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서울 논현동 신사옥으로 이전을 완료한 자생한방병원이 한의사·양의사가 협진해 치료효과를 극대화하는 ‘한·양방 한자리 진료 시스템’을 선보인다. 한자리 진료는 재활과, 한방재활과, 영상의학과 등 한·양방 전문 의료진이 한자리에 모여 소통하며 치료계획을 세우고 함께 진료하는 새로운 형태의 통합의료시스템이다.
지난 10여년간 척추치료의 패러다임은 ‘수술’에서 ‘비수술’로, 다시 ‘비수술’에서 ‘한방통합치료’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자생한방병원은 척추치료 패러다임을 한방(韓方)으로 바꾸기 위해 △한·양방 한자리 협진시스템 △국가별 진출 모델 다각화 통한 ‘한방 세계화’ △실험과 연구 중심의 ‘한방 과학화’를 주요 목표로 내걸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업그레이드된 한·양방 협진시스템인 ‘한자리 진료’다. 협진은 정부에서도 한·양방 협진 시범사업을 실시할 정도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다. 특히 지난해 의료기술 발전과 의료서비스 향상 등을 목적으로 진행된 한·양방 협진 1차 시범사업 결과 환자 비율 증가와 총 치료기간 단축 등 효과가 확인됐다.
정부 주도 한·양방 협진 시범사업 효과 확인, 환자 대부분 필요성 느껴
척추치료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가운데 한·양방 통합진료서비스는 환자의 신뢰도와 치료만족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선 한방과 양방이 서로의 입장차를 쉽게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협진은 세계적인 추세다. 미국의 엠디앤더슨암센터(텍사스대 부설)와 다나파버암연구소(하버드대 부속병원), 메모리얼슬론케터링(MSK) 암센터 등 국제적으로 저명한 암센터에서도 협진을 도입해 효과를 보고 있다.
이에 발맞춰 정부는 지난해부터 13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한·양방 협진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1년 동안 진행된 1단계 시범사업 결과 협진은 치료기간을 크게 단축했다. 안면마비의 경우 협진군의 치료기간은 45일로 비협진군(102일)보다 57일, 요통도 89일가량 단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런 효과를 바탕으로 올 11월부터 1년간 2단계 시범사업에 돌입했다.
자생한방병원은 X-레이, 자기공명영상(MRI) 등 첨단 영상장비로 진단해 척추질환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한다. 이어 한방통합치료를 통해 비정상적으로 틀어진 뼈와 근육을 정상적으로 환원시켜 통증을 완화한다. 이런 한·양방 협진 시스템은 미국 하버드대 의대 오셔연구소의 관찰 논문(2006)을 통해 척추질환 치료를 위한 우수 시스템으로 추천되기도 했다.
한의사·양의사 동시에 만나는 한·양방 한자리 진료시스템
진화된 협진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자생한방병원은 최근 한국갤럽과 전국의 1008명을 대상으로 척추·관절질환 의료기관 이용과 한·양방 협진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척추·관절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의 대부분인 76.4%(치료효과에 대한 불만족 44.1%, 한 의료기관의 소견만 듣는 것에 대한 불안감 32.3%)는 평균 2곳 이상의 의료기관을 방문해 검진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양방 협진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1.4%가 알고 있었으며, 한·양방 협진을 경험한 응답자들은 치료효과에 대한 기대감(50.8%)과 비수술치료(30.2%) 등을 선택 이유로 밝혔다. 하지만 ‘한·양방 의료진 간 직접적 논의를 통한 안정감 있는 진료(36.3%)’와 ‘불필요한 중복진료 방지 및 최선의 치료법 모색을 통한 치료비용 절감(31.7%)’은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꼽았다.
또 ‘한·양방 한자리 진료’를 이용할 의향을 밝힌 응답자는 전체의 70.4%로 연령·성별·지역 등 여러 요인별로 고르게 답변이 나왔다. 응답자의 약 72%는 한자리 진료를 긍정적으로 생각했고, 그 이유로 ‘상호보완적인 치료가 가능’(41.6%)과 ‘진료의 편리함’(30.4%)을 꼽았다.
전국 자생한방병원을 내원한 환자 9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86%(매우 긍정적 36%, 긍정적 50%)가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우선 자생한방병원은 신사옥 개소 이후 11월말부터 2개월간 한자리 진료를 시범운영할 계획이다. 시범운영 기간 동안 환자는 예약을 통해 주 1회 30분가량 한자리 진료를 받을 수 있다. MRI 등 영상자료를 토대로 병원장 주재 아래 한방재활의학과, 양방재활의학과, 영상의학과 등 한·양방 전문의들이 한 자리에 모여 병증에 대한 진단, 치료계획, 담당주치의 배정 등을 포괄적으로 실시한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은 “한자리 진료는 환자와 의료진 간 진료예약, 치료계획, 설명 등이 함께 이뤄지며 환자의 병증과 치료계획이 주치의에게 즉각 전달된다”며 “환자의 번거로움을 최대한 줄이는 동시에 환자의 요청사항에 바로 대응함으로써 치료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