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 팔뚝과 복부 지방흡입을 받은 A모 씨. 날씬해진 몸매로 보다 자신있는 한 해를 보내고 있다. A 씨는 특히 올해 들어 친구들로부터 부쩍 몸매가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지방흡입만 한 것 맞느냐’는 이야기까지 들을 정도다.
아닌 게 아니라 수술 후 부쩍 가슴이 커진 듯한 느낌이다. 실제로 전에 넉넉하게 착용하던 브래지어가 꽉 낄 정도다. 다시 살이 찌는가 걱정돼 관리를 했는데도 특별히 빠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비슷한 사례를 공유하는 사람들도 있어 한시름 놨다. 오히려 가슴볼륨이 커져 ‘이득’이라는 분위기다.
간혹 지방흡입을 받은 여성 중에는 갑자기 가슴볼륨이 커져 ‘좋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 여러 연구결과에 따르면 실제 여성은 지방흡입 후 특별히 가슴성형을 받거나 지방이식을 하지 않았음에도 수술 후 가슴이 확대된다고 한다. 모든 경우에 해당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용량 지방흡입일수록, 복부·힙·허벅지 지방흡입 수술을 받은 경우에 가슴 크기가 커질 확률이 높다는 결과다.
비만클리닉지방흡입 특화 대전 글로벌365mc병원 이선호 대표병원장은 “지방흡입 후 가슴이 커 보이는 것은 몸이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가슴이 불어난 것처럼 보이는 착시현상이 아니고, 실제로 사이즈가 커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방흡입수술 후 여성의 가슴이 커지는 기전은 여성호르몬과 연관돼 있다. 이를 이해하려면 지방흡입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알아야 한다. 우선 복부·허벅지·팔뚝 등 특정 부위가 비만해지는 것은 해당 부위에 지방세포가 많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지방흡입수술은 이처럼 과도하게 축적된 지방세포를 캐뉼라로 흡입해 체형교정 효과를 일으킨다.
이 대표병원장은 “지방흡입으로 피하지방이 줄면 피하지방이 제거되면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보다 비율이 높아진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호르몬이 가슴의 유선조직을 발달시켜 가슴이 커지는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논문을 종합해 봤을 때 복부흡입을 받은 의료소비자의 25%가 수술 후 가슴이 한 컵 정도 더 커졌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호르몬 변화로 인해 난임 치료 효과까지 나타날 수 있다. 이 대표병원장은 “일부에서는 전신지방흡입을 받고 살을 찌우면 가슴만 커질 것이라며 기대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가슴뿐 아니라 내장지방까지 찌워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방흡입은 건강하게 부분비만을 해소하기 위한 시술인 만큼 수술을 받은 사람들이 가슴이 커지는 것은 부수적인 효과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