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는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신규 법인 ‘큐레보’를 설립하고 차세대 대상포진 예방백신인 ‘CRV-101’(또는 ‘MG1120’) 개발에 나선다고 21일 밝혔다. 올 하반기에 목암생명과학연구소와 이 백신의 미국 현지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로써 필수 접종해야 하는 기초 백신 분야에서 낸 성과를 바탕으로 성인 대상의 고가 백신 시장에 진출한다. 녹십자 측은 “기술력이 동종 최고 수준(Best-In-Class)인 제품을 개발해 프리미엄 백신 시장 내 후발주자로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미엄 백신이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세계 대상포진 시장은 8억달러(약 8700억원) 규모에서 10년 내 2배로 클 것으로 전망된다.
녹십자는 백신을 국내에서 개발하지 않고 현지법인까지 세워 미국으로 직행하는 길을 택했다. 대형 다국적제약사와 같이 미국에서 품목허가를 받은 후에 다른 지역으로 진출 범위를 넓혀가기로 한 것이다. 회사 측은 “미국은 프리미엄 백신의 글로벌 상용화를 위해 넘어야 할 큰 산”이라며 “전세계 관련 시장에서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할 뿐 아니라 허가 기준이 가장 까다롭다”고 말했다.
큐레보는 당분간 대상포진백신 개발에 집중하고, 필요한 자원을 현지에서 마련해 사업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미 미국 감염병 전문 연구기관인 이드리(IDRI, Infectious Disease Research Institute)와 기술·인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과제 총괄은 감염병 분야 세계 석학이자 북미에서 대규모 임상을 이끈 경험이 풍부한 코리 캐스퍼(Corey Casper) IDRI 박사가 맡았다. 큐레보는 별도 법인 형태로 세워져 외부기관과 협력 제휴나 투자 유치 등도 개별적으로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