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내 생존율이 2%에 불과한 난치성 뇌암의 치료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백선하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와 조동우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교수팀은 항암치료로 증세가 호전된 환자와 암이 악화된 환자군에서 각각 암세포를 분리하고 3D 세포 프린팅기술로 특수제작된 칩에 세포를 배양한 결과 칩 내부에서 기존 항암치료와 동일한 암세포 치료반응이 재현됐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뇌암 치료시 환자 맞춤형 항암제 조합을 찾아내는 데 세포 프린팅기술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인공조직이나 인공장기를 제작할 수 있는 3D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뇌암의 가장 흔한 형태인 교모세포종 환경을 칩 형태로 동일하게 구현했다. 산소투과성이 있는 실리콘으로 칩의 벽을 프린팅하고, 그 안에 환자의 몸에서 추출한 교모세포종과 사람의 혈관세포로 이뤄진 바이오잉크를 순차적으로 프린팅해서 동심형 고리구조를 제작했다.
실제 교모세포종 환경을 구현한 칩에 세포를 배양한 결과 전통적인 체외세포 배양으로 확인할 수 없었던 세포종의 병리학적 특징이 재현됐다.
항암치료 효과가 양호했던 환자에서 분리한 3종의 교모세포종으로 제작한 칩은 암세포 생존율이 40% 이하에 그쳤다. 반면 암이 악화된 환자에게 분리한 4종의 교모세포종으로 제작한 칩들은 암세포 생존율이 53% 이상으로 높았다.
또 교모세포종 칩에 기존의 단일약물을 사용하는 표준치료법을 적용하자 암세포 생존율이 54%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적 약물조합을 시험한 칩은 암세포 생존율이 23%까지 떨어졌다.
논문 공동 1저자인 이희경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박사와 정영훈 경북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이번 연구는 3D프린팅으로 복잡한 교모세포종 환경을 구현함으로써 향후 다양한 암 칩 개발의 가능성을 높인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백선하 교수는 “이번 연구가 교모세포종 치료법 개발에 활용돼 고통받는 환자와 가족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18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