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케어, 저수가, 경기불황 등 대·내외적 악재에 직면한 병원계 수장들은 인공지능 기반 정밀의료 실현, 바이오 연구역량 강화, 해외환자 유치를 통한 국제경쟁력 향상 등을 새해 경영방침으로 내놨다. 의사단체는 수가 인상, 의사 권익 향상을 위한 의료분쟁특례법 제정 등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은 “오는 3월 ‘인술제중(仁術濟衆) 대한외래’를 개원해 새로운 공간에서 본격적인 진료를 시작할 계획”이라며 “이에 발맞춰 외래진료프로세스를 환자중심으로 새롭게 디자인하고 기존 본관 공간을 재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연구중심병원에 바이오치료유닛이 추가 선정되는 등 모범적인 성과를 거둔 데 힘입어 관련 전임상연구를 강화할 것”이라며 “정밀의료를 비롯한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등 의료응용 분야에서도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한편 맞춤형 교육을 강화해 병원 내 전 직종이 국제경쟁력을 갖추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분당서울대병원은 러시아에 스마트병원 설립을 가시화한 데 이어 적극적인 국제교류를 계획하고 있다”며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은 서울시립병원 최초로 암센터를 개소해 의료취약계층의 중증질환 의료전달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강남센터는 검진시스템 지능화 사업과 함께 정밀의학 플랫폼과 대규모 코호트 구축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은숙 국립암센터장은 “면역세포치료제 연구를 가속화하기 위해 민간 부문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연구자 주도 창업과 기술이전 등 산업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발병률 높은 암 중심으로 센터를 개편하는 한편 희귀난치암에 대한 치료 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공성을 담보하고 신치료기술 허브로서 하드웨어를 갖추도록 부속병원 증축 공사를 이상 없이 추진하고 기존 부속병원의 리모델링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용식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장은 “지난해 어려운 의료환경에서도 조혈모세포이식 7000례, 신장이식 3000례, 흉곽기형수술 5500례 등 뛰어난 임상실적을 달성하고 혈액병원을 설립해 혈액암 분야를 선도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국내 최초로 스마트병원을 설립, 인공지능과 빅 데이터를 연구 및 임상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혁신적인 인공지능(AI) 기술을 병원시스템에 접목해 첨단의료를 선도할 것”이라며 “응급실 및 진료시스템과 예약제도를 개선하고, 환자와 의료진 모두 편안하고 안전한 진료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다짐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새해엔 수가 정상화를 위해 초·재진료를 각각 30% 인상하고 처방료를 부활하키는 방안을 정부와 논의할 것”이라며 “2017년 보장성 강화 정책(문재인 케어) 추진에 있어 정부가 일방적으로 비급여의 전면적인 급여화를 강행하면 의정합의 파기로 간주하고 다시 강력한 대정부 투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의 의료행위 결과만을 놓고 형사처벌하는 것을 법적·제도적으로 막기 위해 의료분쟁특례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하는 한편 의사들의 진료선택권 확보를 위해 협회 산하에 의료감정원 설립 등을 추진하겠다”며 “선진국형 의사면허 관리기구 설립, 전공의특별법 준수, 무면허 의료행위 근절을 통해 올바른 진료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한방 무면허 의료행위 근절을 위한 법적·제도적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영진 대한병원협회 회장은 “새해 창립 60주년을 맞아 정부 및 유관단체와 통큰 대화로 상생할 수 있는 의료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라며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자세로 우리 스스로를 자정하고 회원 간 조화롭게 소통할 수 있도록 화합, 포용, 신뢰, 섬김을 최우선 가치로 혜안과 추진력을 가지고 전력투구하겠다”고 밝혔다.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있는 문재인 케어, 치매국가책임제 등 국정과제를 단계별로 차근히 추진하고, 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약국 퇴출을 위한 특별사법경찰관 권한을 부여받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