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는 성인 만성 C형간염치료제 ‘하보니’(성분명 레디파스비르·소포스부비르, ledipasvir·sofosbuvir)가 내달부터 유전자형 1형 전체로 건강보험이 확대 적용된다고 29일 밝혔다.
이 회사는 이날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하보니 급여 확대의 의미를 되짚었다.
그동안 하보니는 유전자형 1b형을 제외한 1형(1a형) 또는 유전자형 1b형 중 다클라타스비르(daclatasvir, 대표약 한국BMS제약 ‘다클린자’)와 아수나프레비르(asunaprevir, BMS제약 ‘순베프라’) 병용요법으로 치료할 수 없는 환자에서만 급여가 인정됐다. 이번 급여 확대 및 가격 인하로 환자 접근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클라타스비르와 아수나프레비르 병용요법을 투여할 수 없는 대상은 △비대상성 간경변증 △간이식후 재발 △부작용 △NS5A 유전자의 내성관련변이(resistance associated variants, RAV)로 L31 또는 Y93 위치에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다.
이 자리에서 최문석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국내 C형간염 관리 현황과 개선 방안’을 주제로 강연했다.
C형간염은 간경화·간암으로 악화되기 전까지 증상이 없는데다 예방백신이 아직 개발되지 않아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국내 환자는 약 30만명으로 추산되는데 2016년 기준 진료인원은 5만명에 불과할 정도로 질환 인지도가 낮다. 1회용 주사기 재활용 등으로 집단감염 사건이 발생할 때 반짝 관심에 그치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사회적 부담이 큰 중증 간질환으로 진행하는 것을 효율적으로 예방하려면 국가 생애전환기검진에 C형간염 항체검사를 도입하는 게 시급하다”며 “정부가 C형간염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해 국가암검진으로 간암 관련 항목에 B형간염 및 C형간염 항체검사를 모두 포함한 것과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C형간염검사 시범사업’ 결과 생애전환기검진으로 1회 선별검사를 하는 것만으로도 사회적 부담이 상당히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하지만 C형간염은 국가 검진항목에 들어가기 위한 조건인 유병률 5% 이상 또는 사망률 10만명당 10명 이상을 충족하지 못해 추진력을 잃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하보니 등 경구 투여하는 직접작용제(DAA, direct antiviral agent)는 기존 치료제인 인터페론(interferon) 요법 대비 완치율과 복용 편의성이 높다”며 “유전자형을 아우르고, 치료기간을 단축하는 단계까지 기술이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SVR12는 치료종료 후 12주째에 혈중 C형간염바이러스 RNA가 검출되지 않은 상태로 잠정적인 완치를 의미한다”며 “다만 간세포암이나 재감염이 발생할 위험이 여전해 간섬유화가 진행된 간경변증 환자, 정맥주사제 남용자 등은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보니 8주요법은 간경변이 없고, 초(初)치료인 환자 중 C형간염바이러스(HCV) RNA가 600만단위/㎖이하인 환자에서 하보니 12주요법과 동등한 수준의 완치율을 보였다. 지난해 ‘대한간학회 C형간염 진료 가이드라인’에도 이같은 내용이 반영됐다.
하보니는 단백분해효소억제제(PI, protease inhibitor) 성분이 포함되지 않아 차일드퓨(Child-Pugh) B 또는 C 등급의 간경변, 간이식후 환자 등 치료가 까다로운 중증 간질환 환자도 복용할 수 있다. 유전자형 1형 치료 전 NS5A 내성변이 검사를 받지 않아도 급여가 인정된다.
하보니는 급여 확대와 함께 약가도 53.3% 낮아졌다. 또 길리어드의 유전자형 1~4형 C형간염치료제인 ‘소발디’(소포스부비르)도 48.3% 인하됐다. 이로써 두 약은 12주 표준치료 기준 급여가가 각각 2000만원대에서 1000만원대로 저렴해졌다.
하보니는 레디파스비르 성분과 소발디 성분인 소포스부비르를 결합한 복합제다. 하보니와 소발디는 식사 여부와 관계없이 1일 1회 1정 복용한다. 국내 임상 결과 하보니는 유전자형 1형에서 99%의 완치율을, 소발디는 유전자형 2형에서 97%의 완치율을 각각 기록했다. 글로벌 리얼월드 연구를 통해 실제 진료현장에서도 임상연구와 동등한 수준의 효능과 내약성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