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을 활용한 재활치료가 기존 치료 이상의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서한길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팀은 바이오기업 테크빌리지와 완전몰입형 가상현실 재활프로그램을 공동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현재 타당성조사를 마쳤으며 뇌졸중 환자 상지 재활치료에 활용될 예정이다.
뇌혈관의 순환장애로 발생하는 뇌졸중은 갑작스러운 의식장애와 신체마비를 동반한다. 특히 어깨·팔·손 기능을 상실하는 상지기능장애는 기본적인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준다.
다행히 뇌는 경험과 자극에 의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가소성’을 가져 재활치료로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다. 가상현실치료는 기존 재활치료보다 뇌 가소성을 향상시키는 데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돼 관련 연구가 꾸준히 이뤄져왔다.
연구팀은 상지기능 이상이 동반된 뇌졸중 환자 9명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시험했다. 참가자는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를 착용하고 주당 2~3회, 총 10회 재활훈련을 실시했다. 손에 착용한 컨트롤러를 이용해 가상현실 속에서 망치질, 공 잡기, 컵 따르기, 거품방울 만지기, 실로폰 치기 총 5가지 과제를 수행했다.
훈련 후 상지기능 평가를 위해 ARAT(Action Research Arm Test), BBT(Box and Block Test) 검사를 실시했다. ARAT는 원목으로 만든 구, 큐빅, 원기둥막대, 금속, 플라스틱컵 등으로 환자의 상지운동기능을 평가하는 도구다. BBT는 박스와 나무블럭을 사용해 손의 지구력과 기민성을 평가한다.
검사 결과 환자만족도는 증상개선 정도, 흥미, 동기, 어려움, 불편함, 불안함, 훈련지속 희망의사, 전반적 만족도, 가상현실 치료에 대한 기대감 등 8개 항목에서 10점 만점에 평균 7점으로 비교적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사이버 멀미, 메스꺼움, 두통 등은 가상현실 재활치료 실용화를 위해 극복해야 하는 부작용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
서한길 교수는 “가상현실을 활용한 뇌졸중 환자의 상지기능 재활프로그램은 중대한 부작용이 없고 환자만족도도 높아 실제 임상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 등 기존 재활치료와 비교한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후속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재활의학회 학술지인 ‘물리치료와 재활치료((PM&R, Physical medicine and rehabilitation)’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