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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사회
오전 9시 오픈은 옛말 … 인건비 부담에 점심 때 문여는 병·의원들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9-01-30 21:45:03
  • 수정 2020-09-20 15: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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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저시급 8350원 책정 영향 … 탄력진료제 도입해 예약 많은 점심·퇴근시간 공략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예약 환자가 많은 점심시간 직전에 문을 열고, 대신 퇴근 환자가 몰리는 오후 8시 이후까지 운영하는 병·의원이 늘고 있다. 사진은 한 피부과의 인터넷 사이트 진료시간 안내 문구
정부의 저수가 정책 기조가 지속되고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병의원의 경영여건이 열악해지자 진료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병·의원이 늘고 있다. 환자가 상대적으로 뜸한 오전엔 진료를 보지 않는 대신 오후 진료시간을 연장해 매출 증대를 노리거나, 평일 중 하루를 휴진해 인건비를 줄이는 방식이다.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최저시급은 지난해보다 10.9% 오른 8350원으로 책정됐다. 정부 시행령에 따라 주휴수당을 포함해 한 달 209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월급을 환산하면 174만5150원 정도다.


한 달은 평균 4.35주로 계산된다. 주 40시간(하루 8시간, 주 5일 근무 기준)에 4.35주를 곱하면 월 근로시간은 174시간이 된다. 여기에 주휴수당을 지급하는 주휴시간 35시간을 더하면 총 근로시간은 209시간이 된다.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고 위반할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그동안 최소 인력으로 병원을 운영해왔던 의원급 의료기관들은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자 궁여지책으로 진료시간을 조정하거나, 아예 휴진을 감행하고 있다.

경기도 D 산부인과는 손님이 뜸한 화요일엔 휴진하고, 토요일 진료시간은 오후 5시까지에서 오후 2시까지로 단축했다. 이 병원 관계자는 “2년 새 인건비만 거의 30% 올라 부담이 만만치 않다”며 “최저임금이 오른 상황에서 기존에 주던 월급에 맞추기 위해 부득이하게 진료시간을 줄였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의 C 피부과 의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평일 오전 9시~오후 7시였던 진료 시간을 오전 11시~오후 8시 30분으로 조정했다. 이 병원 관계자는 “피부과 특성상 20~30대 젊은 여성 환자가 대부분인데 오전 9~11시 시간대엔 방문하는 환자가 거의 없다”며 “퇴근 후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은 점을 고려해 병원 오픈 시간을 두 시간 늦추고 대신 저녁 진료를 연장했다”고 밝혔다.

지방 중소 병·의원들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충남 천안의 한 치과의원은 주 1회 하던 야간진료를 아예 없애고, 평일 진료 마감을 7시 30분에서 6시 30분으로 한 시간 단축했다

중소병원급 의료기관은 무인접수기 등을 설치해 필요 인력을 줄이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서울 W정형외과 관계자는 “무인접수기 등 IT 전자기기는 당장 구입 및 설치 비용이 비싸긴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건비보다 유지비가 덜 들어 도입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한 이비인후과 의원은 환자가 비치한 태블릿 PC를 활용해 진료를 접수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인건비를 줄였다. 

최저임금 인상이 오히려 대대적인 인력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332곳을 대상으로 최저임금 인상시 대응방안을 설문조사한 결과 56%가 ‘신규채용 축소’, 41.6%가 ‘감원’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인건비 비중이 큰 병·의원에선 일반 기업보다 더 대대적인 인원 감축 태풍이 불 수도 있다.

대한평의사회 관계자는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병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신참 직원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다른 연차 직원까지도 최저임금 인상폭에 맞춰 임금을 인상해야 해 인건비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며 “간호조무사의 급여가 오르면 전문 간호직군도 더 많은 임금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고 병원이 이를 충족시키지 못해 간호인력이 이탈하면 의료사고나 서비스 질 하락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과거 인근에 문을 연 병원을 직접 찾아갔던 환자의 의료서비스 이용 행태가 인터넷 검색 후 온라인·전화로 진료를 예약하는 것으로 바뀐 것도 진료시간을 탄력 운영하게 된 배경이 됐다.

Y 피부과 의원 관계자는 “미리 병원 관련 정보를 확인하고 예약 후 방문하는 환자가 대부분인 상황에서 문을 언제 열고 닫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며 “예약 환자도 없는 시간에 혹시 찾아오는 환자가 있나 싶어 문을 열어두는 것은 비효율적인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벽이든 밤 늦게든 환자 수요가 높은 시간대에 맞춰 탄력적으로 병원을 운영하는 게 어려운 현 의료계 상황을 헤쳐나가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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