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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I·CT 조영제 부작용 사전 피부검사도 무용지물, 고위험군은?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8-07-02 20:25:00
  • 수정 2020-09-14 12:4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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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민반응 경험 부작용 위험 68배 높여, 가족력도 해당 … 신장기능 저하자 위험

MRI검사에 사용하는 가돌리늄조영제는 신기능이 떨어진 환자에서 신원성 전신섬유증을 유발할 수 있다.
과거에 비해 건강검진이 활성화되면서 각종 질환의 조기진단율이 높아졌지만 조영제 부작용이라는 새로운 문제가 야기됐다. 최근 서울의 한 유명 대학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던 A 씨가 치료경과를 보기 위해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받은 뒤 조영제 부작용에 따른 아나필락시스 쇼크 증상으로 사망했다. 직접적인 사인인 아나필락시스 쇼크는 항원·항체 면역반응에 이상이 생겨  원인이 돼 발생하는 급격한 전신 이상 증세다. 증상으로 호흡장애·천명·부종·히스테리구·구토 등이 나타나는데 조영제로 인한 발생 확률은 10만분의 1로 매우 희귀한 사례다.

조영제 사용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흔한 것은 아니지만 중증·경증 부작용 사례는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3년간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조영제 위해사례는 2014년 37건, 2015년 28건, 2016년 41건 등 총 106건으로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106건 중 전신두드러기·안면부종 등 중등증이 49건(46.2%), 아나필락시스쇼크·심정지 등 심각한 중증이 25건(23.6%)으로 위험한 부작용이 전체의 69.8%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조영제는 CT나 자기공명영상(MRI) 같은 진단검사 시 음영을 조절해 내부조직이나 혈관의 상태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 약품이다. 하지만 조영제 투여 후 가려움증, 두드러기, 경련 등 이상반응을 호소하는 환자가 종종 있다.

부작용 발생률은 낮지만 과거에 한번이라도 이상반응을 경험했다면 주의해야 한다. 올해 초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서울대병원, 중앙대병원, 경북대병원, 충북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전남대병원, 창원경상대병원 등 7개 병원에서 조영제를 사용한 환자 19만4493건를 대상으로 약물 이상반응 위험인자를 조사했다.

그 결과 조영제의 이상반응 발생률은 0.7%로 낮았지만 과거 이상반응을 경험했거나, 이상반응 경험 가족력이 있거나, 알레르기질환을 앓는다면 이상반응 발생률이 급격히 올라갔다.


구체적으로 과거 조영제 이상반응을 경험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조영제 부작용 발생률이 68배나 높았다. 이상반응 경험 가족력이 있으면 14배, 알레르기질환이 있으면 7배 상승했다.


당뇨병치료제(메트포르민), 항암치료제(인터루킨), 혈압·부정맥치료제(베타차단제) 등도 조영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이들 약을 복용 중인 사람은 사전에 의료진에게 고지해야 한다.

조영제 투여 후에는 3일 이내 특별한 원인 없이 신장기능이 저하되는 ‘조영제 신독성’이 나타날 수 있다. 일반인은 자연스럽게 원상 회복되지만 신장기능이 저하된 환자나 70세 이상 고령자는 자칫 위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MRI검사에 사용하는 가돌리늄조영제는 신기능이 떨어진 환자에서 신원성 전신섬유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 질환은 피부가 가렵고 두꺼워지며 심할 경우 거동이 불편해지면서 심장·폐기능이 떨어져 사망에 이르게 된다.


임신 중 방사선을 이용하는 영상검사를 받아야 한다면 의사의 판단에 따라 조영제를 사용한 뒤 출산 첫 주에 신생아의 갑상선기능을 확인해야 한다. 신장기능이 정상인 여성은 수유 중 조영제를 사용해도 정상적으로 모유수유를 할 수 있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와 대한영상의학회는 조영제 이상반응에 대한 여론의 지나친 우려를 경계하고 나섰다. 이들 학회는 지난 5일 성명서를 통해 “최근 한국소비자원의 조영제 부작용 지적으로 여론이 커졌다”며 “조영제는 CT나 MRI 등 진단 촬영에 필수적인 의약품으로 극히 일부인 부작용을 우려해 검사를 망설이다가 병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영상의학회 관계자는 “조영제 이상반응 빈도는 정확히 파악하기가 어려운데 조영제 과민반응의 유병률은 0.5~2% 정도로 추정된다”며 “조영제 과민반응을 위해 피부시험을 시행 중이지만 예측률이 낮아 ‘미국 조영제 관련 지침(ACR)’, ‘유럽 조영제 관련 지침(ESUR)’, 국내 지침에선 권고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학회 측은 조영제 부작용의 사전예방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발병 후 즉각적인 처치 및 보고시스템 구축 △조영제 과민반응 병력 관리 및 재발생 방지 전처치 프로그램 운영 △가이드라인 보급과 의료기관 내 관리기구 운영 등 사후조치를 강화해야 강조했다.

조영제 부작용 위험을 최소화하려면 투여 후 몸 상태를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 강혜련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약물과민반응의 일차적 예방법은 회피이지만 최초 검사에서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과거 과민반응을 경험한 환자는 스스로 검사 전 전문의에게 해당 사실을 알리고 상담받아야 한다”며 “과민반응은 대개 사용 직후부터 1시간 이내 발생하므로 검사 후 약 30분 이상 병원에 머물며 몸 상태를 관찰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전신두드러기, 안면부종, 저혈압쇼크 등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진에게 알려 응급조치를 받는다. 검사 후에는 몸에 남아있는 조영제를 배출하기 위해 수분을 충분히 섭취한다. 과거에 조영제 이상반응을 경험한 환자는 가급적 조영제 사용을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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