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헌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박상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제1저자 최슬기 연구원)은 금연하면 혈당이 증가하지만 흡연자보다 심뇌혈관질환 발생 및 사망 위험이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를 30일 발표했다.
금연하면 심장질환, 암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감소하는 등 건강상 이점이 많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금연 초기에는 식욕을 억제하고 에너지 소비를 늘리는 작용을 하는 니코틴의 효과가 사라지면서고 혈당이 올라간다. 이로 인해 담배를 끊으면 오히려 건강이 나빠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흡연자가 적잖다.
연구팀은 2002~2003년과 2004~2005년에 총 두 번 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남성 12만7006명을 대상으로 금연 후 혈당 증가와 심뇌혈관질환의 발생 및 사망위험의 연관성에 대해 분석했다. 그 결과 금연 후 혈당이 증가한 사람은 흡연을 계속한 사람에 비해 심뇌혈관질환 발생 및 사망 위험이 각각 17%와 32% 감소했다. 특히 심근경색증의 발생 및 사망 위험도는 흡연자에 비해 각각 40%, 7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상민 교수는 “금연 후 혈당이 증가하는 현상이 뒤따르는 것은 맞지만 이는 심뇌혈관질환 발생 및 사망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오히려 금연을 했을 때 심뇌혈관질환 예방 측면에서 얻는 이득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이기헌 교수는 “담배를 끊은 후 혈당이 올라갈 수 있지만 금연으로 얻는 심뇌혈관질환 예방 효과가 더 뚜렷한 만큼 여전히 금연은 흡연자에게 제1의 건강 전략임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제1저자인 최슬기 연구원은 “금연 후 나타나는 신체상 변화가 여러 중증 만성질환 발생 및 사망과 어떤 연관성을 갖는지 밝히기 위한 후속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출판그룹(Nature Publishing Group)이 발행하는 저명 국제학술지인 ‘사이언티픽리포트(Scientific Report)’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