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중신·이승미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김원 보라매병원 내과 교수, 김병재·김선민 산부인과 교수, 인천 서울여성병원 오익환·구자남 연구팀은 비알코올성 지방간 임산부는 임신성 당뇨병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임신성 당뇨병은 증상의 정도에 상관없이 혈중 포도당 수치가 정상보다 높은 상태로 임신 중 처음 발견되거나 시작되는 상태다. 임신 중엔 태아를 감싸고 있는 태반에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분비가 급격히 증가한다. 이들 호르몬은 췌장에서 분비돼 적정 혈당을 유지하는 인슐린의 작용을 약화시켜 임신성 당뇨병을 유발하게 된다. 국내 유병률은 2~14% 정도로 임신여성 10명 중 1명에서 발병한다.
임신 중 혈당이 조절되지 않으면 비만·거대아를 출산할 수 있고, 산모는 분만 후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연구팀은 임산부 608명을 대상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임신성 당뇨병 발병률을 조사했다. 간초음파와 혈액검사로 지방간 지수를 분석한 결과 정상적인 임산부의 임신성 당뇨병 발병률은 평균 3.2%였다. 반면 비알코올성 지방간 임산부의 발병률은 1등급 지방증은 10.5%, 2·3등급은 42.3%로 훨씬 높았다.
이번 연구결과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일반인보다 아디포넥틴 호르몬과 셀레노 단백질이 정상적으로 분비되지 않아 대사기능 장애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디포넥틴은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인슐린저항성을 개선하며, 셀레늄을 섭취했을 때 생성되는 셀레노 단백질은 항산화 작용을 한다.
박중신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임신성 당뇨병 위험이 높아 주의 깊게 관리해야 한다”며 “임신 초기, 특히 10~14주차에 간단한 혈액검사로 아디포넥틴과 셀레노 단백질 수치를 측정하면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병을 예측하는 데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당뇨병학(Diabetologia)’ 최근호에 개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