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과 어지럼증은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익숙한 증상이다. 하루 이틀만 참으면 자연스럽게 나아져 무심코 넘기기 쉽지만 뇌졸중 같은 중증 뇌질환의 위험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두통은 크게 △근육 수축에 의한 긴장성 두통 △혈관 수축과 이완에 따른 혈관성 두통 △외부충격에 의한 외상성 두통 △뇌종양에 의한 두통 등 네 가지로 구분된다.
이 중 가장 위험한 게 뇌종양에 의한 두통이다. 뇌종양은 다른 종양에 비해 발생빈도가 낮지만 사망률은 더 높다. 종양이 커지면서 뇌압을 상승시켜 다양한 형태의 두통이 나타난다. 편두통처럼 욱신거리거나 콕콕 찌르는 듯한 예리한 통증은 드물다. 또 오후에 주로 발생하는 긴장성·혈관성 두통이나 편두통과 달리 뇌종양에 의한 두통은 장시간 누워있는 새벽에 두드러진다.
윤성상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두통과 함께 국소적인 신경장애, 오심, 구토가 동반되면 뇌종양을 의심해보는 게 좋다”며 “두통은 몸과 마음에 이상이 생겼음을 알리는 일종의 경고 증세로 가볍게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어지럼증과 발음장애가 동반되면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 검진을 받아보는 게 좋다. 뇌경색은 동맥경화 등으로 혈관이 협착되거나, 심장 등에서 떨어진 혈괴가 뇌혈관을 막아 발생한다. 사지마비와 감각·발음장애가 주요 증상으로 나타난다.
증상이 몸 한 쪽에만 발현되는 게 특징이다. 우뇌는 왼쪽 몸의 운동과 감각기능, 좌뇌는 오른쪽을 각각 담당하기 때문에 오른쪽 뇌혈관이 막히면 왼쪽에서 증상이 나타난다.
김범준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경색 증상은 뇌 손상 부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며 “뇌 뒤쪽 혈관에 뇌경색이 발생하면 어지럼증과 함께 균형감각이상, 발음장애, 시야장애가 동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상이 완화되거나 없어졌다고 안심하는 것은 금물이다. 뇌혈관이 막혔을 때 뇌가 바로 손상되는 환자가 있는 반면 일정시간 별다른 이상이 없는 환자도 있기 때문이다.
김범준 교수는 “‘미니 뇌졸중’으로 불리는 일과성허혈성발작은 뇌경색 환자 5명 중 1명꼴로 나타난다”며 “증상이 일시적이라 무심코 넘기기 쉬운데, 환자의 약 10%가 3개월 이내에 재발하므로 가급적 빨리 병원을 찾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