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5주년을 맞은 연세대 세브란스 연세암병원이 2022년까지 ‘꿈의 암치료기’로 불리는 중입자치료기 도입을 완료하고, 맞춤형 암치료 위한 ‘암센터별 책임제’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연세암병원은 30일 연세대 백양누리 최영홀에서 개원 5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갖고 중입자치료기 도입, 신약개발 및 임상연구 강화 등 로드맵을 제시했다.
지난 3월 1일 임기를 시작한 금기창 연세암병원장(방사선종양학과 교수)은 “개원 이후 작년까지 양적 성장기였다면 올해부터 중입자치료기가 도입될 2022년까지는 질적 성장기”라며 “13개 암종별 센터 중 3~4개 센터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병원 측은 오는 2022년까지 중입자치료기 본격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중입자치료는 탄소 등 무거운 원소의 중입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운동시켜 암세포를 죽인다. 중입자는 암조직에 닿는 순간 방사선 에너지를 방출해 암세포의 DNA를 파괴하고 암조직만 사멸시킨다.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가 ‘날카로운 명사수’(Sharp Shooters)라고 표현할 정도로 정확도가 우수하다.
중입자치료는 방사선량이 양성자치료보다 적은 반면 질량무게 특성상 암세포 사멸률은 3배 이상 높다. 금기창 원장은 “쉽게 탁구공과 골프공 중 어떤 것으로 암을 타격했느냐의 차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중입자치료는 파괴력이 커 난치암에도 효과가 높다”고 말했다.
폐암·간암·췌장암 등 난치암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입증하고 있으며, 종양 이외 정상조직의 방선량 피폭량이 낮아 암환자 생존율 향상에 도움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입자치료기는 연세대 세브란스 재활병원과 심장혈관병원 옆에 위치한 미래관에 들어서게 된다. 지난해 7월 시작된 미래관 신축공사는 지금까지 약 52%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올해 9월 치료기가 설치될 미래관 지하 공사가 시작된다. 공사는 내년 말에 완료될 예정이다.
암병원은 암종별 센터의 진료역량과 암종별 맞춤형 치료서비스 수준을 강화하기 위해 ‘암센터별 책임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로써 우수 의료진을 각 센터에 맞게 지속 발굴해 진료편의성과 환자만족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목표다.
진료 동선과 환자 대기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진료공간을 재배치하고 시설도 확충한다. 개원 초기에는 진료와 각종 검사가 하루에 다 이뤄졌지만 내원 환자가 늘면서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초음파 등 검사가 각각 다른 날에 이뤄져 불편함이 컸다.
병원 측은 올해 안에 수요가 높은 진료과와 검진항목을 중심으로 공간을 재배치하고 CT와 MRI로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또 예약환자가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첫 진료를 볼 수 있도록 ‘원데이 올체크(One-day, All Check)’ 시스템을 개편할 예정이다.
신약개발 및 임상연구도 강화한다. 연세암병원은 면역항암제 연구과제 수주, 10억원 규모의 폐암신약개발연구기금 유치 등을 통해 항암제 분야 기초 및 전임상연구 역량을 높이고 있다. 금기창 원장은 “근거 중심의 치료기준을 확립하고, 임상과 연구가 연계될 수 있도록 개인맞춤치료센터 등을 운영하며, 최신 치료기법이 환자에게 빠르게 적용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14년 지상 15층 510병상 규모로 개원한 연세암병원은 팀 중심의 치료 전문성을 높인 13개 암센터를운영하고, 여러 진료과 의료진·환자·보호자가 한자리에 모여 암을 진단하고 최적의 맞춤치료를 결정하는 다학제 ‘베스트팀’ 진료를 도입하는 등 암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암예방센터, 완화의료센터, 암지식정보센터, 개인맞춤치료센터, 흉터성형레이저센터 등 다른 암병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화센터도 연세암병원만의 강점이다.
이같은 노력으로 연간 외래환자 수는 2015년 약 49만명에서 2018년 약 58만명으로 매년 4~7%씩 성장했다. 입원환자도 2015년 약 21만명에서 2016년 24만명으로 늘어 100%에 근접한 병상가동률을 기록하고 있다.
금기창 원장은 “궁극적인 목표는 병원의 기본 설립 목표인 ‘치료를 잘하는 것’”이라며 “포기하지 않고 완치까지 환자와 함께 걸을 수 있는 연세암병원이라는 믿음을 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