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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쏘시오홀딩스, 작년 업계 첫 블라인드 채용 … 무엇이 달랐나
  • 김선영 기자
  • 등록 2018-04-09 16:49:23
  • 수정 2018-06-22 06:5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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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 전공 등 합격자 이력 다양 … 실무자 “걱정은 기우, 의외로 괜찮네”

상반기 공채 시즌이 돌아왔다. 화두는 능력 중심의 ‘블라인드 채용’이다. 인재를 공정하게 선발하라는 사회적 분위기에 기업들이 이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취업준비생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 입장에선 블라인드 채용 도입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한 게 현실이다.  

지난해 하반기 업계 최초로 신입사원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한 동아쏘시오홀딩스의 후일담을 들어봤다. 이 회사는 불합리한 차별을 초래할 수 있는 사진·출신지역·가족관계 등 개인 신상정보 항목을 없앤 새로운 입사지원서를 만들었다.
 
동아쏘시오는 이를 활용해 자회사 동아제약·동아에스티·디엠바이오·DA인포메이션 등에 근무할 정규직 연계 인턴 40여명을 채용했다. 1차 실무면접에서 뽑힌 인턴들은 3개월간 근무 후 업무력 평가·임원면접 등을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서류전형 경쟁률은 약 40대 1에 달했으며, 1차 실무면접으로 2~3배수가 선발됐다.

그룹 인사 담당자는 “블라인드 채용 도입은 고용하는 회사 입장에서도 실험적인 도전”이라며 “실무자들이 (블라인드 채용) 1기 신입사원들에 대해 ‘의외로 괜찮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출신학교·학점·어학성적 관련 서류 정보 없이도 인재를 효율적으로 선별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블라인드 채용 도입 후 합격자들 이력이 다양해졌다”며 “어렸을 때 바둑에 입문해 대학에서 바둑학과를 전공한 영업부문 지원자가 ‘블라인드 채용 덕분에 자신이 면접까지 볼 수 있었다며 감사하다’고 말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 지원자는 정규직으로 전환돼 계속 회사를 다니고 있다. 특성화고(마이스터고)를 나온 한 생산부문 지원자는 같이 면접을 본 전문대 졸업자들보다 역량과 태도가 월등히 우수해 뽑혔다.

인사 담당자는 “1기 블라인드 채용 때 서류전형으로 검토할 수 있는 것은 자격증과 자기소개서밖에 없었다”며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면접에서 자신이 지원한 직무에 대한 관심·준비과정 등을 중점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입사 후에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될지, 잘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가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현재는 급여정책과 연계해 신입 및 경력 공개·수시 채용 지원서에 나이·전공·최종학력(고등학교·전문대·대학·대학원 중)은 기재하도록 변경했다”고 덧붙였다.

합격 선배 이야기 … “지원한 직무 연계, 자신 경험·장점 진솔하게 표현”

동아쏘시오의 블라인드 채용 1기 합격자인 김재헌 동아제약 마케팅부 해외제휴팀 주임은 “일본에 잠깐 체류한 동안 드럭스토어를 편의점만큼 자주 드나든 것을 계기로 현지 의약품과 언어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동아제약이 안구세정제 ‘아이봉’ 등 일본 유명 의약품을 국내에 적극 도입해왔다는 사실을 알고 해외 의약품을 마케팅해보고 싶어 지원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김 주임은 “같이 면접을 본 지원자 중 5년 이상 현지에 거주한 이들이 많아 부담이 됐지만 자신만의 강점을 최대한 살렸던 게 합격 비결”이라고 답했다. 그는 “모집 공고를 참고해 일본어와 마케팅 감각에 중점을 두고 입사 준비를 했다”며 “일본어 능력은 대학 다닐 때 통·번역 활동, 일본 방송국 및 기업 단기 아르바이트 경험 등을 소개하며 어필했다”고 말했다.

그는 “마케팅 감각 관련 내용은 공모전 같은 거창한 경험이 아닌 일상 속 이야기를 쉽게 풀어 썼다”며 “마케팅 직무 수행에 요구되는 기본 역량인 커뮤니케이션과 협업 능력을 대학 동아리 활동 경험과 연결지어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일본어 구사력은 물론 마케팅 담당자가 지녀야 할 소양에 대해 심도있게 묻던 면접관들의 표정은 잊을 수 없다”며 “해외제휴 담당자로서 국내에 들여오고 싶은 제품을 설명하라는 질문을 받고선 회사가 채용 초점을 직무역량에 두고 있다는 점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취준생들에게 “실제 경험을 살려 자신만의 장점을 꾸밈 없이 면접관에게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며 “충분히 고민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다른 1기 합격자인 박성준 동아제약 영업본부 서울 일반의약품(OTC)팀 주임은 “취업 방향을 제약사 엉엽직으로 정한 후 알아본 결과 취준생과 현직자 모두 동아제약을 인간적 대우·브랜드 파워 등을 이유로 높이 평가했다”며 “회사 대표 품목인 자양강장제 ‘박카스’ 등이 가진 역동적 이미지는 강렬한 인상을 줬다”고 말했다.

박 주임은 “현직자들을 만나 영업직이 갖춰야 할 역량 관련 조언을 구했다”며 “면접을 볼 때는 입사 후 제가 발휘할 수 있는 차별화된 장점을 강조했다”며 “자기소개서는 항목을 핵심적으로 뽑아 최대한 읽기 쉽고 진솔하게 적었다”고 말했다.
 
영업맨으로서 자부심을 드러낸 박 주임은 유연한 회사 분위기를 자랑했다. 그는 “선배들이 저를 비롯해 면접을 기다리는 지원자들의 긴장을 풀어주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면접관들이 지원자의 말을 끝까지 경청해줘 저도 하고 싶은 말을 자신있게 할 수 있었다”라고 회고했다. 그는 “제약사는 분위기가 다소 경직된 곳으로 비춰지지만 실제로 들어와 보니 그렇지 않다”며 “회사는 패밀리데이·징검다리 휴일·리프레쉬 휴가 제도 등을 운영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근무시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고 말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 신입사원 연봉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자회사인 동아제약은 지난해 ‘한국대학신문 대상’에서 대학생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은 제약사로 뽑히기도 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복리후생 제도로 △의료비·보험료·건강검진 △주택·생활안전자금 △자녀학자금 △경조사·명절선물 △동호회 △휴양시설 등을 지원한다. 또 사택·기숙사와 사내 카페테리아 등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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