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욱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정수민 서울대병원 전임의팀은 빈혈이 있는 노인은 치매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 검진 코호트 자료를 바탕으로 2007~2011년 66세 노인을 대상으로 시행되는 생애전환기 검진에 참여한 3만7900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빈혈은 헤모글로빈 수치(g/㎗)를 기준으로 남자는 13 이하, 여자는 12 이하로 정의된다.
이번 연구결과 빈혈이 있는 환자는 치매 발생이 24%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빈혈의 정도가 심할수록 치매 위험이 높아졌다. 경도빈혈(남자는 11~13, 여자는 11~12)이 있으면 치매 위험이 19% 증가했다. 중등도 빈혈이 있을 땐 치매 위험이 47% 증가했고, 심한 빈혈 환자는 치매 위험이 5.72배 급증했다. 또 빈혈이 있던 그룹은 인지기능저하가 나타날 가능성이 30% 높았다.
빈혈이 어떤 기전으로 치매를 일으키는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만성적인 뇌저산소증, 뇌피질 위축, 뇌내 신경전달물질 변화, 비타민B12 부족 등이 관여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정수민 전임의는 “모든 빈혈이 쉽게 교정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철이나 비타민B12 결핍 등 쉽게 교정 가능한 원인이 있는지 확인하고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동욱 교수는 “치매는 사회적·경제적으로 큰 부담을 주는 질환으로 아직 뚜렷한 예방법이 밝혀지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는 국내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이용해 교정 가능한 원인인자를 찾아낸 점에서 의미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치매연구와 치료(Alzheimer Research & Therapy, IF=6.196)’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