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안과 박기호·정진욱·이원준 교수팀이 2010~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40세 이상 성인 1만1959명을 분석한 결과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에서 녹내장과 뇌졸중의 연관성이 높았다고 26일 밝혔다.
각각 고혈압과 당뇨병만 있고 녹내장이 없는 환자의 뇌졸중 위험을 1로 봤을 때 고혈압과 녹내장이 함께 있으면 그 위험이 2.1배, 당뇨병과 녹내장이 동반되면 2.6배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녹내장은 40세 이상 인구 약 3.5%가 걸리는 흔한 만성질환이지만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 가장 잘 알려진 원인은 높은 안압에 의한 시신경 손상이지만, 국내에서는 녹내장 환자의 60~70% 이상이 정상 안압이다. 이 때문에 시신경으로 흐르는 혈류 이상을 녹내장의 다른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구팀은 뇌졸중이 뇌혈류 이상, 녹내장이 시신경 혈류 이상에서 비롯된다는 것에 착안해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 결과를 분석해 두 질환의 연관성을 밝혀냈다.
박기호 교수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역학 연구를 통해 녹내장이 뇌혈관질환의 위험인자가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고혈압, 당뇨병 등 동반질환이 있는 녹내장 환자에서 정기검진으로 뇌혈관질환을 적극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진욱 교수는 “이번 연구가 한국인에게 많은 정상안압 녹내장의 원인을 밝히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향후 대단위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녹내장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녹내장학회지(Journal of Glaucoma)’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