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 동탄성심병원은 지난해 11월 5일부터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음성인식 의무기록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셀바스AI의 인공지능 의료녹취 솔루션이 적용된 이 시스템은 인공지능앱에 연결된 블루투스 이어폰을 통해 말한 내용이 음성인식 기능을 통해 텍스트로 변환된다. 수술 및 회진 후 작성하는 수술기록지와 경과기록지를 음성언어를 바탕으로 작성할 수 있게 돼 의무기록 작성이 빨라졌다.
한국어와 영어를 혼용할 수밖에 없는 진료환경 특성을 고려해 두 가지 언어를 혼합해 사용해도 상황에 맞게 문서화된다. 의료계에서 많이 사용하는 약어와 의학전문용어도 정확하게 인식된다. 저장된 문서는 전자의무기록(EMR)으로 전송돼 환자 정보에 축적된다.
이 병원은 4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쳐 3개 진료과, 6명의 의료진을 선정한 뒤 1만2000개의 문장을 녹음해 인공지능시스템에 학습시켰다. 도입 후 한 달간 인공지능 솔루션을 사용한 결과 음성인식률이 90%로 높은 정확도를 기록했다.
특히 실시간으로 음성언어를 텍스트로 전환할 수 있어 의무기록 작성이 3~4배 빨라졌다. 의사 1명당 의무기록지 작성시간은 하루 평균 25분, 한 달로 계산하면 500분이 단축됐다. 전용기기만 있으면 어떤 장소에서든 작성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적시에 환자 상태를 기록할 수 있어 수술기록 작성시한 준수율도 100%로 나타났다. 또 개인의 목소리와 톤 등 언어적 특징을 바탕으로 음성이 인식돼 프로그램에 등록된 의료진 외에는 수술기록지를 대리 작성할 수 없는 정보보호 및 보안기능 역할도 한다.
병원 측은 음성 의무기록지 작성 서비스를 올해 안에 의료진 20명까지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이 솔루션이 활성화되면 외래진료실에서 의사가 컴퓨터 화면과 자판만 바라보고 환자의 얼굴이나 표정을 한 번도 쳐다보지 않는 일은 없어질 전망이다.
신동우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외과 교수는 “인공지능을 통한 음성인식 기록시스템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더 많은 진료 및 연구시간을 확보하는 데 도움될 것”이라며 “의료서비스의 질과 환자만족도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