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동·홍경표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송윤미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가계수입이 늘수록 심혈관질환 생존율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8일 발표했다. 고소득이 아니라도 수입이 증가하면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감소했다.
성 교수팀은 2002~2013년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가표본코호트를 토대로 17만8812명의 수입, 건강검진이력, 사인 등을 비교했다. 연구 대상자들은 연구가 시작된 2002년 당시 소득을 기준으로 나뉘었다. 상위 30%는 상위 소득층, 중위 40%는 중위 소득층, 하위 30%는 하위 소득층으로 나눴다. 또 정기적인 건강검진 이력이 있고 허혈성 심장질환, 뇌졸중, 심부전, 암 병력이 없던 사람을 선별했다.
10년의 추적기간 중 전체 연구 대상자의 4.1%가 사망했는데, 이 중 0.9%는 심혈관계질환이 원인이었다. 상위소득층에선 3.6%가 사망했고, 이 중 심혈관질환 원인의 비율은 0.7%로 중·하위 소득층보다 낮았다. 하위층의 사망률은 5.5%로 조사됐으며, 전체 사망 원인 중 1.2%가 심혈관질환이었다.
상위소득층은 수입 변동에도 사망률이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상위 소득층 중 수입의 변화가 없는 군의 사망률은 3%였으며, 수입이 오르내린 군은 1%였다. 수입이 감소한 군의 사망률은 4%를 기록했다.
중위소득층부터는 수입 변동에 따라 사망률 차이가 두드러졌다. 수입 변화가 없는 군의 사망률은 8%, 수입이 감소한 군은 9%였다. 수입이 늘거나, 오르내린 군의 사망률은 2%였다.
하위소득층 중 수입 변동이 없는 사람은 사망률이 13%로 가장 높았다. 이는 수입이 감소한 상위 소득층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소득 분위에 따라 사망률이 달라지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하위 소득층은 흡연, 운동 부족, 불건강한 식습관 등 위험요인에 노출되기 쉽고 고지혈증 치료 등 적절한 예방조치를 받지 못하는 게 심혈질환 사망률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성지동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 소득 수준에 따라 확연하게 심혈관질환 사망률이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소득 불평등이 실제 사회 구성원의 건강과 밀접하게 연관되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득양극화를 완화시키는 복지정책은 사회 구성원의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유럽 예방심장학저널(Europe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og, IF 4.542 2017년 기준) 6월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