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어네트워크 가입 1년 … 의료 틈새시장 공략, 스포츠의학·면역항암·심장재활·치매 특화 육성
“남들이 잘하는 것을 따라해봤자 평생 뒤처질 수밖에 없죠. 지역거점병원으로서 틈새시장인 스포츠의학, 치매, 심장재활, 면역항암치료 분야를 특화 육성해 10년내 한국형 메이오클리닉으로 도약하겠습니다.”
이왕준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 5층 파크볼룸에서 열린 ‘2019 명지국제의학심포지엄’에서 기자들과 만나 취임 10주년을 맞은 소회를 밝혔다.
이왕준 이사장은 “지난해 아시아 4번째로 메이오클리닉 케어네트워크 회원에 가입한 지 1년이 됐다”며 “환자 협진, 의료진 교육, 연구개발 등에서 전방위적인 협력을 지속해 연구성과를 헬스케어·바이오 분야 비즈니스로 연계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 미네소타주 로체스터에 위치한 메이오클리닉은 존스홉킨스병원, 하버드대 의대 부속병원과 함께 미국 최대 병원으로 꼽힌다. 입원 병상만 2000베드 이상이며 교수·전문의·박사급 연구인력이 3700여명, 간호사 포함 전체 임직원은 7만명에 이른다.
미국 5500개 병원을 대상으로 한 병원평가에서 최근 5년간 압도적 차이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위가 클리블랜드클리닉, 3위가 존스홉킨스, 4위가 하버드대 부속병원이다.
이 이사장은 최근 몇 년새 급속도로 성장한 메이오클리닉의 성공 비결로 ‘선택과 집중’을 꼽았다. 그는 “메이오클리닉이 시작부터 1위였던 것은 아니며 10년 전만 해도 존스홉킨스, 하버드대 부속병원 등에 한참 못 미쳤다”며 “다른 병원과는 차별화된 분야를 특화해 경쟁력을 높였고, 이렇게 축적된 임상 노하우와 경쟁력이 다른 분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 결국 모든 분야를 다 잘하는 병원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또다른 성공 비결은 막대한 R&D 투자”라며 “1년에만 2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R&D에 쏟아붓고, 연구성과를 바이오 비즈니스와 연계하기 위해 7개 바이오회사를 자회사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메이오클리닉의 선례를 벤치마킹해 명지병원을 10년내 한국형 메이오클리닉으로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그는 “메이오클리닉처럼 남들이 밟지 않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야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다”며 “올해 국제심포지엄의 주제를 암을 넘어 여러 질환들로 확대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이어 “암치료는 병원 규모나 인력 차원에서 ‘빅5’를 포함한 대형 상급종합병원들을 따라잡을 수 없는 게 냉정한 현실”이라며 “대신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스포츠의학, 치매, 심장재활, 면역항암치료 등 분야를 메이오클리닉과 협력해 특화 육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료진의 술기 향상을 위해 1년에 8명가량의 의료진이 메이오클리닉에서 연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간이식, 심장수술 등 외과 분야도 전폭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이 이사장은 “미국에선 한국과 달리 병상 수가 아닌 간이식 등 고난도 외과수술의 가능 여부로 우수한 병원과 그렇지 않은 병원을 구분한다”며 “10년 전 이사장 취임 후 간이식 분야를 집중 육성하겠다고 했을 때 대부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지속적인 투자와 이효석 교수 등 우수인력 영입으로 현재 경기 북부에서 국립암센터를 제외하면 유일하게 간이식수술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년 전부터는 심장이식수술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왔으며, 올해 안으로 첫 수술을 실시하는 게 목표”라며 “아울러 캔서롭, MJ셀바이오 등 병원 자회사와 연계해 공격적인 신약 연구개발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취임 첫 10년은 한국형 메이오클리닉을 위한 기본 인프라를 다지는 시기였다”며 “취임 10년차를 맞는 올해부터 향후 10년 안에 한국형 메이오클리닉으로 올라서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