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자회사 이뮨온시아는 지난 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면역항암제 ‘IMC-001’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PD-1(programmed cell death receptor-1, 프로그램된 세포사멸 수용체-1) 및 PD-L1(programmed death-ligand 1, 프로그램된 세포사멸 수용체-1 결합물) 면역관문억제제 국산신약으로서는 첫번째 승인이다.
이뮨온시아는 미국 임상단계 신약개발 전문회사인 소렌토테라퓨틱스(Sorrento Therapeutics)와 유한양행이 2016년 9월에 공동설립한 조인트벤처다. 서울대병원과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에서 임상을 진행하고 신약후보물질의 안전성과 약동학 등을 평가할 예정이다.
면역관문(immune checkpoint)은 체내 건강한 면역세포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표지한다. 암세포는 자기 위장을 통해 이런 면역체계를 조종해 면역세포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한다. 면역관문억제제는 암세포 면역관문 조종을 억제해 암세포를 사멸하는 3세대 항암제(면역항암제)로 분류된다.
IMC-001은 PD-L1에 결합하는 완전 인간 단일클론항체로 전임상 시험에서 효능과 안전성이 확인됐다. PD-1 및 PD-L1은 차세대 항암제로라 불리는 면역항암제의 표적물질로 가장 주목받고 있다.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 nivolumab)는 2014년에 첫 출시된 이후 2년 만에 블록버스터 의약품에 이름을 올렸고, 미국 MSD의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는 성장세가 무섭다. 스위스 로슈도 이들을 좇아 ‘티쎈트릭’(아테졸리주맙, atezolizumab)을 개발했다.
면역항암제는 환자의 잠든 면역체계를 일깨워 다양한 암종을 제거한다. 치료 반응을 보이는 환자는 오랜 기간 효과가 지속되는 게 장점이다. 2020년에 전세계 면역항암제 시장은 약 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암세포를 직접 죽이는 기존 항암제인 세포독성항암제는 암세포와 주변 정상세포를 함께 공격해 구토·탈모 등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심하다. 표적항암제는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에서만 뛰어난 효과를 보여 활용폭이 좁은 편이다.
면역항암제 중에서도 PD-1 및 PD-L1 면역관문억제제가 각광받고 있지만 국내에선 아직 자체 개발 약이 없다. 1년간 투여할 경우 1억원(비급여)이 넘는 치료비가 드는 것으로 알려진 다국적제약사의 제품이 최근 특정 암종에 한해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일부 환자의 경제적 부담은 덜었지만 고가 의약품 급여 등재로 건강보험 재정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뮨온시아 관계자는 “IMC-001 개발에 성공하면 국내 현실을 반영해 적정한 가격에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