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은 후유증과 재발 위험이 높은 질환으로 생존자의 절반 이상이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후유증을 예방하려면 재활치료가 필수인데 이를 방해하는 훼방꾼이 ‘뇌졸중 후 피로’라는 장애다.
뇌졸중 후유증을 개선하려면 발병 시점부터 3~6개월까지 재활치료가 필요하다. 뇌졸중 후유증 중 안면마비, 운동장애, 언어장애, 정신혼란 등은 비교적 잘 알려졌지만 뇌졸중 후 피로는 아직 대중에게 생소한 개념이다.
문상관 경희대한방병원 중풍센터 심장순환내과 교수는 “아직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았지만 뇌졸중 후 피로는 뇌졸중 환자가 한 달 중 최소 2주 동안 피로를 느끼고 무기력함이 지속되는 증상”이라며 “가벼운 일상생활조차 힘겹고 재활치료가 더 힘들어져 회복이 더뎌진다”고 설명했다.
보통 환자의 40~70%가 이런 증상을 경험한다. 심한 탈진감과 피로감이 동반되지만 증상이 육안으로 나타나지 않아 보호자와 의료진은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문상관 교수는 “그동안 피로는 뇌졸중 후 우울증의 한 증상으로만 여겨졌다”며 “최근에는 우울증이 없는 환자도 자주 피로를 호소한다는 점에서 우울증과 다른 특별한 징후로 인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뇌졸중 후 피로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뇌졸중 발병 초기부터 치료 후 단계에 이르기까지 육체적 에너지 소모가 많아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이밖에 당뇨병, 심장질환, 수면무호흡증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같은 증상을 개선하려면 의료진과의 상담으로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특정 질환이나 약물에 의해 발생한 것인지 확인하고, 연관이 없다면 한방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한방에서는 뇌졸중 이후 신체기능이 약해지는 ‘허증(虛證)’을 원인으로 보고 치료에 들어간다. 치료엔 주로 보약을 이용한 ‘보법(補法)’이 활용된다.
문 교수는 “선행 연구결과 인삼·황기·만삼·백출·산약 등 약재로 제조한 ‘익기보혈탕’이 뇌졸중 후 피로 개선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뇌졸중 환자가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보내려면 한방치료와 재활로 뇌졸중 후 피로를 빠르게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