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대 테니스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에서 한국선수 최초로 4강까지 오른 정현 선수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호주오픈뿐만 아니라 올해 출전한 6개 대회에서 8강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점점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연이어 들려오는 국제대회 승전보에 국내 테니스 동호인들도 들썩이고 있다. 특히 최근 정현의 인기는 유통업계의 매출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몰에 따르면 지난 호주 오픈 당시 정현이 노박 조코비치와 대결을 시작한 날부터 보름 동안 테니스 용품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8.9%나 증가했다. 한 스크린테니스 업체에서도 정현의 활약시점인 지난 1월에만 수강생이 400%나 늘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날씨까지 포근해지면서 동네 테니스장에도 테니스 레슨 문의전화가 폭주할 정도로 큰 인기다. 하지만 테니스는 척추를 중심으로 신체의 모든 관절을 동원해야 하는 운동이다. 그만큼 부상 위험도 높다.
테니스는 근력과 집중력, 순발력 등을 향상시킬 수 있어 초등학생부터 나이 지긋한 어른들까지 남녀노소 즐기는 운동이다. 공과 라켓, 상대선수나 벽만 있으면 금세 온 몸이 흠뻑 젖을 만큼 운동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작은 테니스 공을 넘기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스텝을 밟아서 움직여야 할 정도로 엄청난 운동량과 운동효과를 자랑하는 ‘전신 유산소운동’이다. 기본적인 스킬을 습득하고 나면 허리와 팔을 이용한 임팩트 있는 스윙도 크게 어렵지 않다.
테니스는 야구, 골프와 같이 대표적인 편측운동이다. 한쪽으로만 반복적인 스윙동작을 하다 보면 척추와 팔, 관절 등에 무리가 생길 수 있다. ‘테니스 황제’ 로저페더러 조차 허리와 무릎 부상에 시달린 2016년에는 단 한 차례도 우승하지 못했다. 강한 스윙을 위해서는 척추와 무릎을 중심으로 회전과 신체 탄력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 이 과정에서 허리근육과 무릎관절을 많이 사용하다 보니 부상을 입기 쉽다.
최우성 자생한방병원 의무원장은 “테니스를 칠 때 허리를 돌려 순간적인 임팩트를 주다 보면 허리 근육과 인대에 순간적으로 압력이 높아지게 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섬유륜이 찢어지거나 파열되면 급성 디스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복적이고 강도 높은 스윙동작은 회전의 축이 되는 무릎에 충격을 줘 인대를 손상시키고 관절염을 유발한다”며 “편측운동을 보완하려면 관절의 가동범위를 늘리고 유연성을 높이는 스트레칭을 운동 전후로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상과염 분석 통계자료’에 따르면 팔꿈치통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연평균 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진료인원 중 67.5%가 40~50대 중년층이었다.
테니스를 즐기면서 나타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질환은 팔꿈치 과사용증후군인 ‘테니스엘보(외측상과염, Lateral Epicondylitis)’다. 테니스엘보는 테니스를 치는 사람에서 주로 발병한다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테니스를 즐긴 뒤 팔이 전체적으로 저리고 손목을 뒤로 젖히거나 팔을 접었다 펼 때 통증이 나타난다면 테니스 엘보를 의심해야 한다. 주먹을 쥐거나 문고리를 잡고 돌리는 간단한 동작에서도 저릿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심해지면 팔꿈치에서 손목으로 이어지는 방사통이 생기기도 한다.
스윙 동작을 연습하는 사람은 팔꿈치 바깥쪽에서 통증이 나타나는 ‘테니스 엘보’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테니스 서브 동작을 연습하는 사람들은 팔꿈치 안쪽에서 통증이 시작된다. 소위 말하는 ‘골프엘보(내측상과염, Medial Epicondylitis)’증상이다. 질환을 유발시킬 수 있는 스포츠 이름을 따서 부를 뿐이지 정확하게는 팔꿈치 안팎의 힘줄 손상으로 증상이 유사하다.
최우성 의무원장은 “테니스엘보는 반복적인 테니스 스윙동작 등으로 근육과 뼈를 이어주는 힘줄이 찢어지거나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가정주부나 사무직 종사자에서도 얼마든지 발생한다”며 “손목과 팔꿈치 보호대를 착용하고 초기에 병원 진료를 받으면 통증이 만성화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팔을 굽혔을 때 팔꿈치 안쪽 주름선이 끝나는 ‘곡지혈’을 팔을 구부린 상태에서 지압해주면 테니스엘보 예방에 도움된다. 곡지혈에서 손끝 방향으로 손가락 두마디만큼 내려온 곳에 위치한 ‘수삼리혈’을 눌러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