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 심부전센터는 인천 및 서해권역 최초로 인공심장(LVAD, Left Ventricular Assist Device, 좌심실보조장치) 수술에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센터 의료진은 지난해 12월 12일 심장이식이 필요한 말기 심부전 환자에게 인공심장을 성공적으로 이식했으며, 환자는 수술 후 관리 및 교육을 받고 최근 무사히 퇴원했다.
이번에 이식을 받은 20대 남성은 심근염에 의해 심장기능에 문제가 생겨 신체 곳곳에 혈액이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는 말기 심부전을 앓아왔다.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아 계단만 잠깐 올라도 숨이 차 운동부족과 피로감이 동반됐다. 하지만 장기기증자 부족으로 7개월간 강심제 주사에 의존해야 했다.
심부전을 앓는 환자에게 인공심장은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인공심장을 장착한 말기 심부전 환자의 2년생존율은 80%로 약물치료보다 높다. 다만 고가의 치료비와 이식비용은 선뜻 인공심장수술을 결정할 수 없게 하는 요인이었다. 다행히 지난해 9월말부터 인공심장 장치의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의 본인부담이 5%로 대폭 줄었다. 단 2년간 세 차례 이상 심장이식수술을 실시한 기관에서 수술하는 환자에 한해 사전심사 후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된다.
정욱진·최하늘 길병원 심부전센터 심장내과 교수가 환자 선정과 수술 전 준비를 맡고, 박철현·이석인 흉부외과 교수가 인공심장을 환자의 좌심실에 성공적으로 이식했다. 박철현 교수는 “이식한 인공심장은 기존 심장과 오차 없이 제 자리에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며 “현재 좌심실 기능을 수행하고 있으며 환자는 일반인과 같은 수준으로 건강을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인공심장은 기능이 떨어지는 심장 대신 인체 곳곳에 혈액을 공급해준다. 심장 끝에 구멍을 내고 인공심장을 이식하면 좌심실의 혈액을 대동맥으로 펌프질해서 혈액순환을 돕는다.
수술 후 관리와 치료는 정욱진·최하늘 교수가 맡았다. 정욱진 교수는 “이식 환자는 혼자 계단을 걷고, 운동할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며 “인공심장 이식 후 혈전과 감염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면밀한 관찰과 환자 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병원 심부전센터는 1997년 박국양 흉부외과 교수가 아시아 최초로 심폐동시이식을 시행한 뒤 35차례의 심장이식을 비롯한 고난도 말기 심부전치료를 선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