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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중 1%, 보톡스 받지 않는 유전적 체질 … 나한테 맞는 제형은?
  • 정종호 기자
  • 등록 2019-07-17 16:49:28
  • 수정 2020-09-23 15: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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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서 사용되는 보툴리눔톡신은 거의 A형 … 반응 없다면 B형 보툴리눔톡신 도전해볼만

예뻐지고 싶은 여심을 사로잡는 ‘쁘띠성형’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그 중 가장 선호되는 게 보톡스다. 다른 시술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광범위한 적용 부위, ‘관리받았다’는 충족감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미용 목적의 보톡스는 1987년 캐나다 밴쿠버의 안과의사인 진 캐루더스(Jean Carruthers) 박사가 안검경련 환자들을 치료하던 중, 환자의 눈가에 주름이 사라지는 부작용(?)을 발견하게 되면서 시작됐다.
 
진 박사는 남편인 피부과 의사 앨러스테어 캐루더스(Alastair Carruthers)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앨러스테어는 병원의 안내원에게 보톡스를 주사해 주름을 효과적으로 없애는 데 성공했다. 비슷한 시기에 뉴욕 신경학연구소의 미첼 브린과 그의 동료 앤드루 블리처도 보톡스가 가진 주름제거 효과를 발견했다.
 
1990년대 보톡스의 주름 제거 효과는 피부과 및 성형외과 의사들에게 널리 알려지면서 미국 전역에서 ‘보톡스 붐’이 일어났고, 200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미용 목적의 주름치료제로 보톡스의 안전성을 승인했다.
 
처음엔 주름 개선, 사각턱 축소에 그쳤지만 최근엔 다양한 부위에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추세다. 보톡스는 정확한 위치에 주사하면 해당 부위의 근육만 선택적으로 마비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주로 근육과 말단신경전달체계에 작용, 아세틸콜린이란 신경물질의 분비를 억제해 근육을 일시적으로 마비·이완시키는 작용이 각 신체부위에서 다양한 미용 또는 치료효과를 나타내는 것이다. 예컨대 종아리, 승모근(어깨)에도 적용돼 얼굴윤곽개선, 날씬한 종아리 만들기, 부드러운 어깨선 연출에도 활용되고 있다.
 
하의실종 패션이 선호되는 요즘, 자칫 콤플렉스가 되는 종아리 알통을 보톡스로 개선할 수 있다. 신경을 전도시키는 근육이 손실되도록 유도해 매끈하게 정리된 다리라인을 기대할 수 있다. 여성 중 승모근이 발달한 사람은 남성처럼 강인하고 목이 짧아 보일 수 있다. 이때 보톡스를 활용하면 매끄러운 쇄골라인을 만들 수 있어 웨딩드레스를 입어야 하는 예비신부에게 인기다.

이밖에 허벅지·팔뚝 근육이 발달해 체형이 둔탁해 보이는 경우 보톡스를 주입해 근육량을 줄여 전반적으로 슬림한 라인을 만들어준다.
 
더마톡신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임이석 테마피부과 원장은 “보톡스는 2005년부터 피부를 타이트하게 당겨주는 효과로 얼굴도 작게 해주는 시술로도 용도가 넓어졌다”며 “피부 진피층에 주사하는 더마톡신 시술은 진피층에 주입된 미약한 독소가 피부를 움츠리게 하는 성향을 이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톡스를 근육 부분에 주사하면 주름이 펴지는 데 그치지만 진피층에 주사하면 피부조직이 수축되고 콜라겐 형성을 촉진하면서 얼굴도 탱탱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처럼 ‘미용 만능주사’로 여겨지는 보톡스는 사람과 상황에 따라 효과가 없을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아무리 리터치를 받아도 시술 전후가 그대로라 속상해하는 케이스도 종종 있다. 대개는 보톡스에 대한 항체를 선천적으로 보유한 경우다.
 
현재 보톡스 시술을 받은 환자의 약 1%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보톡스가 받지 않는 체질’이 있다는 뜻이다.
 
서구일 모델로피부과 대표원장은 “보톡스치료를 시작한 이후 다른 병원에서 보톡스를 맞았는데 효과가 없던 사람, 처음 병원을 찾은 사람 중 항체를 가진 사람 등 약 16명의 환자를 만났다”며 “항체는 대개 유전적인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설명했다. 항체가 있는 사람은 대부분 항체를 갖고 태어난 경우다.
 
그는 “지나친 보톡스 시술 남용도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보톡스는 대개 나노그램(ng) 수준의 미량을 주사해 항체형성이 잘 되지 않는데, 너무 자주 많은 양을 주사하면 항체가 형성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보톡스를 맞았는데 이상하게 효과가 없는 것 같다면 항체가 있음을 의심해보고, 항체 유무를 판별하는 검사를 받아보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검사는 혈액검사와 임상검사 두가지로 나뉜다. 혈액검사가 가장 정확하지만 번거로운 게 단점이다. 국내의 경우 보톡스 제조사 ‘메디톡스’에서 항체 유무를 판별하고 있다.
 
임상검사는 무난하게 항체 유무를 파악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마의 절반 한쪽에 보톡스를 주사한 뒤 변화를 살펴봐서 주름이 펴지는 등 변화가 생기면 다른 부위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구일 원장은 “만약 항체가 있더라도 너무 낙담할 필요는 없다”며 “국내서 사용되는 보톡스 약품은 대개 ‘A형 보툴리눔톡신’을 사용하므로 ‘B형 보툴리눔톡신’을 이용해 시술받으면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툴리눔톡신 A·B형은 유전적 유사성에서 40% 이상 차이가 나므로 시도해볼만 하다”며 “B형 보툴리눔 톡신의 대표적인 상품이 ‘마이아블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안타깝게도 B형 보툴리눔톡신에 대한 항체까지 형성된 환자도 나타날 수 있으나 그동안의 임상 결과 항체가 형성된 16명의 환자 중 A·B형 모두에 항체가 있었던 사람은 단 한사람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드물지만 단기간에 너무 자주 적정량을 초과하는 보톡스를 맞을 경우에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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