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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교수팀, 세계 최초 생체간이식 5000례 달성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8-08-08 19:42:26
  • 수정 2020-09-15 18:5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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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술성공률 97%, 기증자 사망·합병증 없어 … ‘2대1 생체간이식’ 500례 성과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교수가 8일 500번째 ‘2대1 생체간이식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교수팀은 1994년 첫 이식 후 24년 만에 생체간이식 5000례, 2대1 생체간이식 500례를 달성했다고 8일 밝혔다. 이 교수팀은 지난 2일 말기 간경화 환자 전모 씨(58·여)에게 전 씨의 아들 김모 씨(25)의 간 일부를 이식하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함으로써 5000례를 달성했다. 뇌사자 기증 간이식수술 1023례를 더하면 전체 건수는 6000례가 넘는다.

이 병원은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성적인 수술성공률 97%를 기록 중이다. 이같은 수치는 생체간이식이 뇌사자 간이식보다 기술적으로 더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압도적인 성과다. 생체간이식수술은 뇌사자 간이식에 비해 수술이 복잡해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다.   
 
5500명 이상의 간 기증자도 단 한 건의 사망이나 심각한 합병증 없이 건강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기증자 복강경수술로 최소절개 간절제술을 실시해 흉터를 최소화했다. 지난해 시행된 361건의 생체간이식수술에서는 원내 사망률 0%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현재 미국은 전체 간이식 중 95% 이상이 뇌사자 간이식수술이지만 서울아산병원은 전체 간이식 중 80% 이상이 생체간이식이다.

또 이승규 교수팀은 지난 8일 ‘2대1 생체간이식’ 500례를 달성했다. 이 교수가 2000년 3월 세계 최초로 성공한 이 수술법은 기증자 조건에 맞지 않아 생체간이식 수술이 불가능한 말기 간질환 환자에게 기증자 두 명의 간 일부를 각각 기증받아 동시에 이식한다. 수술 성공률이나 생존율은 기존 1대1 생체간이식 수술과 동등하다. 이전까지는 기증자 간의 좌·우엽 비율이 기준에 맞지 않거나, 지방간이 심하거나, 수혜자 체격에 비해 기증 간의 크기가 지나치게 작으면 기증자 한 명으로 간이식수술이 불가능했다.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은 기증자 두 명의 간절제술과 수혜자의 이식수술, 즉 세 명의 수술이 동시에 이뤄져 수술과정이 훨씬 복잡하다. 수술 한 번에 15~16시간이 소요되고 24시간 이상 진행되기도 한다. 외과 의사만 12명, 마취통증의학과 의사 3명, 수술방 간호사 12~15명, 회복실 간호사 6명 등 총 30명 이상의 의료진이 필요하고 중환자실과 의료장비 등 모든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 이런 이유로 2대1 생체간이식은 간이식을 전공으로 하는 외과의사에게 ‘꿈의 수술(The Dream of surgeon)’로 불린다. 현재 전세계 2대1 생체간이식수술의 95% 이상이 서울아산병원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러시아 등 해외 환자가 꾸준히 찾고 있다. 

60년 전 한국 의사를 가르쳤던 미국 미네소타대병원 의료진이 생체간이식을 배우기 위해 2015년 11월부터 서울아산병원을 직접 찾고 있다. 미국, 독일, 영국, 네덜란드, 스페인, 이탈리아, 일본, 중국, 홍콩 등 최근 3년간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을 찾은 해외 의학자 수만 1500여명에 달한다.

이 병원은 또 아시아 저개발국가 의료 자립을 위한 ‘아산 인 아시아(AIA) 프로젝트’로 간이식 기술을 전수해왔다. 2011년부터 몽골 32건, 2012년부터 베트남 22건을 현지 의료진과 함께 실시했으며, 이후 몽골은 18건의 간이식을 자체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승규 교수는 “말기 간질환을 앓는 절체절명의 중증환자를 살리려는 마음 하나가 ‘생체 간이식 5000례, 2대1 생체간이식 500례, 전체 간이식 6000례’라는 세계적인 기록으로 이어졌다”며 “세계 의료계에서 ‘생체간이식 메카’로 자리잡은 가장 큰 원동력은 생명을 살리기 위한 팀원들의 협력과 열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및 전세계 간이식 발전을 선도하는 4차 의료기관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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