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철·송윤선 서울아산병원 신경중재클리닉 영상의학과 교수팀은 최근 2년 간 중뇌동맥 분지에 발생한 뇌동맥류 환자 14명을 대상으로 ‘후크테크닉(Hook technique)’이라는 새로운 색전술 기법을 적용, 뇌동맥류 안으로 코일을 삽입한 결과 13명에서 치료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뇌혈관이 혈압을 이기지 못해 부풀어 올라 생기는 뇌동맥류는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까지 악화될 수 있다. 특히 대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중뇌동맥이 갈라지는 부위에 뇌동맥류가 생기면 치료 예후가 나쁜 편이다.
코일색전술은 뇌동맥류 치료법 중 하나로 사타구니에 있는 혈관을 통해 뇌동맥류가 있는 부위까지 카테터를 삽입한 뒤 코일을 채워넣어 뇌동맥류가 터지지 않게 하는 치료법이다.
뇌동맥류가 중뇌동맥 혈관이 갈라지는 분지 부위에 생기면 색전술보다 수술이 더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혈관이 갈라지는 부위 중에서도 혈관 크기가 작은 쪽에 뇌동맥류가 생기면 수술로도 작은 혈관을 살리기 어려웠다. 수술 후 좁은 혈관이 더 좁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 교수팀이 개발한 후크테크닉 색전술은 중뇌동맥 분지 동맥류 부위로 미세카테터 두 개를 접근시킨 뒤 하나를 크기가 작은 혈관에 넣어 혈관 직경을 유지시키고, 다른 하나를 고리에 걸듯이 고정해 코일을 삽입한다.
연구팀은 2016~2018년 서울아산병원 신경중재클리닉을 찾은 중뇌동맥 분지 대동맥류 환자 14명에게 후크테크닉을 적용한 색전술을 실시하고 평균 17개월 동안 추적관찰했다.
그 결과 14명 중 13명이 성공적으로 치료된 것으로 나타났다. 13명 중 11명은 색전술 후 즉시 뇌동맥류가 없어졌고, 2명은 뇌동맥류가 조금 남아있기는 했지만 17개월의 추적관찰에 특별히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다. 뇌동맥류 코일색전술 후 6~9개월이 지날 때까지 합병증이 생기거나 재발하지 않으면 완치 확률이 매우 높다고 판단한다.
뇌동맥류에 삽입된 코일의 밀도도 평균 30%로 충분히 삽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일색전술 후 뇌동맥류 안에 코일이 30% 이상 차 있으면 치료효과가 충분한 것으로 본다.
서대철 교수는 “신경중재의학의 발전으로 그동안 치료가 힘들었던 중뇌동맥 분지 부위 뇌동맥류를 치료하는 새로운 색전 방법을 고안하고 적용할 수 있었다”며 “치료 결과가 좋지 않았던 뇌동맥류의 치료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신경중재 기술을 연구·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세계신경외과학회지(World Neurosurgery)’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