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혁 연세대 강남세브란스 암병원 대장암센터 교수팀이 지난 21일 ‘종양감축술 후 복강내 온열 항암화학요법(HIPEC, 하이펙)’ 300례를 달성했다.
백 교수는 미국 워싱턴 암연구소에서 하이펙 연수를 받은 후 2014년 7월 세브란스병원에서 처음 실시했다. 이후 강남세브란스병원으로 근무지를 옮겨 지난해 3월 100례를 돌파했고 1년 9개월여 만에 300례를 달성했다.
하이펙은 복막전이가 있는 대장암 4기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로 종양을 제거한 뒤 41~43도의 항암제를 복강 내로 순환시켜 복막 내 남아있는 암종을 치료한다. 기존 전신 항암제가 복막에 흡수되기 어렵다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눈에 보이는 크기의 암종은 수술로 제거하고, 이후 항암제를 복강 내에 투여해 남아있는 미세한 암종을 제거한다. 41~43도에선 약물흡수율과 종양제거율이 높아져 실온 치료보다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2013년 신의료기술로 허가돼 대장암, 위암, 난소암 등의 복막전이 치료에 사용되고 있지만 널리 활용되지는 못하고 있다. 수술 중 항암요법을 병행하기 때문에 기존 전신항암화학요법보다 외과의사의 많은 노력과 시간을 요구하고, 더 많은 의료진이 필요하다. 또 육안으로 보이는 암종을 수술로 모두 제거해야 제대로 된 효과를 볼 수 있어 수술난이도가 높고 수술 후 관리도 중요하다.
백승혁 교수는 “하이펙 100례는 2년 넘게 걸렸지만 300례는 1년 9개월 만에 달성할 정도로 강남세브란스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며 “하이펙은 대장암 외에도 복막가성점액종, 중피세포종 등의 치료에도 뛰어난 효과를 나타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