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피젠자임은 많은 환자가 중증 성인 아토피피부염 신약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 dupilumab)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보건당국과 협의하겠다고 25일 밝혔다.
듀피젠트는 아토피피부염치료제 중 최초의 생물학적제제로 지난달 국내 허가를 받았다. 이 회사는 25일 서울 역삼동 노보텔앰배서더강남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듀피젠트의 임상적 가치를 소개했다.
이 약은 IL-4α수용체에 결합해 아토피피부염 관련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인터루킨4(IL-4) 및 인터루킨13(IL-13)의 신호전달을 차단한다. 2주에 한 번 300㎎을 자가주사해 투여주기가 길다.
듀피젠트 단독요법은 52주간 진행된 글로벌 3상 임상 ‘SOLO1’ 및 ‘SOLO2’에서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다. 두 건의 연구를 종합한 결과 치료 16주째에 병변 크기와 중등도가 75% 이상 감소한 환자비율(EASI-75, EASI는 0~60점, 점수가 높을수록 심각)이 48%에 달했다.
이 약과 기존 국소 스테로이드제(TCS)의 병용요법을 평가한 글로벌 3상 임상인 ‘CHRONOS’에서 치료 16주째에 EASI-75 도달률이 65%로 높아졌다. 환자의 51%는 52주 시점에 가려움증점수(NRS, 0~10점, 점수가 높을수록 심각)가 4점 이상 감소했다.
듀피젠트는 강력한 면역억제제인 사이클로스포린 치료에 실패하거나 이 약을 사용할 수 없는 환자에서도 효과를 나타냈다. 관련 글로벌 3상 임상 ‘CAFE’에서 TCS와 이 약을 병용한 환자의 63%는 치료 16주째 EASI-75에 도달했다. 88%는 NRS가 4점 이상 낮아졌다.
듀피젠트는 이들 임상에 참여한 약 2800명의 환자에서 장기간 안전성이 확인됐다. 이상반응으로 인한 투여중단율이 위약군보다 낮았다. 기존 면역억제제와 달리 장기독성(organ toxicity) 모니터링이 필요 없다. 발생률 1~10%인 흔한 이상반응으로 결막염·구강 헤르페스·호산구구증가증·두통·눈꺼풀염 등이 보고됐다.
아토피피부염은 만성 염증성 알레르기질환으로 유전요인과 스트레스·음식 등 환경요인 모두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 심한 피부발진과 가려움이 자주 재발해 수면장애와 사회적 고립감을 동반한 환자가 많다. 천식·알레르기비염·결막염·음식 알레르기 등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아토피피부염은 환자의 약 90%가 5세 전에 발병하며, 이중 10~30%는 성인까지도 증상이 지속된다. 최근 국내 유병률은 어린이의 경우 약 20%를 유지하고 있다. 성인은 약 2%이지만 최근 증가하는 추세다. 가족력이 있어 부모 모두 이 질환을 앓고 있으면 자녀가 걸릴 확률이 약 80%, 부모 중 한 명이 환자일 경우 자녀가 걸릴 확률이 약 50%로 높다.
기존 치료제로는 스테로이드·사이클로스포린·칼시뉴린억제제(CNI) 등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성분의 연고가 주로 사용된다. 증상이 심하면 경구약 또는 주사제 제형의 스테로이드 성분을 투여하지만 부작용 우려가 커 장기간 사용은 권장되지 않는다.
서성준 대한피부과학회 회장(중앙대병원 피부과 교수)은 “52주간 진행된 여러 건의 대규모 3상 임상연구에서 듀피젠트는 약효가 임상이 끝날 때까지 유지됐고, 내약성도 우수했다”며 “다만 이 약으로 치료를 받다가 중단한 후에 다시 투여할 경우 효과와 안전성에 대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3~5년 이상 장기간 임상데이터도 축적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듀피젠트는 국내뿐 아니라 미국·캐나다·유럽연합(EU)·일본·호주에서 중증 성인 아토피피부염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사노피젠자임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 의약품청(EMA)에 천식 적응증 확대를 신청했으며, 소아·청소년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연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