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들며 기온은 떨어지고 피부는 점차 메말라가는 요즘이다. 실내외의 심한 기온차, 24시간 난방기 가동에 따르면 건조한 실내생활, 계절을 가리지 않는 미세먼지와 자외선을 피부를 상하게 한다.
요즘 같은 계절에는 목욕 및 세안 습관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너무 잦거나 20분이 넘는 사우나는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므로 삼가야 한다. 실내나 차 안에서 히터나 온풍기를 과도하게 가동해도 피부는 건조해진다. 스크럽제를 이용한 자극적인 목욕이나 세안은 피부 보호막을 깨뜨리고 피부 수분을 증발시켜 피부 보습막을 해체한다.
일반적으로 피부가 건조하면 유분기가 많은 제품을 많이 바르려고 한다. 박병순 셀파크피부과 원장은 “피부 보습을 위해 지나치게 유분기가 많은 보습제를 바르면 피부 호흡을 저해하거나, 모공을 막거나, 비립종(좁쌀종)을 유발할 수 있어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지연 씨(31·여)는 만성적으로 건조한 피부를 위해 온갖 보습방법을 강구하고 때때로 수분크림을 바르지만 효과는 그때뿐이다. 한두 시간 지나면 다시 당기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밤마다 크림을 덕지덕지 바르고 나니 어느새 얼굴에는 좁쌀만한 하얀 덩어리가 조금씩 생겨났고 피부과를 방문하니 비립종으로 진단됐다. 비립종은 피부밑 1mm 안팎의 깊이에 생긴 작은 양성 종양으로 크기가 작은 흰색 혹은 노란색의 공모양의 주머니 안에 각질이 차 있는 것이다.
박병순 원장은 “건조하다는 느낌에 유분기가 많은 제품을 흠뻑 바를 경우 비립종이 흔하게 발생한다”며 “광물성 오일보다 식물성 오일이 안전하고 다양한 부수적 효과를 갖췄다는 이유로 더 선호되지만 유분이 많거나 식물성 오일이 많이 첨가될수록 피부가 부담을 느끼게 되므로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피부 보습제 성분은 세 가지로 대별된다. 밀폐형 보습제는 수분 증발을 막아주는 것으로 미네랄 오일이나 바셀린, 실리콘 등이 해당된다. 습윤형 보습제는 대기나 각질층 아래 층의 수분을 각질층으로 끌어당기는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글리세린, 요소(농도가 10%미만에서는 보습, 이상에서는 각질융해 효과), 프로필렌글리콜, 하이드록시산, 피롤리딘 카르복실산(pyrrolidine carboxylic acid) 등이 있다. 보습에 피부장벽 기능 회복효과까지 갖춘 것으로는 세라마이드가 대표적이다.
박병순 원장은 “미네랄 오일이나 바셀린은 발암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위험한 것으로 오해받지만 실제로는 매우 안전한 성분”이라며 “무조건 기피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 광물성 오일이 피부호흡을 막고 여드름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찍혀 있지만 화장품에 사용되는 원료는 순도가 높고 정제가 잘 돼 피부에 발라도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비해 식물성 오일은 보습 이에 피부진정, 미백, 재생 등의 효과를 덤으로 얻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일부 식물성 오일은 자극적이거나 모공을 막아 여드름을 유발하기도 한다. 따라서 피부 트러블을 경험했다면 해당 식물성 성분이 무엇인지 파악해 피하는 게 좋다.
박 원장은 이같은 성분들의 대안으로 2세대 세라마이드를 추천했다. 그는 “세라마이드는 피부 장벽처럼 지방과 수분의 손실을 막는다”며 “이 장벽보강뿐 아니라 자외선 손상 보호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화장품은 다양한 성분과 기능성의 화려함보다는 오히려 내추럴하고 순하며 안심할 수 성분 위주로 추구하는 게 바람직하다. 화장품 개수를 줄이고, 피부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높은 성분을 걸러내는 ‘줄이기’의 미학이 필요하다.
박병순 원장은 이런 시각에서 17가지 이슈 성분을 배제한 코스메슈티컬 제품인 ‘닥터파크셀’을 내놨다. 이들 제품은 세라마이드와 히알루론산 위주로 보습효과를 발휘한다. 그는 “겨울철의 메마름으로 피부를 보호하는 ‘디펜스크림’ 역할을 하려면 세라마이드 이외에 자외선으로 인한 댐스 피부 손상을 방어해주는 효능이 기본”이라며 “디펜스크림은 현명한 보습제 및 유해인자로부터 보호에 도움을 주는 성분의 조화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댐프(DAMPs: Damage Associated Molecular Patterns)란 자외선에 노출된 각질형성세포가 손상받아 괴사되면서 변성된 RNA 덩어리로 염증성 반응을 일으켜 홍반 및 피부노화를 진행시키는 요인이 된다는 최신연구가 속속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