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유전진단검사센터는 발달장애 등 선천성 유전질환 진단에 ‘염색체 마이크로어레이검사(Chromosomal microarray analysis, CMA)’가 유용하다는 연구결과를 7일 발표했다.
이 검사는 발달장애, 특발성 지적장애, 자폐증, 선천성 기형 등 일반 핵형검사(chromosome analysis)로는 발견하지 못하는 유전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최신 기법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대상 환자에 대한 1차적 검사로 일반염색체검사인 핵형검사만 시행하고 있다.
센터는 박주현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성인경 소아청소년과 교수팀과 함께 서울성모병원·여의도성모병원·인천성모병원·성빈센트병원·대전성모병원 등에서 발달장애, 특발성 지적장애, 자폐증, 다발성 선천성기형으로 내원한 환자 617명, 가족 95명 등 712명에 대해 일반 핵형검사와 염색체 마이크로어레이 검사를 시행했다. 환자 617명 중 472명(77%)이 5세 이하였고, 이 중 60.3%가 남아였다.
분석 결과 염색체 마이크로어레이검사를 받은 617명 중 122명(19.8%)에서 질병 관련 유전자 이상이 발견됐다. 이는 일반 핵형검사만 단독으로 시행할 때 검출률인 6.2%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세부적으로 122명 중 65명에선 질병 원인 유전자이상, 57명에선 질병과 연관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되는 유전자 이상이 검출됐다.
617명 중 122명을 뺀 51명(8.3%)에서는 아직까지 임상적 의미가 확실하게 알려지지 않은 미분류변이(Variants of unknown significance)가 발견됐다. 이밖에 16번 염색체 단완 근위부의 미세결실(16p11.2 microdeletion)이 35명으로 뒤를 이었고 프래더윌리증후군(Prader-Willi Syndrom), 15번 염색체 장완 중복(15q11-q13) 등도 발견됐다.
센터는 검사를 의뢰한 소아청소년과 및 재활의학과 주치의에게 염색체 마이크로어레이 검사 결과가 환자의 진단과 치료에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39개 문항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다른 임상과에 협진의뢰 86.0%, 추가적 영상검사 83.3%, 지속적 추적검사 75.0%, 약물 처방 67.3% 등 염색체 마이크로어레이 검사 결과가 진료에 반영됐다고 답변했다.
김명신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유전진단검사센터장(진단검사의학과 교수)은 “이번 대규모 임상연구로 염색체 마이크로어레이검사가 일반 핵형검사보다 검출률이 높은 것을 입증했다”며 “1차적 검사로 확대 시행되면 향후 유전질환의 진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천성 질환의 원인유전자를 조기에 진단하는 것은 환자치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며 “예컨대 발달지연을 조기에 진단해 소아 재활치료를 적극 실시하면 증상을 호전시키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 및 삼광의료재단의 연구기금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의 결과는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영문학술지(Annals Laboratory Medicine)’ 3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