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헌 분당서울대병원 교수팀 연구 … 연령·소득 낮고, 진단 전 흡연량 많을수록 흡연 비율 높아
이기헌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구혜연 가천대 길병원 건강증진센터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암을 진단받은 국내 남성 흡연자의 절반 이상이 진단 후에도 흡연을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나 암환자에 대한 집중적인 금연치료가 필요하다는 연구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처음 암을 진단받으면 충격과 두려움으로 담배를 끊으려는 동기가 강화돼 쉽게 금연에 성공할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상은 상당수 환자가 금연에 실패한다. 암 진단 후 흡연을 지속하는 습관은 재발, 이차암 발생 및 사망률을 높일 수 있다. 이미 암에 걸렸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금연하면 암 치료효과를 높이고 생존기간을 늘릴 수 있다.
이기헌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2004~2011에 처음 암을 진단받은 40세 이상 남성 1만5141명을 대상으로 암 진단 전후 흡연 상태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암 진단 전 흡연했던 남성 중 51.6%가 진단 후에도 여전히 흡연을 지속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연령대와 소득 수준이 낮고, 암 진단 전 흡연량이 많으며, 흡연과 연관성이 낮은 암을 진단받은 환자일수록 암 진단 후 흡연을 지속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혜연 교수는 “암 진단 후 흡연을 지속할 확률이 높은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집중적인 금연치료와 추적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를 이끈 이기헌 교수는 “통념과 달리 암 진단을 받고도 무려 절반 이상이 흡연을 지속한다는 것은 금연이 얼마나 어려운 문제인지 여실히 보여준다”며 “암 진단 후 담배를 끊으면 암환자 생존율을 높일 수 있으므로 흡연하는 신규 암환자에 대한 금연치료는 의학·보건학적 우선 순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암학회(Korean Cancer Association)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인 ‘대한암학회지(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