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디치과에 대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이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로써 유디치과는 건보공단에 환수조치 당한 요양급여비 28억원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번 판결은 3년째 헌법재판소 계류 중인 반유디치과법(의료법 33조 8항), 이른바 1인1개소법 위헌법률심판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치과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행정법원 제12부(재판장 장순욱), 12일 서울행정법원 제1부(재판장 김용철)는 유디치과가 2016년 3월과 9월 건보공단을 대상으로 제기한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 취소소송’에서 “건보공단은 유디치과를 대상으로 요양급여비용 환수 처분을 할 수 없다”는 취지의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의료법 33조 8항은 의료기관을 개설한 의사가 자신의 면허를 바탕으로 의료기관에서 이뤄지는 의료행위에 전념하도록 하기 위해 장소적 한계를 설정한 것”이라며 “의료법 33조 8항 위반은 국민건강보험법 57조 1항이 규정한 속임수나 부당한 방법이라고 볼 수 없어 환수 처분은 부당하다고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의료인이 아닌 사무장병원 등 무자격자의 의료행위는 국민건강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지만 의료인의 의료기관 이중개설은 불법성이 작아 요양급여비용을 받을 자격이 없는 것은 아니다”며 “보험급여비용을 환수하는 부당이득 징수처분은 상대방의 법익을 침해하는 행정행위로서 엄격하게 해석 및 적용해야 하며 상대방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정하거나 유추 해석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 또 “의료법 33조 8항은 정책상 이유로 개정됐지만 네트워크병원은 정보 공유 및 의료기술 공동연구 등을 통한 의료서비스 수준 제고, 공동구매를 활용한 원가절감 및 비용 합리화 등 긍정적 측면이 존재한다”며 네트워크병원의 순기능에 대해 인정했다.
유디치과 측은 법원이 네트워크병원과 사무장병원의 본질적인 차이를 인정한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내며, 향후 1인1개소법 관련 재판에서도 유디치과가 적법하게 운영되고 있음을 밝힐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의료기관 이중개설금지법 논란은 2012년 ‘반값 임플란트’와 ‘0원 스케일링’ 등 저수가 치과치료를 앞세우며 급속하게 성장한 유디치과와 이를 저지하려는 대한치과의사협회간 갈등에서 시작됐다. 당시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의원(당시 새민주연합)은 ‘의료인은 하나의 의료기관만 개설할 수 있다’는 기존 조항을 ‘의료인은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다’로 고친 의료법 33조 8항 개정안을 발의했다. 기존 조항에 ‘운영’이라는 단어를 추가함으로써 의료인간 동업관계를 원천 차단한 셈이다.
하지만 이 법은 개정 과정부터 논란의 대상이 됐다. 의료인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관계 부처의 강한 반대의견에도 불구하고 공청회 한 번 없이 2개월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개정 후에도 의료법인에 등기이사로 등록된 의료인이 모두 범법자 취급을 받는 등 부작용이 야기되자 결국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이 청구돼 심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