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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중독증, 발작·경련에 간·신장 기능장애까지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8-09-28 08:55:39
  • 수정 2020-09-16 13:4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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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세 이전·35세 이후 임신, 비만·당뇨 고위험군 … 태반 혈류공급 장애시 태아 생명 위험
30주 이전에 임신중독증을 진단받은 산모는 다음 임신시 재발률이 약 40%로 높은 편이다.
최근 탤런트 추자현 씨가 방송을 통해 첫 아이 출산 당시 임신중독증을 겪은 사실을 공개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임신중독증(전자간증)은 임신 중에 고혈압성 질환이다. 매년 전세계 임신부 7만6000명과 태아 50만명이 임신중독으로 사망하며, 국내에서도 연간 약 1만명의 임신부가 진단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신 중 고혈압은 혈압이 140/90㎜Hg 이상인 상태다. 임신 전부터 고혈압이 있었거나 임신 20주 이전에 진단되면 만성고혈압, 임신 20주 이후에 새로 발견되고 출산 후 12주 이내에 혈압이 정상이 되면 임신성 고혈압이라고 한다. 

임신 20주 이후에 혈압이 정상 수치를 웃돌거나, 소변검사에서 단백뇨가 검출되거나, 혈액검사에서 혈소판수치 감소 및 간·신장기능 저하가 발견되거나 초음파 측정 시 태아의 예상 체중이 임신 주수에 비해 작거나, 폐부종·상복부통증·두통·시야흐름 등이 동반되면 임신중독증 또는 전자간증으로 진단한다. 여기에 경련 증상이 동반되는 것을 자간증이라고 한다. 

임신 초기 착상시 태반발달 단계에서 혈관 형성에 이상이 생겨 태반으로의 혈류공급에 장애가 생기는 게 주요인이다. 이로 인해 산모와 태아에게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여러 합병증이 동반된다.

김희선 인제대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임신중독증은 고혈압, 부종, 단백뇨, 체중증가 등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나고 질환이 심해질수록 두통, 상복부통증, 폐부종이나 흉수로 인해 호흡곤란, 시야흐름, 소변량 감소, 경련 등이 동반된다”며 “태아초음파 검사시 태아의 태동이 감소하거나, 임신 주수에 비해 저체중이면 임신중독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신중독증은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태반 혈류 공급장애가 주된 원인이므로 갑작스런 태아사망, 저체중아 출산, 조산의 원인이 된다. 산모의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발작경련이 나타나고 혈액응고장애로 인한 간파열·뇌출혈, 간기능장애, 신장기능장애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산모 나이가 20세 이전 또는 35세 이상이거나, 비만·당뇨병·고혈압·신장질환 병력이 있거나, 다태임신 경험이 있는 산모는 임신중독증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또 첫 임신 당시 임신중독증을 겪었다면 다음 임신에서 재발할 확률이 높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30주 이전에 임신중독증을 진단받은 산모는 다음 임신시 재발률이 약 40%, 임신 37주경에 진단받은 산모는 다음 임신시 재발률이 23%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중독증은 대부분 출산하면 증상이 완화되거나 사라진다. 하지만 임신 주수가 이른 시기에, 특히 임신 34주 이전에 발생할 경우 산모와 태아 모두 위험할 수 있어 조산이더라도 분만을 결정하게 된다. 태아심박동모니터 상에서 태동이 감소하거나 태아 체중이 임신 주수에 비해 매우 작거나, 산모의 혈압이 조절되지 않거나 폐부종·소변량 및 혈소판 수치 감소, 간·신장기능 저하 등 소견이 나타날 때 분만이 필요하다.

분만은 먼저 자연분만을 시도하고 산모와 태아의 상태가 좋지 않아 빠른 분만이 필요할 땐 제왕절개를 실시한다. 

보통 분만 후 12주 이내에 혈압이 정상화된다. 하지만 정상 산모와 달리 출산 후 심혈관질환이나 뇌혈관질환, 당뇨병, 단백뇨를 동반한 신장질환 등으로 악화될 수 있다. 2018년 한국인을 대상으로 실시된 연구결과 임신중독증 산모의 4%에서 분만 후 1년 이내에 심혈관질환이 발생했다.

임신중독증을 예방하는 방법은 저염식이와 적절한 운동이다. 최근 비타민 C·D·E 같은 항산화제 복용이 도움된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됐지만 약물이나 음식의 임신중독증 예방 효과는 임상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

임신 전 고혈압·당뇨병·비만·신장질환 등 내과질환, 자가면역질환 병력이 있는 사람은 미리 의사와 상담하고 원인질환을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김희선 교수는 “유병률이 높은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는 진료 후 항고혈압제나 인슐린 처방으로 몸 상태를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며 “저용량의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임신중독증 재발률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됐지만 의사의 처방 없이 복용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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