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통제되지 않는 사회적 병폐를 암세포 같다고 한다. 암세포는 무한증식하고 죽지도 않으며 정상세포를 괴롭힌다. 주위에 누가 암에 걸리면 잠시 관심을 갖지만 대개는 실체를 모르고 헛짚다가 치료시기를 놓치고 독한 항암제와 방사선에 몸만 상하고 만다.
암세포 특성과 암환자의 체질적 특성을 알면 암 극복에 힌트를 찾아낼 수 있다. 암세포는 산소가 없는 곳을 좋아하며 혐기성대사를 한다. 정상세포는 세포막 안팎의 전위차가 70~100mV로 이를 이용해 영양분 공급과 신경활동이 이뤄지지만 암세포는 20mV에 불과하다. 암세포는 다른 세포로부터 접촉을 저지당하지 않고 림프를 타고 전이하기 쉽다. 신생혈관을 만드는 능력이 강해 인접 세포와 조직의 포도당을 빨아들인다. 세포 모양이 울퉁불퉁 불규칙하며 정상보다 커져 있다. 암세포는 생체시스템의 신호를 무시하며 생존력이 높다.
암환자는 산성체질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중심체온이 낮으며 영양밸런스가 깨져 있다. 산소포화도도 낮다. 방사선치료 및 화학항암치료로 세포간 소통이 교란되고 림프순환이 억제되면서 림프 안에 슬러지가 끼게 마련이다.
이에 암환자는 과학적이고 균형잡힌 영양공급으로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복귀시키거나, 암세포를 인식하고 파괴하는 면역기능을 개선하거나, 종양 주위에 벽을 쌓아 가두거나, 암을 선택적으로 굶겨죽이는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화학요법이나 방사선요법으로 지친 영양실조를 개선하고 그 독소로부터 해독시켜야 한다. 특히 암환자가 암과의 전쟁을 지속 수행할 수 있도록 악액질(cachexia)에 빠지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악액질은 심한 근육 소모와 체중 감소로 피골이 상접한 상태를 말한다.
‘암을 이기는 영양요법’이란 책을 저술한 패트릭 퀼린(Patrick Quilin)은 영양요법이 암치료 대체요법 중 0순위이고, 과학적으로 검증된 관련 연구논문만 해도 2만건이 넘는다고 강조했다. 퀼린에 따르면 암환자는 비타민 A, C, E, D, B2, B6, 엽산(B9), 판토텐산(B5), 칼슘, 칼륨, 마그네슘, 아연, 철, 크롬, 셀레늄, 몰리브덴, 바나듐 등이 결핍돼 있다.
게다가 섬유질, 복합탄수화물, 식물성단백질, 특수지방산(EPA, GLA, ALA), 깨끗한 물 등도 크게 부족하다. 암환자의 80%는 혈청 알부민이 낮은데 이는 대부분의 암환자에서 단백질이 부족함을 의미한다. 반대로 설탕, 지방, 소금, 콜레스테롤, 알코올, 카페인, 식품첨가제 및 독소 등은 과잉 상태라고 단언했다.
현대인이 암에 걸리는 이유는 단적으로 나쁜 음식을 많이 먹어서다. 맛, 가격, 편리함, 심리적 만족감이란 기준을 모두 충족시키려다보니 흰빵, 커피, 핫도그, 콜라를 즐겨먹게 된다. 게다가 술 담배도 즐긴다. 보건당국이나 공적 기구가 권장하는 하루섭취권장량은 결핍증에 걸리지 않는 데 필요한 최소량에 불과하다. 건강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양과는 큰 차이가 있다.
더욱이 많은 작물들이 살충제에 노출되고 독성 폐기물이 거대 쓰레기장에 매입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매년 약 6억㎏의 살충제가 곡물에 살포되고, 400억kg의 독성폐기물이 버려지고, 400만kg의 항생제가 가축들에게 먹여진다. 퀼린은 미국의 암 환자들은 원시인들보다 1000배나 많은 독성 중금속이 몸에 들어 있어 면역세포가 무력화된다고 주장했다. 휴대폰 와이파이 다채널TV 등 엄청난 전자파가 우리의 일상을 뒤덮고 있는 것도 무시못할 변수다.
이에 퀼린은 해결책으로 유기농 식물성 식품을 많이 먹도록 권고했다. 딸기류의 엘라그산(ellagic acid)은 암세포의 자살을 유도하고, 토마토의 라이코펜(lycopen)은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며, 콩 속의 게니스타인(genistein)·푸른잎채소의 글루타치온(glutathione)·마늘의 아세틸시스테인(S-acetylcystein)은 항암 효과를 낸다.
기왕이면 가공하지 자연 상태로, 장(腸)이 받아주는 한 여러 색깔의 채소를 먹는 게 바람직하다. 허브(약초생약)로는 마늘, 황기, 에키네시아, 히드라스티스, 감초, 인삼, 은행잎추출물, 생강, 겨우살이 등이 추천된다.
구체적으로는 암 증식인자 억제를 위해 셀레늄·비타민K·비타민E·호박산(succinate)·필수지방산·EPA 등을 복용한다. 암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용도로는 비타민A·D, 엽산, 바이오플라보노이드, 콩 등을 섭취하라고 했다. 설탕·소금·카페인·알코올 등 넘치는 기호식품은 당연히 줄여야 한다.
좋은 기름을 먹어야 한다. 세포막 구성 성분이 되고, 인슐린을 효과적으로 만들며, 혈당을 낮추고, 면역세포에 도움되는 게 좋은 기름이다. 생선기름, 앵초기름, 아마씨유, 상어간유, 대구간유 등이 꼽힌다. 어유로 된 캡슐을 하루에 몇 정씩 먹으면 유익하다.
또 △암세포의 에너지대사를 중단시키는 황화하이드라진(hydrazine sulfate) △면역력을 강화하는 초유추출물(lactoferrin, transfer factor), 잎새버섯추출물(Maitake D-fraction), 효모 및 꽃송이버섯에서 추출하는 베타글루칸(1,3 beta glucan), 피틴산(phytic acid, IP-6), MGM-3(버섯추출물+IP-6), 에시악(essiac), 비타민A·C·E·B6, 아연·크롬·셀레늄·코엔자임Q, EPA, 감마리놀레산(GLA, 달맞이꽃유), △해독에 도움되는 아르기닌·아스파테이트·오르니틴 등 아미노산을 꼽을 수 있다.
단백질 공급은 혈중 알부민이 적정한지에 달려있다. 알부민 혈중농도가 2.5㎎/㎗미만이면 정맥영양공급(TPN)을 해야 한다.TPN은 화학요법에 대한 내성과 면역기능을 개선시키기 때문에 TPN을 받은 암환자의 사망률은 11%인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사망률은 100%에 가깝다.
1980년대 후반의 이상구 신드롬은 지나친 채식과 동물성 단백 폄하로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암환자나 잠재적 암 위험자에겐 시사한 바가 컸다. 그가 추천한 △신선한 물 하루 2ℓ 마시기 △하루 1시간가량의 스트레칭 △햇빛보며 1시간 산책 △곡물빵·잡곡밥·견과류·냉면·김밥을 아우르는 다양하고도 평범한 식사 △치유에 대한 기도와 자기확신 등은 암환자를 비롯한 모든 투병인에게 도움이 된다.
최근 암환자를 대상으로 동서양의 자연치유요법을 임상에 적용하고 있는 연세에스의원의 최세희 원장은 “영양요법을 위주로 임상을 진행해본 결과 약 30%에선 극적인 관해(진행 정지), 30%에선 부분적인 신체상태 개선 효과가 나타났고 약 30%대는 불신감에 치료를 충실히 따라하지 않았고 약 10%는 열심히 실천했지만 효과가 별로 없는 상태로 분류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과학적인 영양요법은 환자의 영양실조(악액질)를 예방하고, 암세포의 자살이나 정상세포화를 유도하며,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로 인한 부작용(구역·권태·면역저하·탈모 등)을 완화시키는 해독(디톡스) 작용을 한다”며 “암세포를 인식, 대항할 수 있는 면역력까지 길러진다면 암의 완치에 근접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