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준 교수팀 국내 최초, 로봇수술 중 최고 난이도 … 대동맥·대정맥 근접해 섬세한 술기 요구
김정준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팀은 국내 최초로 한 번의 다빈치 로봇수술을 통해 신장암과 부신종양을 동시에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원격장기에 발생한 종양에 대해 동시에 부분절제를 시도하는 원스톱 로봇 부분절제술은 집도의뿐만 아니라 병원의 기술력을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질 만큼 어려운 수술로 평가받는다. 이번 수술은 국내 최초 보고이자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든 사례로 볼 수 있다.
원스톱 로봇수술은 한 번의 마취로 두 질환을 동시에 치료해 환자의 수술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병원 입장에서도 1회 로봇수술에 사용되는 수백만원 상당의 소모품 비용을 절약하는 데 도움된다.
하지만 기존 장기를 살리면서 병에 걸린 부분만 선택적으로 제거한 뒤 장기를 재건하는 부분절제술은 로봇수술 중에서도 최고 난도를 자랑한다. 자칫하면 수술시간이 길어지고 심각한 출혈이 동반돼 두 번에 나눠 수술하는 것보다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
인천성모병원에 따르면 이번에 수술받은 40대 남성 환자는 건강검진에서 좌측 신장과 우측 부신에 종양이 발견돼 병원을 찾았다. 정밀검사 결과 부신의 종양은 신장암과 별도로 발생한 내분비종양으로 진단됐다.
신장암 같은 악성종양이 다른 병과 함께 발생하면 먼저 암수술을 실시한 뒤 순차적으로 다른 병을 치료한다. 하지만 이 환자는 부신종양에 의한 호르몬대사 장애로 과체중과 당뇨병이 상당히 진행돼 신속히 부신종양을 제거할 필요가 있었다.
게다가 내원 당시 신장종양 직경이 5㎝, 부신종양이 3.5㎝로 큰 편이라 수술이 지연되면 종양이 더 자라 수술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었다.
수술을 집도한 인천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김정준 교수는 “신장과 부신은 대동맥과 대정맥에 접해 있고 혈관이 매우 발달한 장기라 정교하게 수술하지 않으면 부분절제 중 큰 출혈이 발생할 수 있어 원스톱 부분절제를 신중히 결정해야 했다”며 “환자의 나이가 비교적 젊고 치료에 대한 의지가 강해 동시 부분절제를 결정했고, 수술 후 5일 만에 퇴원해 직장에 빠르게 복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고난도 원스톱 부분절제술 성공은 국내 의료진의 로봇수술 역량이 세계적 수준에 올라선 것을 입증한 사례”라고 덧붙였다.
이동환 인천성모병원 로봇수술센터장(비뇨의학과 교수)은 “올해 본원 로봇센터에 김정준 교수 등 경험과 실력을 겸비한 교수진이 충원돼 경쟁력이 향상되고 있다”며 “인천·부천 지역 최초의 로봇센터라는 명성에 안주하지 않고 국내 의료계를 선도하는 로봇센터로 명성을 확고히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팀이 고난도 원스톱 로봇수술에 성공한 것은 올해 들어 두 번째다. 지난 5월 초엔 천골질교정술, 난소종양절제술, 개복 요실금수술인 버치(Burch)수술을 동시에 성공했다.
김 교수는 2010년 미국 로봇수술의 본산인 존슨앤존슨병원(Johnson and Johnson Hospital)에서 로봇수술 연수를 받은 뒤 분당서울대병원 전립선센터와 암센터,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에서 근무하다 올해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으로 초빙됐다. 2017년 분당서울대병원 재직 당시 국내 최초로 신장암 로봇수술 1000례를 달성하는 데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