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관절, 고관절, 족부(발)관절은 체중부하를 가장 많이 받는 부위다. 일상에서 무심코 취하는 행동 중 관절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게 꽤 많다. 한국인은 특유의 좌식 문화로 양반다리나 쪼그려앉기 등 자세를 취하는 경우가 잦아 관절을 망가뜨리기 쉽다.
양반다리는 무릎과 고관절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무릎관절이 필요 이상으로 굽어져 주변 인대와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되고, 양쪽 고관절과 골반이 바깥으로 벌어진다. 이런 자세가 반복되면 무릎이 바깥으로 휘는 O자형 다리가 될 수 있다. 양쪽 복숭아뼈와 엄지발가락을 맞닿게 한 뒤 똑바로 섰을 때 무릎과 무릎 사이가 5㎝ 이상 벌어지면 O자형 다리를 의심해볼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양반다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다리 방향을 중간에 바꿔주거나 자주 움직여주는 게 좋다. 방석을 반으로 접어 무릎을 펴서 앉으면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퇴행성관절염 환자는 무릎을 바로 펴기가 쉽지 않아 엉덩이 부분을 더 높이고 무릎을 조금씩 펴주면 도움된다.
집안일 등으로 쪼그려 앉는 자세는 무릎연골을 손상시켜 관절염 발병을 앞당긴다. 장시간 쪼그려 앉았다가 일어서면 무릎연골에 윤활액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아 무릎이 뻣뻣하고 아픈 증상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연골 손상이 가속화되므로 쪼그려 앉은 뒤엔 천천히 일어나야 한다. 앉은뱅이 의자에 앉아 집안일을 하면 관절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무릎을 꿇은 자세는 무릎 내부의 압력을 높여 무릎관절을 지탱하는 인대를 과도하게 긴장시킨다. 무릎을 너무 자주 꿇으면 점액낭에 염증이 생기는 점액낭염이 발병하기 쉽다. 이 질환은 무릎 앞쪽 슬개골이 붓고 아픈 게 특징으로 아픈 부위를 누르면 통증이 심해진다. 헷갈리기 쉬운 퇴행성관절염은 무릎 앞쪽이 아닌 깊숙한 곳에서 통증이 느껴지고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움직일 때 증상이 심해지는 게 차이점이다.
또 퇴행성관절염은 뼈가 삐걱거리면서 시큰한 느낌이 드는 반면 점액낭염은 열이 나듯이 환끈거리는 통증이 나타난다. 중년 주부는 가사일로 인한 반복동작, 무리한 관절 사용 등으로 점액낭염이 관절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은 “무릎관절에 해가 되는 자세는 모두 무릎관절을 과도하게 꺾는 게 공통점”이라며 “잘못된 자세와 생활습관을 바로잡아 관절이 받는 부담을 줄이면 척추·관절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