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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 뇌전증 약물치료 단축 가능성 규명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8-09-03 17:46:22
  • 수정 2020-09-16 00: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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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희·김헌민·최선아 교수 연구 … ‘양성 롤랜딕뇌전증’ 평균 11.9세에 비정상 뇌파 사라져

황희·김헌민·최선아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황희·김헌민·최선아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팀은 국내에서 흔한 소아청소년 뇌전증 환자의 발병 연령별 뇌파 정상화 시기를 밝혀 약물 사용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게 됐다고 3일 밝혔다.

과거 간질이라 불렸던 뇌전증은 인구 1000명당 약 7명이 앓는 것으로 알려진 비교적 흔한 만성 신경계질환이다. 경련성 뇌질환의 하나로 뚜렷한 원인이 없어도 반복적인 발작 증세를 일으킨다. 뇌전증 종류는 수십 가지로 매우 다양해 발병 연령, 발작 종류, 뇌파·뇌 영상 소견 및 경과 등이 환자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따라 각기 다른 치료법을 고려하게 된다.

이 중 소아청소년기에 가장 흔히 발병하는 ‘양성 롤랜딕 뇌전증(BRE, benign Rolandic epilepsy)’은 중심 측두부 극파를 보이는 소아기 양성 뇌전증이다. 특징적인 뇌파가 관찰되며 주로 수면 중에 발생한다. 대부분 소아 시기에 발병한 뒤 청소년이 되면 자연적으로 사라져 별도로 항경련제를 투여하지 않고 경과를 지켜보게 된다. 다만 발작이 자주 발생하거나, 길게 지속되거나, 수면 중이 아닌 낮에 일어날 경우 항경련제 투여 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뇌가 활발하게 성장하는 소아청소년기에 약물을 언제까지 복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여러 주장이 엇갈렸다. 뇌파 이상으로 인한 발작이 한동안 나타나지 않아도 뇌파가 정상화되는 구체적인 시기를 판단하기 어렵고, 재발 우려 탓에 약물치료를 중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황 교수팀은 양성 롤랜딕 뇌전증 환자의 뇌파 정상화 시기를 상세히 밝혀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팀은 미국 필라델피아 어린이병원 뇌전증센터 데니스 들루고스 박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양성 롤랜딕 뇌전증 환자 134명의 뇌전증 발병부터 완화까지 일련의 과정을 최장 10년간 추적관찰했다.

뇌파 분석 결과 양성 롤랜딕 뇌전증 환자의 비정상적인 뇌파가 사라지는 연령은 평균 11.9세였으며, 환자 전체의 뇌파가 만 17세 이전에 정상으로 돌아왔다. 발병 후 뇌파가 정상화되기까지 평균 3.76년이 걸렸는데 짧게는 1년부터 가장 길게는 10년까지 다양했다.

연구팀은 항경련제 약물치료를 받지 않은 그룹에서 비정상 뇌파가 지속되는 시간이 약물치료를 받은 그룹보다 짧은 것을 확인했다. 약물치료가 뇌파를 꼭 정상화하는 것은 아니라는 결과다. 또 뇌파에 이상이 있더라도 1~2년 이상 발작 증세가 없으면 투여 약물을 감량하고 점진적으로 중단하는 게 안전한 것을 확인했다.

김헌민 교수는 “양성 롤랜딕 뇌전증은 소아가 일정 연령이 될 때 사라지는 예후가 좋은 질환임에도 치료를 오래 지속하는 경우가 많다”며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연구는 뇌파 정상화 시기 및 연령 등 뇌전증 치료법 결정에 도움이 되는 요인을 밝히고, 궁극적으로 뇌전증 치료를 위한 약물 사용기간을 최소화해 성장기 소아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소아신경분야 국제학술지인 ‘두뇌발달(Brain&Development)’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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