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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치료제 경쟁 서막 올라 … 복제약 도전 성공할까
  • 손세준 기자
  • 등록 2018-12-04 17:15:35
  • 수정 2020-09-18 01:5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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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90개 제품 출시 … 마케팅경쟁·약가부담 속 금연치료 확대 ‘긍정’

한국화이자제약의 금연치료제 ‘챔픽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한국화이자제약의 금연치료제 ‘챔픽스(성분명 바레니클린타르타르산염)’와 이 성분의 복제약은 총 62개다. 지난달 14일 복제약 출시가 가능해진 이후 국내 제약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제품을 출시해서다. 올해 안에 챔픽스 복제약으로 20여개 제품이 추가 등록을 앞두고 있어 총 90여개 제품이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챔픽스는 국가금연치료지원사업 의약품에 포함돼 부프로피온(bupropion) 성분인 한미약품 ‘니코피온’,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웰부트린’ 등과 함께 의사의 처방을 받아왔다. 그러나 부프로피온은 원래 우울증 치료제에서 출발해 금연효과도 부수적으로 발휘하는 약이어서 대다수 의사는 챔픽스를 중심으로 처방해왔다. 화이자는 담뱃값 인상과 정부 금연정책의 최대 수혜자로 지난해 국내 매출액만 65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4년 100억원 수준이었던 금연치료제 시장은 보건복지부의 금연치료 프로그램 시행으로 2017년 1000억원 규모로 급성장했는데 그 과실의 대부분을 챔픽스가 따먹어 업계의 선망과 질시를 동시에 받고 있다.

복지부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금연 프로그램을 이수한 사람에게 전체 치료약제비의 20%에 해당하는 본인부담금을 전액 환급해준다. 이 프로그램은 총 12주 범위 내에서 지원되며 건강보험공단은 약가 상한액의 80%를 제약사에 지급하게 돼 있다. 최대 3회까지 참여할 수 있고 3회째는 본인부담금 없이 참여할 수 있다.

이에 국내 제약사들은 2016년에 물질특허 기간이 2020년까지 남은 챔픽스에 대한 염변경 제품의 특허 존속기간 저촉 무효소송을 제기해 지난 4월 승소하면서 지난달 14일부터 복제약을 내놓고 있다. 챔픽스가 바레니클린타르타르산염인데 비해 염변경한 제품은 대부분 성분명이 바레니클린살리실산염, 바레니클린베실산염일수화물, 바레니클린옥살산염수화물 등이다.

바레니클린은 뇌에 있는 니코틴 수용체에 직접 작용하는 동시에 도파민 재흡수를 억제한다. 담배를 피우고 싶은 생각이 들면 니코틴이 니코틴수용체에 달라붙어 도파민을 분비하고 이 때 도파민이 뇌에 행복감, 만족감 등을 가져다 줘 중독성을 유발한다. 바레니클린은 도파민의 재흡수(소실)를 억제해 금연으로 인한 니코틴 금단증상(우울증 등)을 줄여준다.

챔픽스 제네릭이 동시다발적으로 출시됐으나 아직 현장반응은 미지근하다. 금연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챔픽스라는 브랜드에 대한 높은 선호도를 가지고 있어서다. 일반적으로 같은 가격이면 오리지널 약을 선택하는 게 소비자의 성향인 만큼 난립하는 복제약에 대한 시장반응이 어떻게 나올지 미지수다.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이모 약사는 “처방전대로 약을 주면 왜 복제약을 주냐고 불평하는 사람이 꽤 있다”고 말했다.

제약회사는 이러한 부분을 의식해 제품 홍보를 위한 브랜드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웅제약은 ‘챔키스정’, 일동제약은 ‘챔탑스정’ 등 오리지널 약과 비슷한 이름으로 허가를 냈다. 한미약품은 ‘노코틴’,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스토바코’ 등 니코틴과 토바코(담배)를 중단한다는 메시지를 제품명에 담았다. 이어 보령제약의 ‘연휴정’은 포장에 해와 달을 넣어 아침, 저녁에 맞춰 복용하도록 환자 편의를 반영했다.

하지만 정부가 금연치료 관련 예산을 삭감하고 약가가 기존 1800원에서 1100원으로 상한선이 낮아져 경쟁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챔픽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복제약이 용량에 상관없이 1100원으로 약가를 산정한 가운데 종근당은 선제적으로 약가 차별화에 나섰다. 이 회사의 ‘챔클린정’은 0.5mg과 1mg 제품 가격을 각각 500원, 1100원으로 나눠 신청했다. 제일약품의 ‘제로픽스정’과 대웅제약의 ‘챔키스정’은 용량과 관계없이 770원으로 신청했다. 제약업계는 상대적으로 오리지널 약 대비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복제약이 낮은 약가 산정으로 인해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화이자는 국내 업체의 거센 복제약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9월 탄탄한 국내 판매망을 확보한 유한양행과 공동판매를 시작했다.

이같은 제약사의 경쟁은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고 금연을 고려하는 사람들의 참여 욕구를 늘리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 기업 차원의 직원 금연 프로젝트가 속속 마련되는 현상도 제약업계엔 고무적이다. .

금연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경북 성주의 권성진 씨(38)는 “평소 하루 한값 반을 피우다가 반신반의로 챔픽스를 먹기 시작했는데 두달만에 담배를 끊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효과는 좋은데 매일 끔찍한 악몽을 꾸게 돼 의사와 상담했더니 용법을 착각해 하루 3회 이상 과도하게 복용한 게 문제였다”며 부작용 경험담을 들려줬다.

바레니클린은 부작용으로 드물게 악몽, 우울증, 불면증 등이 동반될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이 금연에 성공했고 다른 치료제보다 효과가 뛰어나다는 게 다양한 연구결과로 증명됐다. 챔픽스는 복용 후 40주 되는 시점에서 금연유지율이 22.1%를 달성한 반면 웰부트린은 16.4%, 플라시보(가짜약)는 8.4%에 그쳤다. 정확한 복용방법을 따른다면 금연의 문턱을 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는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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