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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통엔 만만한 게 ‘파스’? … 화상·발진 부작용 빈번
  • 김선영 기자
  • 등록 2018-01-31 09:52:34
  • 수정 2020-09-13 15:3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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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식환자 사용 자제 … 케토프로펜 광과민성, 록소프로펜 쇼크 주의
일본 ‘국민파스’라 불리는 히사미츠제약의 ‘샤론파스’(왼쪽)와 니치반의 ‘로이히츠보코 동전파스’
갑자기 손목·발목이나 허리를 삐끗하거나 어깨가 결리면 가장 먼저 찾는 게 파스다. 일본 ‘국민파스’라 불리는 히사미츠제약의 ‘샤론파스’와 니치반의 ‘로이히츠보코 동전파스’는 현지 여행을 갈 때 꼭 구매해야 하는 기념품으로 꼽힐 정도로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다. 최근엔 구매대행 사이트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파스를 무심결에 붙였다간 부착 부위에 저온화상·발진·가려움·물집·피부 벗겨짐·색소침착 등이 발생해 낭패를 볼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2009년부터 2012년 상반기까지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파스 위해사례를 분석한 결과 장기간 흉터치료가 필요한 피부 표피박탈(57건, 33.9%)이 가장 많았고 이어 화상(40건, 23.8%), 발진(22건, 13.1%) 순이었다.

네이버 인기 블로그 ‘약짓는 오빠들의 건강한 약이야기’를 운영 중인 임성용 약사(광주광역시 금호동 종원종로약국)의 도움말로 파스 종류와 사용 주의사항을 알아봤다.

‘파스’(PAS)는 독일어인 ’파스타’(Pasta)에서 유래됐다. 독일에서 파스타는 음식명이 아니라 연고 또는 치약을 의미한다. 일본에선 이를 줄여 파스란 제품을 출시했다. 제형에 따라 플라스타(첩부제, plaster), 카타플라스마(습포제, cataplasma), 경피흡수제 등 3종으로 분류된다. 플라스타와 카타플라스타는 부착 부위에만 국소적으로 작용하는 것과 달리 경피흡수제는 약물 성분이 피부를 통과해 전신에 작용하는 게 차이다.

플라스타는 접착력과 피부투과율이 우수하다. 샤론파스와 로이히츠보코 동전파스가 여기에 해당한다. 국내 대표 제품으로는 한독의 ‘케토톱’, 유한양행의 ‘안티푸라민 코인플라스타’, 신신제약의 ‘신신파스 아렉스’ 등이 있다. 카타플라스마는 부착포가 수분을 다량 함유해 플라스타보다 시원하고 촉촉한 느낌이 든다. 냉찜질 효과와 피부에 자극적이지 않는 게 장점이다. 최근 신제품으로 유한양행의 ‘안티푸라민 하이드로24’, 녹십자의 ‘제놀더블액션’ 등이 출시됐다. 경피흡수제로는 머리카락 3분의 1 굵기의 마이크로니들(microneedle)에 약물 성분을 담은 패치가 개발되고 있다.

동전파스는 결국 플라스타의 일종으로 크기와 모양이 동전처럼 작고 둥그러워 혈자리에 붙이면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기존 국산 제품에 비해 진통 효과가 현저히 우수하다고 주장하지만, 별 다른 게 없다고 보는 사람도 상당수다. 오히려 피부발진 등 자극감이 동전파스가 기존 국내 파스보다 심하다는 불평도 나온다.

실제로 로이히츠보코 동전파스의 성분은 살리실산메틸 10.76g, L-멘톨 4.87g, 박하유 0.53g, dl-캄퍼 3.77g, 티몰 0.07g, 노닐산바닐아미드 0.04g 등으로 국내 파스와 큰 차이는 없다.

파스는 성분별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만 함유한 제품과 소염진통제 외 열감·냉감 등을 주는 성분이 함께 들어 있는 복합 제품(핫파스, 쿨파스 등)으로 나뉜다.

소염진통제 파스는 케토프로펜(ketoprofen), 인도메타신(indomethacin), 플루르비프로펜(flurbiprofen), 디클로페낙(diclofenac), 피록시캄(piroxicam), 록소프로펜(loxoprofen), 펠비낙(felbinac) 등이 들어 있어 관절염으로 인한 염증·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만성 관절염 등으로 NSAIDs를 장기간 복용해야 하지만 위·장·간이 약해 약을 먹기 어려운 환자에게 적합하다. 파스 내 약효 성분이 체내로 흡수될려면 피부를 통과해야 하므로 먹는 약보다 효과가 강하지는 않다.

복합 제품은 소염진통제 성분으로 NSAIDs 중에서도 살리실산메틸(methyl salicylic acid)이 주로 쓰인다. 임 약사는 “살리실산메틸은 몸 안에서 분해될 때 메탄올을 생성하는데 이 성분이 증발하면서 피부에 시원한 느낌을 준다”며 “살리실산메틸은 피부각질을 연하게 한후 피부 내로 흡수돼 피부에 자극감을 더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칼에 베여 통증이 심할 때 상처 부위 주변을 세게 눌러 아픔을 줄이는 것처럼 이런 자극은 아픈 부위 통증을 덜 인식하도록 만든다”고 덧붙였다. 

또 “살리실산메틸 함유 파스는 구조가 비슷한 살리실산염이 주성분인 바이엘코리아의 ‘아스피린’(아세틸살리실산, acetyl salicylic acid)과 달리 경구 복용할 수 없다”며 “체내에서 성성된 메탄올이 독성물질인 포름알데히드로 변형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메탄올은 휘발성이 강해 붙이거나 바르는 파스(국소외용제)로 사용할 경우 체내에 남지 않고 대부분 공기 중으로 날라가 안심해도 된다”고 말했다.

핫파스를 붙였을 때 열감이 나는 것은 노니산바닐아미드(vanillyl nonylamide)·고추틴크·캡사이신 등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통증 부위를 따뜻하게 해주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근육긴장이 풀리고 통증이 경감된다.
청량화제로 쓰이는 보조성분인 캄파(camphor, 장뇌)는 온도를 느끼는 신경세포를 자극해 발적을 일으킨다. 혈관을 넓혀 혈류량을 늘리고 체내 방어·치유물질을 염증 부위에 원활하게 공급한다.

쿨파스는 L-멘톨(L-menthol)·박하유(mentha oil) 성분이 피부를 차갑게 식히고 혈관을 수축시켜 냉찜질 효과를 내 급성 통증과 부기를 완화한다. 통증이 발생한 직후에는 쿨파스, 부기와 염증이 개선되면 핫파스를 붙이는 게 효과적이다. 국내에선 로이히츠보코 동전파스 브랜드 중 핫파스, 샤론파스 브랜드 중 쿨파스의 구매율이 높다. 일본 내에선 일반 파스류에 속하는 샤론 파스가 더 선호되고 있다.

임 약사는 “L-멘톨은 향이 약한 자연 멘톨의 단점을 개선한 합성물질로 파스 부착 부위에 청량감과 시원한 느낌을 줘 진통 유사효과가 있다”며 “부종·가려움을 완화하고 혈액순환을 개선하지만 염증을 억제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자연 멘톨은 주로 박하 잎·줄기를 증류해 얻는다. 이밖에 혈액순환에 도움되는 비타민E 등이 보조성분으로 추가된다. 한약 성분으로 만든 파스는 치차·황백·감초·위령선·피마자·목별자·몰약 등을 함유하고 있다.

소염진통제 파스는 복합 성분 제품과 달리 NSAIDs 성분만 들어 있어 열감이나 냉감은 덜한 대신 부작용 위험이 낮다. 하지만 NSAIDs 성분은 천식발작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천식을 앓은 적이 있다면 주의해야 한다. 

NSAIDs 중 케토프로펜 성분은 광과민성(빛과 반응해 알레르기 유발)을 띠어 피부발진을 일으킬 수 있다. 파스 사용 중이거나 사용 후 2주까지는 외출할 때 옷이나 자외선차단제 등으로 부착 부위를 가려야 한다.
지난해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일본 안전성 조치를 따라 국내 록소프로펜 성분을 함유한 파스 허가사항 부작용에 쇼크·아나필락시스를 추가하기로 했다. 관련 품목은 신신제약의 ‘록소크린플라스마’, 알리코제약의 ‘록소톱카타플라스마’, 제일약품의 ‘제일롱파프플라스타’ 등 17개다.

임 약사는 “모든 파스에 접착제나 피부층 흡수를 돕는 연화제 등이 첨가제로 들어간다”며 “약·화장품 등 화학성분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파스는 제품 구성에 따라 체내흡수율이 다르므로 각 성분을 비교해 진통효과 순위를 매기기 어렵다”며 “구매 시 부착 부위 크기, 핫파스와 쿨파스 차이, 사용경험 등을 고려해 선택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파스 약효는 보통 12시간가량 지속되므로 피부호흡 저하, 미생물 번식 등을 방지하려면 용법을 지켜 정해진 시간만큼 사용하고 떼는 게 바람직하다. 같은 부위에 파스를 붙여야 한다면 뗀 지 최소 1~2시간이 지난 뒤에 다시 붙여야 한다. 뗄 때는 피부손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한 손으로 파스를 잡고 다른 손으로 파스 가까이 피부를 눌러주면서 천천히 제거한다. 파스가 잘 떨어지지 않는 경우 1~2분 정도 물에 불린 후 떼어낸다.

핫파스는 부착 부위를 핫팩·전기담요 등으로 덮으면 화상을 입거나 혈관이 지나치게 확장돼 약물흡수 증가로 이상반응이 발생할 수 있다. 파스는 영유아·임신부·수유부 등에서 안전성이 확립되지 않았다. 14세 이하나 임신 6개월이 지난 산모는 사용 전에 의약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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