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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뉴오리진’의 도전1년 … 신사업모델 성공할까
  • 손세준 기자
  • 등록 2019-07-24 18:34:37
  • 수정 2020-09-23 13: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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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음료·건기식·화장품 통합브랜드 구축 목표 … 포화상태 이른 H&B스토어·카페 넘어설 생존전략 필요
유한양행이 2018년 4월 서울 여의도 IFC몰에 오픈한 프리미엄 브랜드 '뉴오리진' 1호점 전경
"프로바이오 티(Tea)톡스 한잔, 아보카도 보트 샌드위치 하나 맞으신가요?"
 
24일 오후 12시경 사무실이 밀집한 서울 여의도 IFC몰에 위치한 '뉴오리진' 1호점은 브런치 메뉴를 주문하는 사람들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샌드위치 1개당 평균 1만원~1만5000원, 음료는 5000원~8000원선으로 다소 부담스런 가격이지만 주문 행렬은 1시를 넘어서도 이어졌다.
 
뉴오리진은 유한양행이 2018년 4월 론칭한 프리미엄브랜드로 홍삼, 녹용, 루테인, 프로바이오틱스 등 건강기능식품을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한다. 오프라인 매장은 홈페이지 기준 25개소가 개점했고 그 중 1호점을 포함한 10개 점포는 고급 재료로 만든 브런치 메뉴(샐러드, 샌드위치, 스프 등)와 음료(커피, 차) 등을 판매하는 카페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매장 입구에선 판매직원이 친절하게 손님을 맞이했다. 수습과정에 있는 교육생인데도 브랜드 및 건강기능식품 제품 등에 대해 거침없이 설명을 풀어냈다. 전반적인 직원 서비스 교육이 잘 이뤄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매장은 건강기능식품을 설명하고 판매하는 공간과 일반적인 카페를 연결해놓은 구조로 입구에 들어서면 한약방을 연상케 하는 유리병 진열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매장에서 사용하는 모든 재료를 보기 쉽게 전시해 건강한 재료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인테리어를 적용했다.
 
각종 원료로 만든 건강기능식품 진열대 한켠에선 우유, 계란, 설탕, 식초, 오일 등 일반 식품도 함께 판매하고 있었다. 매장에서 만드는 음식에도 똑같은 재료가 들어간다. 특히 우유는 뉴질랜드 목장에서 직접 계약해 수입하는 제품으로 자연방목한 소에서만 나오는 A2 단백질이 함유됐다는 이유로 인기가 많다. 최근 새벽배송 바람을 일으킨 '마켓컬리'에 입점한 뒤 주문량이 늘어 매장에서 사용할 재고 확보에도 영향을 줄 정도라는 게 매장 측 설명이다.
 
오후 2시가 지나자 빈자리가 속속 나오기 시작했다. 점심엔 주로 브런치 메뉴를 주문하는 손님이 많았고 그 이외 시간엔 대부분 음료를 주문했다. 사실상 브런치 카페 안에 건기식 홍보매장을 결합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담당 직원은 “대부분 손님은 점심시간에 가장 몰리고 그 외 시간엔 보통인 편”이라고 말했다.
 
음료를 주문하면 비타민C·D, 밀크씨슬 등 비타민류를 1정 체험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건기식 담당 직원은 간단한 설명과 함께 제품을 소개하고 비타민을 제공한다. 담당 직원은 “음료를 주문한 뒤 설명을 듣고 제품 체험을 하는 고객은 50% 정도인 것 같다”며 “체험하는 고객도 이미 복용 중인 제품군과 겹치는 경우가 많아 원료 특성 등을 강조해 설명한다”고 밝혔다.
 
뉴오리진 매장에서 시간을 두고 지켜본 바로 건기식 판매가 생각보다 활발히 이뤄지진 않는 분위기였다. 대부분은 카페에 머물거나 비타민을 받으러왔다가 둘러보는 수준이었다. 뉴오리진 매장 내 유한양행이라 표기된 것을 찾아보기 어려운 부분도 의아했다. 담당 직원은 “독립브랜드로 론칭해 인테리어에 직접적 표기는 없지만 제품을 소개할 때 유한양행에서 만들었다고 설명하면 ‘급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며 “유한양행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뉴오리진을 브랜드 자체로 각인시키기 어렵게 하는 면도 있다”고 말했다.
 
주요 제약사의 건기식 사업은 브랜드 인지도를 기반으로 비교적 수월하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신약개발 대비 투입되는 연구개발비가 많지 않고 마케팅 전략이 통하면 순식간에 수익을 늘릴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건기식 라인업을 보강하고 광고홍보 및 오프라인 매장 개설로 시장 선점에 총력을 다하는 종근당건강은 매출액이 2014년 약 546억원에서 2018년 1824억원으로 3배 이상 성장했다.
 
유한양행도 연구개발(R&D) 투자비 충당 등을 위해 뉴오리진 사업 확대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업계에 뉴오리진을 독립법인으로 분리하는 안건이 상정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이 안건이 통과된다면 유한양행과 별도 법인으로서 건기식 판매와 함께 식음료 사업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5년 이정희 대표 체제가 시작되며 유한양행은 신약개발과 함께 화장품, 건기식 사업 확장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뷰티 라인업에 ‘디어리스트’ 를 추가한 것도 사업확장의 과정이다. 여기에 뉴오리진을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두바이와 중국 칭다오 등에서 현지 판매법인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뉴오리진은 건기식 판매만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자연 원료가 오리진(Origin)이 되는 브랜드로 식음료 사업 등 다양한 사업영역으로 확장이 가능하다”며 “독립법인 설립 관련 내용은 아직 이사회 안건 상정 여부도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선 대중적 건기식 판매만을 영역으로 삼은 종근당건강과 달리 뉴오리진은 식음료 사업 및 프리미엄 제품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만큼 사업모델의 수익성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노크하는 것도 국내에서 예상보다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H&B(Health&Beauty)스토어와 카페 업종이 포화상태에 이른 점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이마트의 ‘부츠’는 매장을 절반으로 축소하겠다고 밝혔고 같은 업종인 롯데 ‘롭스’는 독립 매장을 기존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롯데몰 등으로 들여놓겠다고 효율화 방안을 내놓는 등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카페 업계도 지난해를 기점으로 신규 개설 점포 수보다 폐업 점포 수가 많아지는 등 과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이같은 대외적 악재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뉴오리진의 생존전략은 무엇인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론칭한 지 1년이 조금 넘은 뉴오리진의 매출은 아직 사업 초기라 공개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일정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 연말엔 매출액 공개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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