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이자제약은 금연치료 보조제 ‘챔픽스’(성분명 바레니클린, varenicline)가 두 건의 글로벌 3상 임상연구인 ‘CATS’와 ‘EVITA’에서 효과와 심혈관계 안전성이 재입증됐다고 30일 밝혔다.
이 회사는 이날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세계 금연의 날’(5월 30일)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 임상결과를 발표했다. 챔픽스는 니코틴수용체에 붙어 도파민이 소량씩 지속적으로 분비되도록 해 금단증상과 흡연 욕구를 줄여준다.
CATS는 부프로피온(bupropion)·니코틴패치·위약 등과 비교해 챔픽스의 신경정신과적 안전성을 확인한 글로벌 3상 임상 ‘EAGLES’의 연장연구다. 금연치료 임상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시행된 EAGLES에 참여한 전체 8058명 중 459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EAGLES 연구에서 12주간 치료하고 12주간 관찰한 다음 CATS 연구에서 28주간 추적관찰했다. 1차 평가변수는 금연치료 중 주요 심혈관계 이상반응(MACE, major adverse cardiovascular events)이 일어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었고, 2차 평가변수는 MACE를 비롯해 말초동맥질환, 울혈성 심부전, 불안정형 심부전, 심각한 부정맥 등 발생으로 인한 입원 등이 설정됐다.
흡연자들은 4주마다 모든 이상반응, 혈압, 심박수, 니코틴 사용 및 일산화탄소 배출 정도 등을 검사받았다. 연구 결과 챔픽스 투여군은 부프로피온·니코틴패치·위약 등 세 투여군과 비교해 심혈관계 이상반응, 혈압, 심박수 등 변화에서 차이가 없었다. 결과는 지난달 10일 ‘미국의사협회저널’(JAMA)에 게재됐다.
EVITA는 심혈관질환을 앓고 있는 흡연자를 대상으로 위약 대비 챔픽스의 효과와 심혈관계 이상반응 관련 안전성을 확인한 연구다. 미국·캐나다에서 심근경색 등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으로 입원한 총 302명은 퇴원 전에 금연치료를 시작해 12주간 챔픽스 또는 위약을 투여했다. 연구진은 총 24주간 추적관찰하면서 이들 환자의 금연 여부, 일산화탄소 수치 등을 검사했다.
연구 결과 1차 평가변수인 24주차에 측정한 금연율은 챔픽스 투여군이 47.3%로 위약군(32.5%)보다 높았다. 2차 평가변수는 지속적인 금연 여부와 부작용 등이었다. 챔픽스 투여군과 위약 투여군은 이상반응으로 인한 치료중단율이 각각 11.3% 대 12.8%, MACE 발생률이 4% 대 4.6%로 비슷했다. 결과는 ‘미국심장협회지’(AHA) 2015년 11월호에 실렸다.
이기헌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금연하면 심근경색 발병위험을 줄일 수 있지만 담배를 줄이는 것만으로는 그렇지 못하다”며 “금연하면 체중·혈당 증가가 동반돼도 심혈관 보호효과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이미 당뇨병이 생긴 후엔 금연으로 인한 이득이 줄어들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대한금연학회는 정부에 ‘궐련형 전자담배’를 ‘가열담배’로 명칭을 변경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의료진에게 금연을 목적으로 가열담배를 흡연자에게 권고하지 않도록 교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