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과학대 강남차병원은 산모 뱃속에 거꾸로 있는 아기(역아)의 자연분만을 돕는 역아외회전술클리닉을 신설하고 12일부터 본격 진료에 들어갔다.
역아외회전술(ECV, External Cephalic Version)은 태아의 머리가 자궁 입구 반대쪽으로 향한 역아일 때 초음파검사로 태아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전문의료진이 직접 산모의 복부를 손으로 만져 태아의 위치를 돌리는 시술법이다.
클리닉은 전문의료진이 역아외회전 시술로 자연분만 출산 성공률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실시간으로 태아와 산모의 상태를 확인하면서 별도의 마취없이 산모의 복부 바깥에서 역아회전술을 시행해 안전성이 높다.
시술은 태아의 성장과 임신 주수를 고려해 36~37주에 실시하며, 시술엔 5~10분이 소요된다. 태아가 정상 위치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한 손으로 태아의 머리를 아래 방향으로 밀고, 다른 손으로 엉덩이는 위로 밀어 올린다. 태아가 바로 돌지 않으면 1~2시간 쉬었다가 다시 시행할 수 있고 총 2~3회 반복한다.
시술 후에는 초음파로 태아가 정상 위치로 움직였는지 확인하고 태아감시장치로 태아의 심박동 이상 유무 및 움직임 상태 등을 점검한다. 역아외회전술을 통해 정상 위치로 돌아온 태아가 다시 역아로 돌아가는 경우는 많지 않다.
전체 임신부 중 약 3~4%에서 태아가 출산 시까지 역아 상태로 유지한다. 양수과다 혹은 과소증, 자궁이완, 자궁기형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지만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기도 한다. 역아를 자연분만으로 출산하면 제대(탯줄) 탈출, 난산으로 인한 주산기질병 등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어 제왕절개를 실시한다. 최근에는 제왕절개에 따른 합병증, 항생제 부작용, 켈로이드 체질 등으로 인해 역아외회전술을 받고 자연분만하는 산모가 증가하는 추세다.
김수현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역아인 상태로 자연분만하면 출산 시 태아의 머리나 탯줄이 산도에 끼어 저산소증이 동반되고, 이로 인해 태아의 합병증 발생률이 높아질 수 있다”며 “제왕절개가 아닌 자연분만을 원하는 역아산모는 역아외회전술이 가능한 병원에서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해 태아와 산모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시술을 결정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단 모든 역아 산모들이 역아외회전술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궁수술, 전치태반, 자궁기형 이력이 있는 산모는 역아외회전술을 통한 자연분만이 불가능하다.
강남차병원은 최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3기 산부인과 전문병원으로 지정됐다. 지난해 고위험 임산부 집중치료실을 개설, 소아청소년과와 신생아집중치료실(NICU)과 연계한 고위험 산모와 태아 진료시스템을 갖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