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신부 정모 씨(25)는 올 4월초 결혼식을 한달 여 앞두고 빈약한 가슴 때문에 걱정하고 있다. 여고시절부터 콤플렉스로 여겨지던 작은 가슴이 성인이 되어서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웨딩브라를 착용하고 웨딩드레스를 입어보니 인위적인 모양이 연출돼 남자 친구에게 보이기 민망했다. 아량 넓은 남친도 기왕 결혼식날 ‘꽃’이 되려면 가슴성형도 나쁘지 않다고 용기를 불러넣어줬고, 비용이 들더라도 인공보형물보다는 자연스런 생체물질인 지방을 이식하는 게 어떠냐고 귀띔해줬다.
아름다운 가슴라인은 여성미를 극대화해 웨딩드레스 맵시를 한껏 살려준다. 몇몇 설문조사 결과 예비신부들이 가장 선호하는 성형은 의외로 ‘가슴성형’이었다.
가슴성형으로 가장 보편화된 보형물 삽입 가슴확대술은 수술 후 회복기간이 길어 결혼식을 준비하는 신부에겐 아무래도 부담스럽다. 이럴 때 고려하는 게 지방이식 가슴성형이다. 자신의 복부, 허벅지 등 군살이 많은 부위에서 지방을 뽑아낸 뒤 가슴에 이식한다. 자신의 지방조직을 사용하므로 모양새가 자연스럽고 부드러움, 출렁임, 탄력 등이 별로 어색하지 않다.
다만 단순 지방이식 시 세포의 생착률이 20~30%에 그치므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줄기세포가슴성형 솔루션을 동원할 필요가 있다. 피시술자로부터 지방을 뽑아 여기서 줄기세포를 다시 분리한 뒤 나중에 순수 지방세포와 최적의 비율로 배합해 가슴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줄기세포가 인접한 세포나 조직의 분화와 증식을 돕고, 더 끈질긴 생명력을 부여하기 때문에 생착률이 70%를 웃돈다.
신동진 SC301의원 원장은 “줄기세포의 도움 없이는 많은 지방세포가 스스로 소멸하는 탓에 단순히 복부나 허벅지의 지방을 정제해 가슴에 주입하는 자가지방이식 가슴성형은 생착률이 저조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시술 노하우 없이, 적격의 장비를 갖추지도 않고 무늬만 ‘줄기세포가슴성형’이 남발되고 있다는 것이다. 신동진 원장은 “줄기세포가 손상되지 않도록 고열 노출을 피한 상태에서 물을 첨가하지 않고 단시간에 줄기세포를 원심분리해서 바로 주입하는 노하우가 필요한데 대다수 의사나 관련 클리닉이 이를 습득하지 못한 채 시술한 나머지 생착률을 떨어뜨리고 소비자 불만도 고조시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실상 PRP시술을 줄기세포가슴성형으로 둔갑시키는 곳도 부지기수다. 혈장에서 뽑은 PRP(혈소판풍부혈장)는 각종 세포 또는 조직 성장인자를 함유해 상처치유나 세포재생에 도움을 주는 보조수단으로 알려져 있다. 피부탄력 개선, 잔주름 개선, 탈모치료 등에 이용되고 있으나 아직 검증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이에 비해 지방 유래 줄기세포는 인접한 세포의 활성화나 손상된 조직이나 세포를 재생시키는 효과가 검증돼 가슴성형, 안면성형 등에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줄기세포가슴성형은 수술 후 하루 만에 퇴원할 수 있고 다음날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 보형물수술처럼 마사지 등 수술 후 사후관리를 따로 받지 않아도 된다. 직장생활을 하는 예비신부라도 며칠 휴가만 내면 충분히 소화해낼 수 있다. 짧은 결혼 준비기간 탓에 성형 부기 등 부작용을 우려, 시술을 망설인다면 세심한 병원 측의 관리가 뒷받침돼야 한다.
최근 도입된 ‘지방세포·줄기세포 셀뱅킹(Cell-Banking)’은 영하 196도의 극저온 질소냉동고에 젊은 시절 건강한 줄기세포를 보관해두고 차후 노화나 난치병에 걸렸을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서비스다. 가슴성형 등 미용 목적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젊을 때일수록 양질의 줄기세포를 많이 얻을 수 있어 미리 보관하는 게 추천된다
신 원장은 “수술 후 혈액순환을 돕는 식품을 섭취하거나 가벼운 운동을 해주면 부기가 더 빨리 빠진다”며 “다만 땀이 날 정도로 격렬하게 운동하면 오히려 부기 해소를 방해하거나 지방세포 생착률이 떨어질 수 있어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처방된 항생제를 잘 챙겨먹고, 이식한 지방이 완벽하게 생착되기 전에는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