적으로 비타민B군은 신진대사촉진, 피로회복,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므로 모발이나 손발톱 발육부진 개선에 이롭게 작용한다.
또 비타민C는 비오틴의 흡수율을 높여주고 효과를 향상시킨다. 하루에 한 번 비오틴 5000㎍에 비타민C 500mg(하루 섭취권장량은 100mg)을 병용하는 것을 추천하는 전문가도 있다.
약용효모류 제품들은 모발에 영양을 공급하고 모근의 대사 활성을 높이기 때문에 스트레스, 출산, 다이어트 등으로 인한 확산성 탈모나 휴지기 탈모 치료에는 도움이 된다. 그러나 남성형(안드로겐형) 탈모에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 안드로겐형 탈모는 테스토스테론으로부터 전환된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 호르몬이 증가하는 게 원인인데 약용효모류 제품은 이를 억제하지 못한다.
이밖에 손발톱 발육부진 치료 목적으로 디메틸설폰(MSM)이 추천된다. 황이 부족하면 종양, 탈모, 습진, 손톱균열, 발진, 기미, 염증악화, 소화장애 등 다양한 증상이 발병한다. 황은 뼈, 근육, 힘줄, 인대, 피부, 혈관 등 모든 인체 결합조직의 재료가 되기 때문에 결핍되면 이런 조직이 약화된다. 식물성 식이유황인 MSM은 캐나다 등 추운 지방의 침엽수 껍질 부위(리그닌)에서 추출한다. 이런 원료에서 추출하는 식이유황의 함량은 인삼의 약 3만6000배에 달할 정도로 풍부하다.
마그네슘 결핍도 손발톱 발육부진의 한 요인이 될 수 있다. 마그네슘을 다량 함유한 식품으로는 근대, 시금치, 두부, 콩과식물, 초콜릿, 껍질째 구운 감자, 오트밀, 애호박, 무청, 호박씨, 브로콜리, 넙치, 아마씨, 해바라기씨, 참깨, 토마토, 황다랑어, 아스파라거스, 현미 등이 있다. 이밖에 외국의 먹는 손발톱 발육부진 건강식품엔 해양유래 콜라겐, 히알루론산, 비타민E 등이 부성분으로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